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전쟁 위협으로 야기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 적 노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미국을 방문하고 미국측 6자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비롯한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북한 핵문제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중국은 우 대표나 또는 다른 고위직 관리의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CNN방송은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담을 열고 있지만 북한과의 입장 차가 커서 외교적 노력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예상하기조차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은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라는 견지하고 있다. 북한 관영통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정한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의 해제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지난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제재조치를 결정했다.
한,미는 북 핵 프로그램 포기해야 대화
한국과 미국은 핵 프로그램 해체를 확인 가능한 방법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야 협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핵 억지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물론 중국은 미국이 전술 핵무기를 한국에 다시 배치할 가능성을 배격한다. 미국은 지난 1991년 한국에서 전술 핵무기를 철수했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라는 압력이 중국에 가중되고 있다. 북한의 급격히 증가된 핵 위협을 한국은 그동안 무시해왔지만 이제는 실제 두려움으로 나타나고 있다.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은 “북한의 위협은 정치적 무기이고, 심리적 무기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며 “게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함 원장은 6자 회담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으며 지난 1972년 리차드 닉슨 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것과 같은 과감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미국과의 관계 회복은 물론 중국이 세계에 문을 열게 한 계기가 됐다. 북한의 김정이 주은래는 아니지만 중국은 미국이 이 점을 간과하길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 어떤 회담이든 북한과 대화 원해
스테파니 클라인 알브란트 국제위기그룹의 동북아시아프로젝트 소장은 “중국은 어떤 회담이든 다시 대화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그는 닉슨-주은래 시나리오가 반복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가진 중국인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한다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중국인들의 말을 전하면서 미국의 대화 시도를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못된 버릇에 보답하지 않을 것을 극동의 우방국들에게 다짐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보다 시급하게 북한 문제의 해결을 원한다. 북한은 중국의 누구와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중국의 북한 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다는 말을 반복해왔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정훈 연세대 교수는 주장했다. 중국은 김정은의 최근 전쟁위협 발언을 무시해왔지만 중국 제1의 우선순위는 북한이 무너져 수 백만의 굶주린 북한인들이 국경을 넘어오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중국은 젊은 김정은이 처한 곤경에 동정적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한국이 원하는 것만큼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클라인 알브란트 등의 의견이다.
김정은 카다피 최후 장면 보았을 것
존 델루리 연세대 동북아시아학 교수는 “북한은 지금 우리를 협박하고 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돈이다”라며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북한의 심각한 불안”이라고 말했다. 델루리 교수는 6자 회담에서 미국측이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할 때 “핵무기가 없다면 안전할 것이다. 리비아를 봐라!”라고 말한 것을 상기했다. 북한에서 실제 인터넷에 접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김정은은 예외라고 가정한다면, 김정은은 틀림없이 비디오를 통해 군중들에게 폭행당하는 카다피의 최후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김정은이 이 비디오에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은 김정은에 대해 동정심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이정훈 교수는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원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대화를 통해 설득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대화는 무엇을 위해 하는가? 핵무기 억제책으로 우리의 안보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지, 그렇다고 북한의 위협에 취약해지지 않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북한을 다루는 외교에 탄력이 붙고 있다. 하지만 모든 당사자들의 큰 입장 차이로 인해 결과에 대해 의문을 낳고 있다. 대화가 실패한다면, 북한은 즉각 미사일이나 핵 실험에 임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그리고 불안정한 상태가 다시 시작될 것이다.
김 현(취재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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