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합병바람 LA은행계 ‘不敗신화’ 이것이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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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빈 강 BBCN 행장 ▲ 유재승 한미은행 행장  ▲ 유재환 윌셔은행 행장
LA 한인은행들이 활기를 되찾아가면서 은행 인수합병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나라와 중앙은행이 합병한 BBCN이 자본과 인력 등이 대형화되면서 주가는 2 배가 올라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물론이고 여러가지 장점이 드러나면서 한인 은행 간의 합병설이 계속 꼬리를 물고 나돌고 있다.  이미 BBCN은 시애틀의 PI은행을 인수 합병한다고 발표하고 추가로 제3의 은행을 인수 합병할 시나리오를 만들면서 인수 합병론에 불을 지폈다. 투자가들로서는 주가가 오르는 것이 최대 목표다. 현재 한인 은행들 중 합병이 되면 가장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은행들은 윌셔와 한미은행이다.  BBCN이후 윌셔와 한미은행 이사진들의 움직임이 주시를 받고 있지만  소문에 불과한 합병설만 돌고 있지 뚜렷한 결과는 없다. 또한 비상장은행들도 생존을 위해 상장은행들과의 합병으로 반전의 계기를 노리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미국 진출을 위해 한인은행들과의 인수합병을 시도해봤지만 은행감독 당국이 외국자본의 미 은행 소유를 막고 있어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은행 간의 인수합병설이 나도는 한인은행가, 잠잠하다가 갑자기 은행 간의 합병이 발표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은행 간의 합병으로 갖가지 장점이 있지만 이 같은 장점을 잘 활용하고 거대은행으로 발전시킬 능력을 갖춘 행장감이 있는가라는 것이 최대의 의문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한인 은행들이 외적인 발전은 했지만 인재양성이라는 내적인 측면에서는 제로에 가깝다. 막상 합병을 해서 또 다른 대형은행이 탄생한다 해도 마땅한 행장감을 찾을 수 없다는 오늘날 한인은행계의 현실이다. 합병보다 거대한 은행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능력 있는 은행장 구하기가 더 힘든 게 한인 은행계의 현실이다. LA한인은행들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조현철(취재부기자)  
 
지난 4년 간 많은 엄청난 고초를 치른 LA의 한인 은행들이 올해 들어 최악의 상태를 벗어나 정상을 회복해가고 있다. 올해 한인 은행들은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주가는 미국은행들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미 기관투자가들에게도 인기있는 주식으로 부상하고 있고 미 언론도 이 점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LA의 한인 은행들이 은행 투자가들에게 매력있는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윌셔 뱅콥, 한미 파이낸셜, BBCN 뱅콥 등 LA의 한인 은행 3곳이 있는 코리아타운이 은행 투자자들에게 핫스폿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은행의 주가는 올해 들어 크게 올라 윌셔 뱅콥와 한미 파이낸셜의 주가는 올해 들어 70% 이상 뛰었고 BBCN 뱅콥의 주가는 같은 기간에 35%상승했다. 윌셔 뱅콥와 한미 파이낸셜의 주가 상승률은 미국 은행주 가운데 각각 1위와 2위였고 BBCN뱅콥의 주가 상승률은 12위였다. 같은 기간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1500지수 중 금융주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21%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부동산 대출이 정리되고 한미간의 교역이 붐을 이루면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기간에 떨어진 주가가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미 투자가들은 윌셔은행과 한미은행이 합병되면 주식투자로 인한 수익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실제로 합병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회의적인 사각을 보이고 있다. 이 투자가는 “나라와 중앙은행의 합병으로 주가가 2 배나 뛰었고 다음은 윌셔와 한미은행의 차례”라며 “투자가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건전성 회복 은행들 합병 기지개


올 들어 한인 은행들의 실적이 오르자 기관투자자들이 한인 은행들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월가의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BBCN과 한미, 윌셔 등 3개 한인 상장은행 주식이 전체 발행주식의 과반수를 훨씬 초과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3개 은행들의 올해 2분기 현재, 상장된 한인은행들의 전체 발행주식 중 기관투자자 주식보유 비율은 BBCN이 86%로 가장 높고 이어 윌셔가 63.9%, 한미는 58.2%에 달한다. 기관투자자들은 또 한인 상장은행들이 흑자를 내기 시작한 1년여 전부터 증자를 통한 주식 매입을 늘리면서 주식보유 비율이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거래와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았던 이들 한인 은행은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았지만 부실 자산 감축, 자본 유치 캠페인 등으로 은행의 건전화에 많은 노력을 했고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이같은 한인 은행들의 상승 무드 속에서 은행 간의 인수합병설이 나돌지만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윌셔와 한미은행이다. 이들 은행의 이사들이 어디서 만나 식사라도 하기만하면 다음날 합병설이 나돌 정도로 날카로운 반응이다. 윌셔은행과 한미은행이 합병을 하게 되면 자산이 54억 달러가 넘는 대형은행이 탄생하고 53억달러의 BBCN과 대등한 관계로 발돋움하게 된다. 커뮤니티 은행 수준을 넘어 소위 리저널(reginal) 뱅크로 도약할 수 있으며 한인커뮤니티의 양대 은행으로 가장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에 불과할 따름이다. 투자가들에게는 주가가 크게 오르는 투자소득을 기대할 수도 있어 합병 소문을 부추기기도 한다. 이 두 은행이 합병할 경우 윌셔은행은 미 동부에 6개 지점을 갖고 있어 전국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수도 있고 두 은행의 규모가 비슷해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양측 이사진들이 주도권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어 성사가 쉽지 않다는 금융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BBCN과 한미은행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러나 이 역시도 소문뿐이지 현재의 상황에서 한미은행이 손쉽게 드러내놓고 합병을 추진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 금융가의 공통된 견해다. 그러나 전혀 가능성은 없지는 않다. 만약 두 은행이 합병을 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80억달러의 초대형 은행이 되겠지만 한미은행으로서는 ‘갖다 바치는 꼴’이 되는데 합병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전문 인력 안 키운 한인은행 자업자득


은행 합병은 전적으로 이사진에 의해 이뤄진다. 한인 은행들의 이사진은 창업공신들로 거의 종신제라고 할 수 있다.  80년대 초 한미은행을 시작으로 한인 은행들이 설립되면서 스몰비즈니스를 운영하던 한인들 몇몇이 모여 은행을 설립하고 당시 이사가 현재도 이사인 셈이다.
사실 이들은 창업이사로 기여도 많이 했다. 은행 홍보도 하고 마케팅도 했지만 전문성이 없다는 점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간 은행 및 기업의 회계관리의 통제시스템이 강화돼왔다. 상장은행 이사들은 회계의 독립성과 전문지식 확대, 회계관리 감독 및 통제를 요구하고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사들에게 경영 및 회계에 대한 책임이 크게 부과된 것이다.  여기까지가 이들 1세 창업이사들이 할 일이였지만 지금부터는 2세한인 금융의 전문가들이 나와 이끌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능력 있는 2세 금융인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한 한인 은행 이사는 이사들 중 적어도 금융전문가와 IT전문가는 반드시 있어야 은행을 운영할 수 있는 시대라고 했다.  은행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모르고 어떻게 은행을 운영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한인 은행들의 현실은 이 문제에 관한 한 할 말이 없다. 상장은행 등 한인은행들 중 전문성을 갖춘 영입이사는 한 은행에 한두  명에 불과하다.  한인 은행들과 규모가 비슷한 가주 은행들의 평균 이사는 평균 8명이고 이 중 한 명 정도가 내부 이사이며 나머지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다. 한인 은행들과는 정반대의 현상인 것이다.

한인 은행들 이사진의 과반수 이상의 평균 연령도 65세나 된다. 은퇴연령인 것이다. 창립 이사들이 계속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세대교체를 해야 될 시기가 넘어도 훨씬 넘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합병에 성공한 BBCN의 경우 70이 평균이고 80이 넘은 이사들도 현역에서 뛰고 있다. BBCN은 자구지책으로 이사들의 연령을 75세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일부 이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한인 은행들의 규모가 커지기 전까지 이들 창립이사들의 역할도 컸지만 규모가 달라진 지금에 와서는 은행 업무가 복잡해지고 규정이 바뀌고 고객들의 요구도 다양해져 창립이사들의 역할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은행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먼저 이사진을 강화하지 않고는 은행이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은행 인력을 전문화해야 하는 것이 순서이다.


은행 키울 제대로 된 행장감 부재


현재 한인 은행들의 대형화에 따른 또 하나의 가장 큰 문제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출 분야의 전문가 양성이 시급한 과제다.  비즈니스 업종이 다양해진 한인들에게 과거부터 해오던 리커 스토어, 세탁소, 식당 등의 전당포식 대출에 국한해오던 대출로는 더 이상 은행의 생존조차 어렵다. 은행의 대출 관계자들은 다양해진 업종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만 대형화에 앞장 설 수 있다.  한인 은행들이 직원 교육과 전문지식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대형화에 앞서 직원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형화 이전에 가장 중요한 인적 자원은 행장이다. 한인 은행계에서는 한인 은행의 행장은 조건을 맞추기 제일 까다로운 자리라고들 한다. 한국어도 해야 하고 영어도 능통해야 한다. 미국 금융계도 잘 알아야 하고 한인사회에도 밝아야 한다. 1.5세나 2세 중에 미 금융계에서 활약하는 인재들이 많지만 한인 은행에 행장으로 영입해봐야 능력을 발휘해보지도 못하고 밀려나기 일쑤다.












오늘날 한미은행을 곤경을 빠트린 원인도 알고 보면 손성원 전행장의 책임이 크다. 미 경제계의 거목으로 주류은행에서 조차 인정받았던 손 전 행장이지만 한미은행에서의 그의 실적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결국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도중하차 했지만 그가 남긴 뼈아픈 교훈을 LA금융가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 나라와 중아의 합병으로 53억 달러의 거대은행의 수장이 된 엘빈 강 BBCN행장은 한국인이지만 한국말도 한마디 못하는 3세다. 그러다 보니 한인사회가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 고객과 제대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전무급들에게 조언을 받아 은행을 경영하는 참담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인 은행들 초기에 미국인들을 행장으로 영입하고 했지만 불과 1-2년 내에 한인들로 행장이 바뀌었다. 1.5-2세 미 주류사회 금융인들 중에는 한국어거 서투르고 한인사회나 한인 비즈니스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미국인 행장들과 같은 결과를 낼 것은 뻔한 일이다. 그렇다고 현재 13개 한인은행들과 종사하는 간부급 직원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 과거 가주외환은행과 여기서 파생된 한미은행 출신들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으니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특별히 기대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 오늘 한인은행가의 현실이다.


집단이기주의만 앞세우는 이사들이 문제


또 한국에서 금융인으로 오랜 경험을 거쳐 미국 지점장 등으로 온 후 한인 은행장이 된 경우는 미 금융에 어두운 경우가 많고 금융계에 지인들이 없어 업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이 한국에서는 능력을 발휘하고 역량있는 인물로 인정을 받았겠지만 다시 적응하기에는 늦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영어 소통에 문제가 있어 금융감독 당국과의 대화나 미 금융계와 거래가 안 돼 은행 업무에 지장이 있어 발전에 장애가 돼 은행 대형화에 앞장 설 수는 없다. 나머지 케이스는 처음부터 한인 은행에서 성장한 인물이다. 한인 은행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간부직까지 오른 인물들 중에는 미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영어 소통에 문제가 없고 미 금융계에도 지인이 많은 경우는 가능성이 보인다. 이 같은 인물들이 현재 한인 은행들에서 행장으로 능력을 인정받는 케이스들이 있다. 하지만 영어 소통에 문제가 있거나 미 금융계와 거리가 있는 인물들은 간부로서는 인정을 받을 수 있어도 대형 한인 은행의 행장으로는 거리가 멀다.
현재 한인 은행들 중 두각을 나타내는 대형은행의 행장감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 점에서는 은행 이사진들도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 인재를 키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멀리 보지 못하고 눈앞의 현실에만 급급한 나머지 직원 교육은 등한시했다고 자인한다. 



현재 한인 은행 행장 연봉은  20만~37만 달러 수준에 평균 연봉은 33만 달러다. BBCN 엘빈 강 행장이 37만 5천달러, 한미은행 유재승 행장이 35만 달러, 윌셔은행 유재환 행장이 34만 달러이며 나머지 은행들은 20~30만 달러 사이다. 가주 내 비슷한 규모의 미 은행들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높은 수준이다. 초기 한인 은행들이 성장할 때 은행장들의 역할은 두드러졌다. 한인 행사에는 모조리 참여해 얼굴을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마케팅에도 나섰다.

지금은 한인사회도 커지고 풍토도 달라져 그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쉽지 않지만 커뮤니티 은행장은 그 커뮤니티의 대표적인 금융인이었다. 정원훈 행장이나  벤자민 홍 행장은 한인 은행가의 대표적인 인물이었지만 요즘 한인 은행가에는 이 같은 리더가 없다. 금융인으로서의 실력과 미 주류사회와의 관계는 물론이거니와  한인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행장이 아쉬워지는 시기다.
리더를 키우지 않은 한인 은행들, 금융위기를 잘 견디고 대형화의 문 앞에 와 있지만 이를 이끌 리더가 없다는 현실에 부딪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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