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간단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인사를 통해 청와대에 입성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팀워크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과 관련, 박 대통령의 윤 전 대변인 발탁 배경을 놓고도 말들이 다시 많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수석 대변인 인선 당시부터 ‘불통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윤 전 대변인을 청와대 초대 대변인으로 중용하는 강수를 뒀으며, 그것이 대형 참사를 자초한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여론의 우려를 반영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나홀로 수첩 인사’나 ‘코드 인사’가 ‘윤창중의 난(亂)’(?)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윤창중 대변인과 이남기 홍보수석간 알력다툼은 대표적인 예일 뿐이다. 기강이 서질 않으니 통제가 되지 않았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윤창중은 내 인생 최대의 악연(惡緣)이었다” 직속 부하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파문에 책임을 지고 이미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최근 주변 인사들에게 던진 말이다. 이번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에 수행한 윤 전 대변인과 이 홍보수석이 성추문 사건으로 볼썽사나운 진실공방을 벌이는 것 외에도 현지에서도 사사건건 부딪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청와대 출입기자들 간에는 “‘이남기-윤창중’ 조합은 애초부터 손발이 안 맞는 ‘물과 기름의 조합’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청와대 직급으로 따지면 홍보수석은 차관 직급이고, 대변인은 1급으로 홍보수석의 지휘를 받는다. 홍보수석은 홍보기획비서관, 대변인, 국정홍보비서관, 춘추관장을 관장한다. 하지만, 애초부터 이남기 홍보수석은 방송인(SBS) 출신이고, 윤 전 대변인은 주로 신문 언론인 출신이라 조합부터 코드가 잘 맞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성향도 크게 달랐다. 한 청와대 출입기자는 <선데이저널> 기자에게 두 사람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가톨릭 신자인 이 홍보수석은 온화한 성격으로, 홍보수석이라는 보직에 걸맞지 않게 좀처럼 언론의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청와대 춘추관을 수시로 드나들며 긴급 현안 브리핑을 자주 갖고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잦은 식사·술자리 등 스킨십도 마다 않는 역대 정권의 홍보수석들과는 사뭇 다르다. 반면, 윤 전 대변인은 ‘극우보수 논객’ 출신으로, 평소 기자들과의 통화에서도 사소한 일로 자주 언성을 높이는 등 불 같은 기질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은 이 수석 밑에 있으면서도 상관으로 제대로 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윤 전 대변인은 방미 수행 중 자신의 숙소(방)가 박 대통령이 묵는 호텔이 아닌 기자들이 묵는 호텔에 배정된 것에 대해 직속상관인 이 수석에게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며 바꿔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미국 순방 중 수석비서관급 대통령 수행원들에게만 지원되는 ‘캐딜락’급 의전 차량이 대변인에게는 지원되지 않는 데 대해서도 윤 전 대변인이 강한 불만을 표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기강해이에다 소통부족까지 일부 실무진이 직속상관을 제치고 고위 관계자에 직보해 마찰을 빚거나 수석과 비서관이 역할 분담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수석은 문제가 발생하면 비서관과 행정관에 처리를 떠맡기기도 한다. 우선 상하 보고체계에서 중간단계를 생략하는 일이 빈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이 다른 비서관 사이에서는 ‘갑을관계’도 존재한다. 홍보수석실의 한 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 관련된 업무 추진을 다른 수석실의 비서관에게 승인받기 위해 눈치를 보기도 한다는 것이다. 수석과 비서관의 역할 분담도 논란거리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수석이 회의를 소집해 이런저런 지시사항을 전달했는데 비서관이 자신의 입장만을 늘어놓으며 수석을 무안하게 하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사의를 표한 이남기 홍보수석은 윤 전 대변인에게 선임행정관과 상의하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결정권을 쥔 이 수석이 주도적으로 상황을 점검하고 판단하지 못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대통령 방미 수행중 성추행 물의를 빚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 체류 기간 내내 부적절한 술자리를 갖고, 만취한 상태가 수차례 목격됐음에도 제제가 없었던 것은 체계가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다.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언론 브리핑을 담당해야 할 대변인이 사사로이 ‘술판’을 벌였지만, 제재 한 번 받지 않았던 것이다. 대통령 순방이라는 중요한 공무를 수행하고 있는 윤씨의 ‘비상식적 막가파식 행동’에 대해 청와대 비서실은 물론, 주미 한국대사관, 국가정보원 등이 콘트롤을 하지 못해 세계 외교사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국가적 망신을 자초한 셈이다.
|
<긴급 와이드 大특집1>윤창중 성추문 스캔들 파장 ‘도대체 무슨 일이…
이 뉴스를 공유하기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