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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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통령 선거 재도전이 거의 확실시되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요즘 행보가 심상찮다. 그는 각종 집회와 SNS를 통해 연일 정부 여당,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의원의 이같은 변신은 대권 도전자로서의 자신의 최대 약점인 유약함-우유부단함에서 스스로 벗어나면서, 동시에 정치적 라이벌인 안철수와의 경쟁구도에서 비교우위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선거를 보면 권력의지가 강한 ‘싸움꾼 형’ 후보가 모두 이겼다.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전두환 박정희 모두가 인파이터 형 투사인데 반해, 패배한 문재인 이회창 윤보선등은 그렇질 못했다. 문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멘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승부사적 기질을 멘토링해 ‘돌직구 형’ 정치인으로 거듭나야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문재인의 변신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박근혜 향해 다연발 직격탄


문재인의 요즘 행보를 마치 물 만난 고기 같다고 평하는 정치권 인사들이 많다. 국정원의 대선-정치개입 의혹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가 그에게 ‘울고 싶은 놈 뺨 때려준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문재인은 이른바  NLL 대화록 공개정국이 시작된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트위터에 모두 44건, 하루에 1건 이상의 논평을 쏟아냈다. 이중 대부분이 지난 대선 라이벌인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직접 비판이다.
박 대통령이 8일 “NLL 수호의지를 분명하게 해 더 이상의 논쟁과 분열을 막아야 한다”고 하자 그는 “NLL을 (박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와 정쟁에 악용한 것을 사과하면 NLL은 다시 굳건해진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재인은 지난달 30일에는 “노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이 사실로 밝혀지면 사과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고, 9일에는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며, 처음으로 대선 불복을 암시하는 듯 한 발언까지 토해냈다.


‘친노’를 ‘친문’으로 재편


민주당등 야권은 문재인의 요즘 달라진 모습을 폐족 신세가 된 친노 그룹의 부활과 연계시켜 해석하기도 한다. 지난해 대선 패배와 5.4 전당대회를 거치며 몰락한 친노 진영을 재규합해 ‘친문 진영’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국정원 정국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민주당의 박영선 박범계 신경민 의원 등은 모두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활약한 문재인 사람들이다.



문재인의 최근 달라진 모습은 그의 정치적 보폭에서도 느껴진다고 야권 인사들은 말한다. 그는 요즘 부지런히 당내외 인사들과 식사 모임 등을 통해 만나고 있다. 친노 의원뿐 아니라 비노 의원, 중진의원은 물론 초선의원들 까지 두루 만나는 한편 정치 현안이 생길 때 마다 그 분야 전문 의원들을 찾아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개성공단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김대중 정부 통일부 장관 임동원을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와 가까운 의원들은 “어쩔수 없이 나선 지난 대선 때와는 달리 이제는 문 의원에게 자신감과 권력의지가 생긴 것 같다”며 그의 ‘대선 2수‘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문-안 경쟁구도 심화되나


요즘 안철수 의원은 열심히 지방을 돌고 지역구에선 몇 차례 토크 콘서트를 여는 등, 정치 독자세력화를 위해 나름대로 뛰고 있다. 허지만 단기필마의 무소속인데다가 국정원 사건 등 대형 정치사건이 잇달아 터지는 바람에 정치 중심권에서는 밀려나 있는 형국이다. 이 틈새를 문재인이 파고 들어가 안철수와의 경쟁구도를 유리하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신당이 구체화되면 야권은 정계 개편 회오리에 휘말릴 수밖에 없고 그 시점에서 문재인과 안철수는 필연적으로 다시 격돌할 수밖에 없다. 주도권 경쟁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문재인은 며칠 전 한 언론에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우리가 주장했던 가치들, ‘사람이 먼저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등은 여전히 유효하다. 2017년 대선에서 이런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나도 보탬이 되게끔 하는 것이 2012년 대선에 나섰던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의 ‘정치 수비수’에서 성난 얼굴의 ‘최전방 정치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문재인…. 그의 달라진 모습은 정계개편을 앞두고 휘몰아칠 정치태풍의 또 하나의 핵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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