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의 90%는 지난 2년 간 부패 문제는 전과 같거나 더 악화됐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투명성기구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9%는 지난 2년 동안 부패가 증가됐다고 답했으며, 47%는 전과 같다고 밝혔다. 56%는 부패를 박멸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정부의 조치로 부패 추방이 효과적이라고 밝힌 사람은 15%에 불과해 2010년의 29%에 비해 거의 반이 줄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한국에서 지난해 부패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에서 1천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번 한국에 대한 조사에서 특이한 점은 대기업들이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한국인 대다수가 믿는다는 것이다. 조사자의 51%는 대기업이 이익추구를 위해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믿으며 24%는 상당한 영향력을, 그리고 6%만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국인들은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정당과 국회를 지적했고 다음으로 종교단체, 공무원, 사법부, 경찰, 기업 언론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부정행위를 보고도 신고하지 않는 이유로 53%는 신고해도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26%는 결과가 두려워서라고 답했다.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는 세계 175개국 중 45위로 나타나 세계경제규모 15위 무역규모 8위의 국가로는 부끄러운 순위를 보였다.
부패인식지수 175개국가중 45위
한편 전 세계에서 지난 1년 동안 4명 중의 한 명은 경찰이나 사법기관 같은 공공기관에 뇌물을 건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투명기구가 전세계에 걸쳐 사상 최대 규모로 107개국11만4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과반수 이상이 지난 2년 동안 부패가 심화됐다고 대답했다. 이 조사 결과는 브라질에서 이집트 터키 등의 잘 알려진 부정부패와 정부의 사리추구로 국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이 깊은 것으로 이 조사 결과 드러났다. 51개 국가에서 정당은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나타났고, 조사 응답자의 55%는 정부가 특정 이해집단에 의해 움직인다고 대답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정당과 민주주의 추진 세력들이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 응답자의 31%는 그들 정부의 부패추방노력이 효과적이라고 대답했으나 올해에는 22%만이 정부의 대응 노력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국제투명기구의 휴게트 라벨 회장은 “정치인들은 그들의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부패에 반대하는 진정한 요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 공무원 부정부패 가장 심해
특히 G20국가들은 강한 지도력을 요구하고 있다. G20국가들 중 17개 국가에서는 응답자의 59%가 부패와의 전쟁을 잘 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27%는 지난 1년 동안 공공서비스가 필요할 때 뇌물을 제공한 적이 있다고 대답, 이전의 조사 때와 비교해 다를 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패를 자주 목격함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90%는 부패에 대항할 것이며 3분의2는 뇌물을 요구받았을 때 이를 거부했다고 대답했다. 뇌물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람들은 부패를 근절시킬 힘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권력의 남용과 투쟁할 의지가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밀 거래와 뇌물이 심각하다고 믿는 것으로 이 조사에서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은 부패와 투쟁하는 기관들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36개 국가에서 경찰은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 국가 국민들의 53%는 경찰에 뇌물을 줄 것을 요구받았다고 대답했다. 또 20개 국가에서는 사법부를 가장 부패한 기관으로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국민들의 30%는 사법시스템에 접촉하기 위해 뇌물을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김 현(취재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