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은행 재무구조가 건실해졌고 흑자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한미은행 단독으로 충분히 살아나갈 자신이 생긴 것이다. 다만 한인타운에서 최대 은행의 이점을 살린 BBCN의 세에 밀려 영업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은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입장이 비슷한 윌셔은행과 뜻이 맞아 합병을 추진했다고 볼 수 있지만 주식평가액이 무려 130%나 상승하고 지난한 해 9천만 달러를 상회하는 흑자를 기록함으로서 자신감을 갖게 된 한미은행의 향후 행보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여기에 유재승행장이 올해 6월말로 임기가 종료됨과 동시에 물러날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차기 행장 선임에도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윌셔은행과 합병 추진 과정에서 유재승 행장과 일부 이사들의 불만이 표출되면서 윌셔와의 합병은 계속 미뤄져 왔다. 윌셔은행이 제시한 조건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한미가 인수합병 자문사를 선정함으로써 이제는 합병을 놓고 더 이상 끌려 다닐 입장이 아니라는 선언을 한 셈이다. 김 현(취재부기자) 지난주 수요일 한미은행이 묘수를 던졌다. 한미은행이 인수합병 전문사인 델모간(DelMorgan)사를 자문사로 선정했고 이 사실이 불룸버그통신을 통해 보도된 것이다. 이날부터 한미은행의 주식 가격은 주당 15달러를 넘어섰고 이번 주까지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한미은행이 이제까지 진행했던 윌셔은행과의 합병은 아무래도 물 건너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인은행가에서는 한미은행의 이번 조치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한미은행이 왜 갑자기 자문사를 선정했는가 하는 점이다. 그동안 한미은행은 합병설이 계속 나돌고 실제 합병 작업에도 들어간 적도 있지만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자문사를 선정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한국의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과의 합병 작업을 벌인 때에도 한미은행은 자문사를 선정한 적이 없었다. 또 최근 한미은행이 윌셔은행과 합병설이 나돌았고 윌셔은행과의 합병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진 상태였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공식 발표만 남았던 상황에서 돌연 자문사를 선정했다는 발표에 윌셔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런 와중에 한미은행이 갑자기 자문사를 선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고 이 통신은 한미은행의 인수합병을 원하는 은행들로 윌셔은행과 BBCN 그리고 우리금융을 들었다. 마치 윌셔은행과 합병설은 없었던 것처럼 돼버린 것이다. 윌셔와 합병 조건에 자존심 상처 한미은행이 발표만 남았다는 윌셔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자문사를 발표한 것을 두고 여러가지 분석이 떠돌고 있다. 한미은행은 윌셔은행과의 합병 작업 과정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는 설이 가장 근거가 있다. 중국계, 미국계 은행도 합병 대상? 한미은행의 이번 조치는 상당히 포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인수합병 자문사 선정으로 인해 한인은행이 아닌 타인종 은행이라도 합병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유재승 행장 5월말로 물러나 한미은행이 인수합병의 문을 활짝 열어놓으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또한 자문사 선정을 발표하면서 주가도 15달러대를 넘다들고 있고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9,500만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주식평가액이 130%나 올랐다.
결국 한미–윌셔의 합병 논의는 당분간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이 없다. 2012년 4/4분기 결산이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보고는 이미 끝난 상황이어서 설사 합병 논의가 있다해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여기에 6월로 임기가 종료되는 유재승 행장의 퇴진으로 일단 합병 논의가 진행됐던 윌셔은행도 생각을 다시 하게끔 됐고 조건도 다시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문제는 인수합병이 성공적이 되지 못했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으로 자문사를 선정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 은행가의 진단이다. 일단 올랐던 주가는 곤두박질을 칠 것이고 은행자본은 줄고 이사들의 입지도 그만큼 약해진다. 또한 이번에 합병이 실패하면 이제는 합병이란 말조차 함부로 말을 꺼내기 힘든 처지로 빠져들고 말 것을 염두에 둔 고육지책으로 보여진다. ![]() 결국 한미은행의 이번 조치는 일단은 성공적이지만 꽃놀이패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주가가 오르고 입지가 좋아졌다고 마냥 즐거워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봐야 한다. 일단 공개적으로 합병을 추진 한 이상 바람직한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책임이 따른다. 이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 다시 한미은행이 과거의 영광을 차지할 때 이번 작품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한미은행 조치로 난감해진 곳이 윌셔은행이다. 발표만 남았다던 한미은행과의 합병이 차일피일 미뤄오다 이런 사태를 맞은 것이다. 입지 좁아진 윌셔은행 한미은행과 합병이 불발로 끝날 경우 윌셔은행은 한인은행들 덩치에서 순위가 밀릴 수도 있고 또 한 차례 다른 은행과 인수합병을 위한 수순을 밟아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
<심층분석> 한미은행, 인수합병 자문사 선정의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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