LACMA ‘한국관’살리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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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부지역 최대  미술관인 LA카운티뮤지엄(LACMA)내에 자리잡은 한국관(Korean Art  Galleries)의 간판제거와 규모 축소에 대한 문제가  지난 18일 LA총영사관 국정감사에서 지적 됐으나  근본적인 대책마련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앞서 강창희 국회의장도 한국관을 방문 했으나 한국관의 불투명한 미래상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LACMA측은 한국 측의 문제점 지적에 극히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며 사태가 갈아 앉기를 바라고 있는 눈치이다.
국정감사반이 LACMA한국관 문제를 지적한 것은 최근의 본보의 한국관 관련 기사와 일부 언론들 의 우려감 표명 보도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국감반이 이 문제를 두고 총영사관의 대책을 추궁 했으나  원론적인 입장 이상으로 문제 해결책을 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감에 앞서 강창희 국회의장 일행도 LACMA 미술관을 방문하면서 한국관을 둘러보았으나, 의례 적인 관람시찰 이상의 의미를 둘 수 없는 방문이었다. 예의상  LACMA의 고반 관장이 강 의장 일행을 안내 했으나 덕담을 나누는 수준에서 끝났다. <성진 취재부 기자>


 











 ▲ 미술관 배경과 마이클 고반 LACMA관장
LACMA의 한국관은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뮤지엄(Asian Art Museum) 내 ‘한국관’을 제외하고는 미국내 대형 뮤지엄의 한국관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이다. 지난동안 LACMA측은 한국정부 및 기업 등으로부터 약 5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9년에 재개관 하면서 당시 한국관 전시관 상부에 ‘Korean  Art Galleries’라는 표지판을 가로로 장식했고, 전시관 입구 양편 벽에 세로로 ‘한국 미술’ 이라고 한글로 쓴 두 개의 표지판을 부착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전시관 입구의 한국관 영문 간판(Korean Art Galleries)과 한글 표지판도  슬그 머니 사라지고 대신  전시관 입구 유리문에다  ‘중국ㆍ한국관’(Chinese  Art & Korean Art)으로 축소해 버렸다. 또  최근 한국관 전시실 내에 중국 미술 콜렉션이 통합 전시되면서 기존의 한국 미술 전시물이 줄어 들고 있어 한국관의 이미지를 축소시켜 한인 커뮤니티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LACMA의 마이클 고반 관장은 한국관의 한글간판제거에 대한 한인 커뮤니티 의 우려감에 대해 한인 언론을 통해  “모든 전시관들의 표지판을 통일하는 재단장 차원에서 간판 교체 작업의 불가피한 조치였다” 라고 해명을 했으나 이는 사실과는 달라 LACMA측이 한인사회를 우롱하는 처사로 보여져 더욱 분노를 사고 있다.

LACMA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지난  2009년 LACMA 재개관 당시에 한국관 간판과 한글표지판을 설치할 때부터 이미 LACMA 자체에서 통일성을 고려하여 확정된 것”이라며 “지난해 한글간판을 철거하면서 ‘표지판 통일’이라는 명분을 내건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고반 관장이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올 때와 지금은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면서  “본질적으로 LACMA측은 한국 기업들의 기금 출연에 관심을 두었다가 지금은 그렇지 않아 한국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LACMA측이 지난동안 한국정부 관련부처와 한국기업 등으로부터 기금을 기부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LACMA측은 그 기금을 ‘한국관’ 등을 포함해 어디에 사용 했는지 지금껏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고반 관장이 현대미술을 전공한 작가로 고대 물품을 전시하는 ‘한국관’에 대해 본질적 으로 호감을 크게 갖는 계기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이야기를 전해들은 일부 한인들은 “한인 커뮤니티가 나서서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LA총영사관이나 LA한국문화원 등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한인 단체장은 “LACMA 는 LA카운티가 운영하는 미술관이기에 한인들이 후원한 카운티 정치인들을 상대로 ‘한국관’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LACMA의 자문기구인 동아시아위원회(East Asian Council)에는 일부 한인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중 일부 한인 위원들도  ‘한국관’ 문제에 대해 논의를 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관에 중국미술품 전시


LACMA측은  최근 ‘한국관’ 전시실에 중국 전심품을 동시에 전시해 이 전시관이 한국관인지 중국관인지를 분간할 수 없게 만든 해프닝도 저질렀다.  이는 한국문화와 중국문화를 모두 모독하는 행위이다.
이에 대해 스티브 리틀 중국•한국 미술부장은 지난 9월  22일 한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개의 전시실에 2개 국가 컬렉션이 동시에 전시되는 것이 이상한 것은 사실이어서 우려를 이해한다” 면서도 “이는 LACMA 전체 전시공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한인들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얼마나 뻔뻔한 수작인가!

고반 관장은 한국간판 철거에 대해 ‘전시관 통일성을 위한 조치’라고 엉뚱한 해명을 늘어 놓았는데,
한국관 담당부장은 ‘전시실이 부족해 한곳에서 2개국가 전시를 한 것인데 일시적 현상’이라고 변명을 늘어 놓는다는 자체가 한국을 우습게 본 것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LACMA측의 ‘한국관’ 홀대는 인사정책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한국관에는 한인 큐레이터와 한인 큐레이터 보조직이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한인 큐레이터가 없다는 현실은 한국관 운영이 올 스톱 상태임을 나타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대학에 한국어과를 개설하고도 한국어 교수를 채용치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 LA카운티뮤지엄(LACMA)에 소장된 한국 고 미술품
지난 2006년부터  LACMA 한국관 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김현정 큐레이터는 2009년 한국관이 재 개관되면서 지난 2010년 7월 돌연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의 한국관 큐레이터로 자리를 옮겼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LACMA측은  지금까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LACMA한국관 큐레이터가 4년동안 한국관 재개관 등 현안 활동을 하였다가 뚜렸한 이유도 없이 다른 지역으로 자리를 옮긴 사건에 대해 LACMA측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한국관 큐레이터 보조직을 맡았던 이혜린씨마저  떠났다.
이처럼 한국관 담당자들의 공백상태가 2년째 계속되어도  LACMA측은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관 운영을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관에 대해 무관심한 처사이다. 이는 한국문화에 대한 홀대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를 우습게 보는 행위이다.

이같은 사태를 관망한 LA총영사관(총영사 신연성), LA한국문화원(원장 김영산) 그리고 외국의 한국박물과이나 미술관을 지원하는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김우상, Korea Foundation) 등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한국정부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2009년 한국관 재개관 당시에 유인촌 문화부장관과 최광식 국립박물관장(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축하 사절단으로 참석하고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특별 전시 지원 등 ‘반짝 관심’을 보였던 한국 정부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이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외 최대 한국 미술 콜렉션이라는 LACMA 한국관의 위상을 되살리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활성화 노력과 함께 한인사회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총영사관, 문화원 방관


최근 LACMA는 최근 한국 담당 큐레이터 (Associate Curator)를 채용하겠다며 큐레이터 모집 공고를 홈페이지 고용란에 게재했다. LACMA측은 한국관 큐레이터 고용자격에 대해 우선 미술사 전공 박사학위 소지자여야 하며, 미술관 등에서  3년-5년의 큐레이터 관련 업무 경험이 있어야 하고,  대학에서의 관련 업무에 대한 강의 경험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쉽지 않은 조건이다. 미국내에서는 이런 자격자를 찾기가 어렵다.

단순히 LACMA 홈페이지에 한국인 큐레이터를 모집한다는 의례적인 광고로는 가까운 시일내에 큐레이터를 찾기가 힘들다. 해당 자격 자체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따라서 LACMA측은 LA총영사관 이나  LA한국문화원  또는 한국국제교류재단  측과 협력해 하루 빨리 한인 큐레이터와  큐레이터 보조직을 충원시키는데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ACMA는 세월만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무엇보다도 한국국제교류재단 측은  그 기능상  해외박물관 한국관(실)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세계 유수 박물관에 한국전문 큐레이터를 파견하고 있고, 또한  해외박물관 큐레이터들을 한국에 초청하여 소속 박물관의 한국관련 소장품의 관리 · 활용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기에 더욱 책임을 느껴야 한다.
또한 국제교류재단 측은 글로벌 뮤지엄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감각을 갖춘 유능한 차세대 큐레이터 육성을 위해 지원하고 있는 해외 유수 박물관 · 미술관에 인턴십 파견을 지원하고 있기에 보조직이나 인터십 파견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번 LA총영사관을 상대로 국감을 편 의원들이 LACMA한국관 문제에 대해 조금이나마 실상을 파악했다면 한국국제교류재단에 대한 총영사관의 지휘감독 문제도 철저히 따졌어야 했다.
특히 LA 총영사관 측은 지난해 10월 한국관 간판 철거에 대한 미주한국일보 등 언론 보도 후 ▲한국관 활성화를 위한 교류전 개최 ▲LACMA 한국의 날 신설 ▲단체 관람객 유치 등 계획을 밝혔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실행에 옮겨진 게 없다는 실정이다.
현실상 LA총영사관은 자체 업무도 바쁜 실정에 LACMA한국관에  관심을 두고 활동을 벌인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러나  LACMA의 한국관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LACMA측은 나름대로 한국관 발전상이나 활성화 계획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현성을 보여주기에는 아직도 요원하다.
이런 현실에서 LA총영사관이 LA한국문화원 그리고 한국국제교류재단 등과 3자 회의를 통해서
LACMA 한국관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는 자리도 없었다는 것은 문제이다.

차제에 LA총영사관, LA한국문화원 그리고 한국국제교류재단 측은 한인 커뮤니티에게 협조를 구해 가칭 LACMA 한국관 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 현재 LACMA내에 동아시아 자문기구(East Asian Council)에 한인 위원들도 있기에 이들과 협력을 한다면 후원회 기구 설립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해외최대 한인사회가 있는 LA코리안 커뮤니티가 우리문화의 정체성이 있는
LACMA 한국관에 대해 그 실체조차도 모르는 동포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관을 발전시키고 유지시키는 것을 LA카운티 뮤지엄 당국에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우리동포들이 먼저 아끼고 많이 찾아가 주어야 이들도 함께 성의를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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