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공공장소에 ‘금연구역’ 표지판이 나붙는 등 북한에서 담배 끊기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금연을 장려하는 북한 재담에는 “담배연기 따라 생명이 사라지는 게 너무도 가슴 아프시어 우리 장군님께서는 당부하시였다. “담배는 술보다 장기를 더 못쓰게 만든다. 담배는 결심하는 순간부터 단호하게 끊어야 하오…” 하지만, 최근 북한에 흡연자가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최근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들이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다. 중국 랴오닝성(료녕성) 선양(심양)에 나온 북한 주민 박 모 씨는 “평양시 병원과 백화점을 비롯한 관공서들에 흡연 장소가 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거기에 가지 않고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노골 적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 김만유 병원을 실례로 들면서 “이 병원에는 몇 년 전만해도 건물 한쪽에 흡연 장소가 정해져 의사들이 내려가서 피웠는데, 지금은 사무실에서도 버젓이 담배를 피운다”고 말했다. 그래서 병원 조직계획과에서 담배를 피우는 의사들을 수시로 단속하고 심지어 혁명화까지 보내지만, 의사들은 담배 재떨이를 책상서랍에 숨겨가면서까지 담배를 피워 병원 위생에 큰 불편을 주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사망한 김정일은 생전에 2001년에 “담배는 심장을 겨눈 총과 같다”고 말하고 전국에 금연 지시를 내렸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도 2005년에 ‘담배통제법’을 제정하고 철도와 버스 역, 병원 등에 흡연구역을 설정했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흡연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가정불화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단동에 나온 평양 주민 민 모 씨는 “지금 아낙네(아내)들이 장마당에서 하루 종일 벌어봐야 쌀 1kg이나 겨우 버는 데, 남편들은 한 갑에 5천원이 넘는 ‘고양이담배’를 피워 눈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주민은 “북한에서는 어떤 담배를 피우는가에 따라 사람의 급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들은 고양이담배 이하는 잘 피우려고 하지 않는다”고 최근 북한의 흡연 분위기를 전했다. 또 수입이 거의 없는 대학생들도 고양이 담배를 한 갑씩 사지 못하고 매대에 나가 한두 대씩 사 피울 만큼 고질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이러한 흡연현상은 김정은 시대 들어와 더 확대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평양 주민 민모 씨는 김정은이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텔레비전을 통해 공개되자, 애연가들은 커다란 위안을 얻고 있으며, 최근 북한에서 담배를 끊으라는 지시가 사실상 사라 졌다는 것이다. 또 일부 젊은 청년들은 김정은도 담배를 피우는 데 자기 같은 사람이 피운다고 그게 무슨 큰 대수냐며 오히려 흡연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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