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측은 대선이 단일화 국면과 맞물려 본선에 대비, 박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도 한층 높인다는 전략하에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고 나올 전망이다. 특히 정수장학회와 육영재단, 영남학원, 한국문화재단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강탈’된 `4대 재산’으로 규정, 검증작업을 본격화하기로 하는 등 과거사 문제 등을 고리로 원내외에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과연 한국장학재단이 무엇이길래 대선 막판을 뒤흔들만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인지 <선데이저널>이 집중 취재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한국문화재단은 1979년 3월 삼양식품 창업자 전중윤 명예회장이 인재 양성과 학술ㆍ문화 진흥, 국제 학술ㆍ문화 교류 등을 목적으로 자본금 6억원으로 만든 ‘명덕문화재단’의 후신이다. 명덕문화재단 설립 이듬해 1980년 7월 전중윤 회장 등 삼양식품 관계자 전원이 물러나고 대신 박근혜 후보가 이사장에 올랐다. 이를 두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측은 “삼양식품 전 회장이 미국에서 들여온 10만 달러 차관 가운데 절반을 불하받아 라면사업으로 성공한 특혜 보답 차원에서 재단법인을 만들어 박 후보에게 넘긴, 정경유착성 뇌물”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한국문화재단은 여러 가지 면에서 정수장학회와 유사하다. 먼저 재단법인 형태로 정수장학회처럼 장학사업을 주로 한다. 하지만 장학사업의 의도에 대해 의심을 많이 받아왔다.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문화재단의 장학금 수혜자 가운데 대구 지역 학생이 61%나 되었다. 또 박 후보 선거구인 (대구) 달성군 학생이 전체의 28%에 이르렀다. 지역 편중은 박 후보가 정계에 입문한 1998년을 기점으로 두드러졌다. 1997년 장학생 수혜자는 서울(75명), 경기(6명), 인천(1명), 경북(1명) 등 전국적으로 고루 분포되었다. 이때만 해도 대구 지역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박 후보가 달성군 보궐선거에 출마한 1998년부터 대구 지역, 특히 지역구인 달성군으로 장학생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1998년 대구가 0명에서 45명으로 늘었다. 45명 가운데 20명이 달성군 학생이었다. 한국문화재단, 정수장학회와 닮은꼴 박 후보의 측근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점도 정수장학회와 닮은꼴이다. 민주통합당 김경협 의원에 따르면 한국문화재단 이사는 박근혜 캠프의 최외출 기획조정특보를 비롯해 변환철ㆍ김달웅ㆍ김덕순씨 등 친박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최외출 특보는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논란이 불거진 직후 정수장학회 쪽과 통화를 하고 대책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김덕순씨는 한국문화재단과 정수장학회 양쪽에서 모두 이사를 맡고 있다.
문제는 한국문화재단이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인 지난 9월 법인 등기를 말소했다는 점이다. 민주통합당 우원식 의원이 해당 재단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지난달 10일 등기를 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6월 25일 이사회 의결로 법인을 해산한 한국문화재단은 자산 13억 원을 육영수사업회에 증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영재단 재판 새로운 국면 박근혜 후보 친인척이 얽히고설켜 있는 육영재단 문제도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를 조짐이다. 사실 육영재단 문제는 박 후보와 연관된 문제 중 가장 첫 번 째로 꼽히는 아킬레스건이었다. 동생 박근령 씨와의 갈등, 박지만 회장의 재단 강탈 배후 의혹, <선데이저널>이 보도했던 황금돼지 의혹, 청부살인 의혹 등은 모두 육영재단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어느 순간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 정수장학회나 인혁당 발언 등이 부각됐다. 재판 유일한 증인 5촌 형제들의 이상한 주검 그러나 <조선일보>가 보도한, 당시 주칭다오 한국영사관이 외교통상부에 보고한 문서엔 ‘신동욱이 단란주점과 호텔에서 환각제를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공안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문서를 보면, 신씨 일행은 1일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호텔로 돌아온 뒤 성매매 혐의로 공안의 조사를 받았다. 박씨와 김씨는 다음날 귀국했지만, 신씨는 공안 사무실로 연행돼 다음날 오후 5시께 증거 부족으로 석방됐다. 신씨는 이날 밤 호텔 속옷만 입은채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다 허벅지 골정상을 입었고, 시내를 배회하다 택시기사 신고로 파출소로 인계됐다. 파출소는 시 공안국에 ‘신원불명 외국인 행려자’로 신고했고, 신씨는 외사과 경찰관에게 자신을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인 육영재단 박근령 이사장 약혼자”라고 말했다. 공안의 연락을 받고 도착한 김아무개 영사를 보고 신씨는 “믿을 수 없는 인물이다. 나를 납치하고 있다”고 했고, 중국 외사경찰관에 대해선 “김책이라는 북한공작원”이라고 하는 등 “환각상태가 지속됐다”고 문서는 적었다.
지난해 9월6일 박용철(당시 49살)이 서울 우이동 북한산 안내센터 부근 노상 주차장에서 얼굴과 상체 등 모두 15곳을 흉기로 찔린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리고 곧바로 3㎞가량 떨어진 북한산 용암문 인근 등산로에서 박용수(당시 51살)가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둘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형인 박무희씨의 친손자들로, 사촌간이다. 제부 신동욱, 박지만이 청부살해 지시 주장 수사 결과 경찰은 박용수가 박용철을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수사를 맡았던 경찰 관계자는 “자존심이 강했던 박용수가 몇년 전부터 생활이 힘들어졌는데, 애초 친하게 지냈던 사촌동생 박용철이 자신의 전화도 잘 받지 않는 등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이에 원한을 품고 ‘박용철을 죽여버리겠다’고 했다는 주변 사람의 진술이 있다”고 말했다. |
<밀착검증>박근혜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 육영재단ㆍ한국장학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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