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와 장관, 청와대 보좌진의 면면이 누구로 채워질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살펴보면 향후 5년의 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박 당선인의 주변에 몇몇 인물들이 철저하게 ‘인의 장막’을 치고 있어 어떤 식으로 ‘조각’이 이뤄질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모든 과정이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되다 보니 “도대체 박 당선인이 누구랑 인사 작업을 하느냐”는 궁금증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철통보안’으로 표현되는 박근혜식 인사스타일을 ‘양날의 검’이라고 얘기한다. 신뢰할만한 사람을 쓰기 때문에 일하기에는 편하지만, 제대로 된 검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사 스타일은 벌써부터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첫 작품인 인수위원회 일부 위원들이 중도 낙마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박 당선인의 의중이 담긴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당선인을 둘러싸고 있는 인의 장막은 누구를 일컫는 것일까. 우선적으로 선거기간 중 ‘십상시’로 표현됐던 박 당선인의 보좌진들이 있다. 이들은 지금도 인수위나 박 당선인의 주변에서 각종 인사 작업들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실세들은 대부분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유신시대 인사들의 부활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영남대, 정수장학회, KDI 등 모두 박정희 시대에 만들어진 것들인데 이곳 출신들이 인수위부터 꿰차고 있다. 과연 박근혜 정부 실세로 표현되는 인사들이 누가 될 것인지 <선데이저널>이 들여다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박근혜 당선인의 인맥은 크게 영남대 인맥과 정수장학회 인맥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남대와 정수장학회 모두 박정희 대통령 시절 설립된 것으로 이들 인맥은 사실상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가까웠거나 또는 대를 이어 ‘연’을 유지하는 인사들이라고 보면 된다. 영남대 인맥 중에서는 단연 최외출 특보가 눈에 띈다. 영남대 교수이기도 한 최 특보는 박 당선인과 30년 간 연을 맺고 있으면서 단 한 번도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을 정도의 최측근이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그를 ‘숨은 실세’ ‘조용한 조율자’로 부른다. 박 당선인 행보의 중심에는 언제나 최 교수가 있다는 평이다. ‘숨은 실세’ 최외출
최 교수가 박 당선인과 인연을 이어간 지는 30년이 넘었다. 최 교수는 1977년 영남대 ‘새마을 장학생 1기(4년 전액 장학금)’로 입학했다. 그의 휴대폰 컬러링은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하는 새마을운동 노래다. 박 당선인뿐 아니라 박 당선인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최 교수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이 실행한 새마을운동학 전파에 노력해왔다. 그는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장, 박정희리더십연구원장 등을 맡으며 박 전 대통령을 학문적으로 연구했다. 최 교수는 1970년대 말에 당시 ‘퍼스트 레이디’였던 박 당선인을 처음 만나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영남대 교수로 부임한 뒤 행정대학원장과 대외협력본부장을 맡았고, 영남대에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을 개설했다. 최 교수는 박 당선인이 정계에 입문, 1998년 대구 달성군 선거 출마와 2007년 대선 경선 등 고비 때마다 늘 옆에서 당선인을 도왔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는 박 당선인의 ‘경제자문회의’ 멤버로 정책을 돕기도 했다. 또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이기도 하다. 안종범 의원과 김광두 서강대 명예교수, 김영세 연세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와 함께 ‘5인방 공부모임’의 일원으로 박 당선인의 경제정책에 관한 기본틀을 제공했다. 최 교수는 선거가 끝난 뒤 본업으로 다시 돌아가 현재 대구에 머물고 있다. 언론과의 접촉도 일절 피하고 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인사 실무를 맡아 온 ‘그림자 실세’인 최 교수는 청와대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그는 박근혜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백기승·이한구 대우출신도 주목 이외에도 영남대 인맥으로는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꼽힌다. 그는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영남대 총동창회장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의원 중에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는 김광림 의원이 있다. 또 이명박 정부에서 각각 특임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주호영 의원과 전재희 전 의원도 이 대학 출신이다. 여기에 표학길 서울대 교수도 박 당선인의 경제정책 싱크탱크로 물밑에서 10여년 이상 조용하게 경제 조언을 하고 있어 거취가 주목된다. 보좌진 10인방은 어디로? 뿐만 아니라 백기승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 역시 이번 대선 기간 캠프에서 공보상황실장을 맡아 대언론 관계를 담당하는 등 핵심 참모로 분류되고 있다. 유연한 성격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박근혜 후보 이미지 부각과 대언론 관계 설정 등을 주도하며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숨은 공신으로도 꼽힌다. 현재 이재만 전 보좌관은 당선인이 직접 지시하는 주요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전 비서관은 정권 인수위 행정실에서 일하며 당선인 비서실과의 연락 창구를 맡고 있다. 이들 보좌진과 함께 일해 왔던 보좌그룹 여타 멤버들 역시 모두 선대위에서 실무 책임자로 일했다. 신동철 선대위 여론조사단장, 백기승 선대위 공보위원, 조인근 메시지팀장, 장경상 전략기획팀장, 이창근 일정기획팀장, 장성철 공보상황팀장, 음종환 공보기획팀장 등이 주요 인물이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으로 있는 신동철 단장은 백기승 위원과 함께 2007년 경선 당시부터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신 부소장의 경우 청와대 입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당선인의 대국민 메시지 작성을 담당했던 조인근 씨는 여의도연구소 기획조정실장 출신이다. 조 씨는 외부 인사와 잘 접촉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선거 메시지 전문가로 통한다. 당선인 비서실을 거쳐 청와대에 들어간다면 당선인의 연설문 작성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고 이번에도 선대위에서 전략기획팀장을 지낸 장경상 씨는 업무 능력이 좋고 입이 무겁다는 평가를 받는다. 친이계와 친박계 양측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로, 당선인 비서실을 거쳐 청와대 정무기획 파트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보좌관을 지냈다. 한선교 의원실 보좌관으로 있다가 선대위에서 일정기획팀장을 맡은 이창근 씨는 선거 과정에서 당선인의 전국 단위 동선을 짰던 인물이다. 선대위 공보기획팀장을 맡은 음종환 씨와 공보상황팀장을 지낸 장성철 씨는 각각 김회선 의원과 최경환 의원의 보좌관을 맡고 있다. 음종환 씨는 권영세 선대위 종합상황실장과 이정현 최고위원 등의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음종환 씨는 당선인의 보좌진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비서관과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동기다. 이들 또한 당선인 비서실을 거쳐 청와대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고 민정과 홍보라인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
<밀착취재>박근혜 정부 숨은 실세 ‘누군가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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