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型 빨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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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춘훈(언론인)

요즘 한국의 극장가에서는 김성수 감독의 재난영화 <감기>가 흥행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감염속도 초당 3.4명, 치사율 100%의 신종 감기 바이러스가 인구 밀집지역을 휩쓸면서 한국사회가 큰 혼란에 빠집니다.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한 보수정권의 국무총리는 통제선을 벗어나려는 시민을 향해 발포명령을 내리고, 전시작전권을 거머쥔 미군 지휘관은 한국 대통령 면전에서, 미 공군 전폭기가 출동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수도권 외곽도시인 분당을 폭격하도록 명령합니다. 폭격명령을 눈 하나 깜짝이지 않고 내리는 사람이 바로 미군 지휘관이이지요.
봉준호 감독의 2006년 작 <괴물>은 주한미군이 몰래 한강에 버린 독극물 때문에 가공할  돌연변이 물고기가 생겨, 서울을 공포에 몰아넣는 내용입니다. 이 영화에는 미국인 사팔뜨기 의사가 순진한 한국인한테 알아듣지 못할 영어로 사기를 치는 장면, 미군들이 쑥대밭이 된 한국 땅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며 희희낙락하는 장면 등이 나옵니다. <국가대표>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미국 운동선수들은 패주고 싶도록 야비하고 얄미운 젊은이들로 묘사돼 있고, 4년 전 개봉된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에서는 아예 살인범이 미군과 재미 한인교포로 설정돼 있습니다.
한국영화의 3대 흥행요소는 재미, 작품성, 그리고 재미에 곁들인 ‘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좌파 문화 권력이 제 세상을 만나면서, 모든 문화예술 분야에서 미국과 미국인을 씹어대는, 이른바 ‘팝콘 반미’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반미영화의 대부분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은 어느새 반미가 “지적(知的) 액세서리가 되고 돈벌이도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석기,“무식해서 위험한 인물”


영화 <감기>를 본 관객 중엔 “미군의 전시 작전권이라는 게 무섭긴 무섭군…. 한국 대통령도 못 내리는 도시 폭격명령을 미군 지휘관은 간단히 내릴 수 있으니…”하고, 혀를 차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모양입니다. 영화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한미 양국 간의 전시작전권에 대해 “미국이 왕이고 한국은 졸(卒)”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헌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시작전권이 한미연합사령관한테 쥐어줘도 한국 측의 합참의장이나 대통령이 반대하면 미군 사령관은 분당 폭격 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영화는 거짓 증거와 영화적 상상력으로, ‘흥행 대박을 노린 반미 장사’를 하고 있는 겁니다.
 한국의 대표적 ‘좌빨’ 국회의원인 이석기와 그가 소속된 통합진보당이 이끄는 지하혁명조직(약칭 R O)의 내란음모 의혹이 드러나면서, 한국사회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영화 <감기>에 나오는 미군의 분당 폭격만큼 임팩트가 엄청 큰 이석기 일당의 ‘여의도 폭격’이, 정치판을 초토화 시킬 기세입니다.
“미국 놈들을 몰아내는 전쟁을 시작하자. 자주적 사상, 통일된 사상으로 미국을 몰아 내
새로운 단계의 자주적 사회, 착취와 허위가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조선민족의 시대의 꿈을 만들 수 있다…”
엊그제 국정원이 공개한 통합진보당 R O 회합 대화록의 첫 부분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석기는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전시 작전권, 미군기지 이전 같은 미국관련 기밀 군사자료 2~30건을 제출해 주도록 국방부에 끈질기게 요구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을 몰아내고 현 대한민국 체제를 와해시킨 뒤 ‘공산 통일조국’을 세우기 위해, 실제로 미군관련 기밀자료를 입수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에게 제공된 자료들은 당연히 북쪽에 전달됐을 겁니다.
통합진보당은 지지도가 1~2% 밖에 안 되는, 다수 국민들에겐 ‘잊혀진 정당’입니다.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골수 친북세력이, 혁명을 위해 국민의 마음을 끌어안겠다며 꺼내 든 카드가 ‘반미’ 책동입니다. 한국인들의 보편적 정치정서 가운데 ‘공감 지수’ 가 그나마 높은 것이 반미라고 이들은 믿은 것 같습니다. 반미영화 <괴물>과 <감기>등의 흥행 대박에서 영감을 얻었을지 모릅니다.


“국민 모두가 괴물 빨갱이 키웠다”


한국의 전설적(?) 주사파 지식인 중에 김영환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정리한 책인 <강철서신>의 저자로, 80년대 주사파의 대부로 불린 김영환은, 이석기등 통진당 내 경기동부연합세력을 “혁명을 꿈꾸는 비(非) 이념형 종북세력”이라 규정하고 “총기를 구입해 주요시설을 공격하라는 식의 주장은 운동권 상식으로는 이해가 전혀 안되는 부분”이라 지적합니다.
김영환 등 이념형 주사파들은 90~2000년대를 거치며 대부분 전향했습니다. 소련 등 동유럽 공산국들의 몰락과 북한 김일성 세습독재 체제의 실패를 목격하면서, ‘똑똑한 주사파들’은 스스로 이념적 무장해제를 했지요. 헌데 이들과 달리 통진당 내 종북세력은 기본적 이념이나 철학도 없이, 북한의 노선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고 반미활동을 통해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저급(低級)의 좌파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른바 ‘골 빈 좌빨들’ 입니다. 이석기는 지방 B급 대학 중국어학과 출신으로, 능력으로는 3류 회사 평사원 취직도 어려운 사람이지요. 그의 주변이 다 그렇고 그런 위인들로 둘러 싸여 있습니다.
 “북은 모든 행위가 다 애국이고, 남은 다 반역”이라고 체제전복투쟁을 선동하면서도 “나는 뼛속 까지 평화주의자”라 강변하는 이석기 아류의 발달장애 ‘또라이 좌파’들이 모인 곳이 바로 통진당입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참으로 ‘무식용맹’하게 백주 대낮에 내놓고 국가전복 투쟁을 벌이던 이들의 정체는, 국정원의 3년여에 걸친 내사-추적-감청 끝에 지난 주 세상에 정체를 드러냈습니다. 이들의 각종 모임에서 합법적으로 취한 녹취록 분량만도 5000여 페이지에 달해, 통진당과 한겨레신문 등 좌파들의 “공안탄압-유신부활-댓글사건 물타기” 등의 역(逆)공세가, 전혀 국민들한테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이 이렇게 똑똑하고 착한 일을 할 수도 있는 정부기관이라는 것을 ‘무식한’ 나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이석기의‘절친’은 문재인 안철수?


한강에 나타난 괴물 물고기는 미군이 버린 독극물을 먹고 돌연변이로 생겨났다지요. 그렇다면 여의도에 나타난 이석기란 정치괴물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먹고 탄생했을까요. 이석기란 괴물은 DNA 상의 돌연변이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총체적 모순-갈등 구조가 빚은 자연변이(?)의 소산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자비롭지만 멍청한 대한민국 정부는 통진당이라는 체제전복 집단에 1년에 27억원, 지금까지 모두 120억원의 국고 지원금을 국민혈세에서 내줬습니다. 그 당의 대표 이정희는 지난해 대선에 “박근혜를 잡기 위해 나왔다”는 생뚱맞은 출사표와 함께 출마한 후, 중도 사퇴를 하면서, 이미 지원 받은 국고보조금 27억원을 영화 속의 괴물처럼 꿀꺽 삼켜 버렸습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지난 해 총선에서 야권연대로 무려 13석의 국회의원 자리를 통진당에 헌납했습니다. 민혁당 사건으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석기를 두 번에 걸친 사면 복권 조치로 국회의원이 되게 만든 1등공신은 바로 노무현 정권의 청와대 민정수석인 문재인이구요, 그와 대선에서 겨뤘던 안철수는 입만 열면 “대한민국에 빨갱이가 어디 있느냐“는 가당찮은 정치적 레토릭으로, 이석기 일당의 치어 리더가 돼 줬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10년 동안 공안사범 3538명을 사면 복권시켰는데, 이 중 상당수는 이석기의 ‘좌빨 절친들’ 입니다. 안보의식이 느슨해지면서 반미 종북세력 대부분이 민주-진보세력으로 둔갑했고, 심지어는 명명백백한 간첩들도 민주화 유공자로 합법적인 신분세탁이 되면서, 민주인사 포상금 까지 받아 챙기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민 얼짱’이 김태희라면, 통진당 대표 이정희는 ‘국민 마녀’입니다. 지난 해 통진당의 부정경선과 이에 따른 분당 사태, 대선기간 중 보여 준 뻔뻔스럽고 황당스런 막가파식 언행과 살기등등한 얼굴을 넋 놓고 바라보면서, 네티즌들은 이정희에게 ‘국민 마녀’라는 멋진(?) 닉 네임을 붙여줬습니다. 그가 지금 “통진당을 빨갱이로 모는 마녀사냥을 중단하라”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마녀‘가 ’마녀 사냥‘을 꾸짖는, 2013년 대한민국의 어지러운 자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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