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인은행가 ‘합병바람’ ‘인사태풍’…요동치는 스카웃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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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회복 징후가 곳곳이 나타나면서 한인은행들이 2년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 몸집 키우기를 위한 인수 합병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자산 60억 달러의 대형은행으로 발돋움한 BBCN은행(행장 민수봉)은 지난 2월 시애틀 지역의 PI은행을 전격 인수 한 후 최근 시카고의 포스터 은행 인수를 마쳤고 극비리에 텍사스 달라스 지역의 UCB은행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100억달러 은행으로의 도약 발판을 마련하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윌셔은행(행장 유재환) 역시 금년 초 추진해 왔던 한미은행과의 합병 추진이 물 건너가면서 동부지역의 아시아나 뱅크 인수에 이어 지난 15일 전격적으로 새한은행과의 극적인 인수 합병에 성공함으로서 LA한인은행가는 전격적인 인수합병 바람이 치열하게 불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편승해 한인은행의 고위 간부들에 대한 치열한 스카웃 전이 벌어지면서 은행들마다 집안 단속에 전전긍긍해하고 있는 분위기다. 요동치는 한인은행가의 실상을 집중 취재해 보았다.                  조현철(취재부기자)












자산 60억달러를 넘긴 BBCN은행(행장 민수봉)은 100억달러 리저널 뱅크로 도약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산 20억달러의 중서부 지역의 UCB은행 인수 합병에 성공하면 100억달러 규모의 리저널뱅크 탄생은 시간문제다. 그러나 윌셔은행과 새한은행과의 합병으로 3위로 밀린 한미은행(행장 금종국)도 뒤질세라 UCB 인수전에 뛰어 들면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이처럼 나스닥 상장은행들끼리의 치열한 몸집 불리기 경쟁은 소규모의 은행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며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외적 성장도 좋지만 이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100억달러 규모의 은행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BBCN은행으로서는 만약 중서부 지역을 포함 22개의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는 UCB은행의 인수 합병에 성공하면 명실 공히 전국적인 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분석이지만 UCB은행은 지난 수년 동안 계속되는 적자로 인해 자본금이 완전 잠식되었으며 자본증자 실패로 현재 감독당국으로부터 C&D 제제조치를 받아 인수 합병에 성공해도 넘어야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스카웃전 몸값 천정부지


문제는 한인은행들이 몸집만 키우고 있지 내부적으로는 은행을 경영할 전문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행장감이 절대적으로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은행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보니 각종 문제점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한미와 윌셔은행장을 오랫동안 지냈던 민수봉 행장이 BBCN 은행 행장으로 부임하자 H 모 전무를 포함해 11명의 간부급 직원들을 정리 해고 하면서 한때 민수봉 행장과 행장 경합까지 벌였던 바니 리 수석 전무도 흔들리고 있는 분위기다. BBCN은 윌셔은행의 모기지 책임자인 M부장을 비롯해 4명을 스카웃하려 했다가 불발로 그치고 말았다. 위기감을 느낀 윌셔는 BBCN이 제시한 연봉 이상을 주는 조건으로 이적을 막았다. 여기에  BBCN의 대출총책임자(CCO)인 마크 리 전무가 지난 17일자로 한미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연봉이 20%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은행과 합병한 새한은행의 데니엘 리 전무도 타 은행으로 이직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과의 관계 문제로 당분간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이지만 불원간 거처를 정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또한 한미은행의 고위급 간부들도 금종국 행장과의 불화로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은행 간부들의 자리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유니티 은행장으로 취임한 최운화 전 윌셔은행 전무자리에 피터고 윌셔은행 고석화 이사장의 차남이 바통 터치하면서 한인은행들의 치열한 스카웃전이 전개되고 있다. 윌셔은행의 일부 직원들도 최운화 전무의 유니티 은행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자존심 건 치열한 신경전


한 예로 윌셔은행의 M부장의 경우 연봉 17만 달러였으나 BBCN이 25만 달러의 연봉을 제시하자 화들짝 놀란 윌셔은행이 다시 2만 달러가 많은 27만 달러를 제시하고 BBCN행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전개되고 있는 간부급 직원들의 자리 이동과 스카웃 전을 바라보는 은행가는 이런 일련의 행태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굳이 다른 은행의 직원들을 빼 올 필요 없이 자체적으로 충당할 능력 있는 직원들이 많은데도 굳이 타 은행에서 스카웃을 하려는 것은 한인 은행가의 못된 관습’이라고 힐난하면서 ‘남의 떡이 커 보이지만 실제로 데리고 온 후는 또 냉대하는 은행의 분위기는 쇄신되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은행의 합병 바람과 인사태풍으로 인한 치열한 예금유치 경쟁과 대출 빼가기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금년 초 BBCN은 덩치로 밀어 붙이며 다른 은행과의 차별화 작전을 펴 한동안 문제시되기도 했지만 윌셔은행도 이에 질세라 BBCN이 가지고 있는 한인의사 23명이 소유하고 있는 병원건물 대출에 행장이 직접 나서 페널티까지 대납해주고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이자(4%)와 조건을 내세워 유치에 성공하고 연이어 다른 대출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어 은행들마다 단속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BBCN도 윌셔은행에 있던 동부 지역의 1000만달러 상당의 대출을 전격 유치하는 등 두 은행의 날카로운 자존심 건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토록 나스닥 상장 한인은행들끼리의 신경전 양상은 은행도 문제지만 행장과 이사장들까지 가세, 한판 자존심 대결 양상을 치닫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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