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비서관은 최근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직속상관이었던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곽 전 수석은 경질되고, 조 비서관은 유임돼 수석보다 비서관이 센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던 바 있다. 당시 청와대 내에서는 ‘조 비서관이 박지만 라인이기 때문에 유임됐다’는 말이 파다했다. 하지만 조 비서관이 대구 출신이라는 것 이외에 박지만 씨와 이렇다 할 인연이 밝혀진 바 없어 이내 소문은 사그라졌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박 씨가 지난 1994년 히로뽕 투약 혐의로 세 번 째 구속되었을 때 당시 박 씨를 수사했던 담당검사가 조 비서관이었고, 조 비서관은 상습투약자였던 박 씨에게 비교적 가벼운 처분인 치료감호 청구를 법원에 요청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치료감호는 병원에서 관련 질환에 대한 치료를 받는 것으로 감호 기간은 형집행기간에 포함된다. 따라서 상습투약자에게 치료감호 청구를 한 것은 사실상 봐주기 수사였고 이때의 친분을 계기로 청와대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가능하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권도 여전히 친인척 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지난 1994년 2월 4일 전국 단위 일간지 사회면 한 구석에 박지만 씨와 관련된 기사가 1단으로 조그맣게 처리되어 보도된 바 있다. 다음은 당시 한겨레신문 보도 전문. “서울지검 남부지청 조응천 검사는 3일 히로뽕 투약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36)씨에 대해 법원에 치료감호를 청구했다. 검찰은 “국립정신병원에 의뢰한 정신 및 신체감정 결과, 지만 씨가 히로뽕에 대한 습관성과 중독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런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되는 조응천 검사는 이후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 수원지검 공안부 부장검사 등을 거쳐 김앤장법률사무로소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그는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민정수석실 내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취임한 후 청와대 내에서는 갖가지 말들이 나돌았다. “원래 민정수석으로 가려했었는데 비서관으로 왔다” “민정수석이 상관이지만 실제로는 민정수석보다 힘이 더 세다” 등의 말들이었다. 수석 위에 군림하는 조 비서관
그래서 조 비서관이 과연 박 대통령과 어떤 인연이기에 이처럼 실세로 통하는 것인지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나마 알려진 것이 조 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씽크탱크 역할을 했던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런 이유만으로 그가 실세라는 것이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조 비서관이 박지만 회장과 가깝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다만 두 사람이 어떤 인연으로 가까워졌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없을 뿐이었다. 하지만 본지가 취재한 것처럼 두 사람은 마약사건 수사 검사와 피의자로 만나며 인연을 맺었다. 수사검사와 피의자로 만나면 악연임이 분명한데, 수사 검사는 검찰을 나간 후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가 돌연 정권 최고 실세로 청와대에 입성한 것이다. 이를 두고 청와대에서는 당시 조 검사가 박 씨에 대해 치료감호라는 봐주기성 수사를 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당시 박 씨는 비록 히로뽕 초범이었지만 히로뽕 중독의 상습투여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지만에게 징역이 아닌 치료감호 청구를 한 것이다. 만약 당시 조처로 박 씨가 마약을 끊었다면 적절한 조처였을지 모르나 박 씨는 이후에도 3차례나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결과적으로 박 씨는 마약은 끊지 못한 채 병원에서 편하게 형기를 채운 것이다. 여전히 박지만 씨의 마약 투여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불거져 나오는데 당시 박 씨를 일벌백계로 다스렸다면 오히려 지금의 이런 의혹들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검찰 마약단속과에 관계했던 수사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朴, 아직도 상습마약 투여 의혹
당시 민주통합당 이춘석 의원은 정 후보자가 1997~1998년 서울지검 제3차장 재직시 이뤄진 지만씨의 마약사건 수사를 집중 거론했다. 이 의원은 “당시 마약사건을 담당한 강력부는 3차장 산하 부서”라며 “히로뽕으로 5번째 기소된 박지만씨에 대해 검찰이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00만원을 구형한 건 전형적인 봐주기 수사 아니었느냐”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가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답변하자,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전직 대통령의 아들인데다 몇 차례 전과가 있어 언론에 대서특필됐는데 최종 책임자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라고 몰아붙였다. 당황해하던 정 후보자는 이후 확인 과정을 거친 뒤 “제가 서울지검 3차장으로 재직한 기간은 97년 8월 27일부터 98년 3월 30일인데, 떠나기 24일 전인 3월 6일 박지만씨를 구속기소했고 1심 선고는 제가 떠난 뒤에 이뤄졌다”며 “제가 떠난 뒤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부인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박 씨 마약 수사를 했던 두 검사가 현재 정권 2인자인 국무총리와 청와대 최고실세인 공직기강비서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조 비서관은 수석 밑에 비서관급 임에도 수석보다 힘이 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실제로 지난 7월에는 두 사람 사이의 갈등설이 언론에도 회자됐다. 인사검증시스템 구축 문제 등을 놓고 두 명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사검증시스템 자체가 보안사항이어서 두 사람이 어떤 부분에서 불협화음을 내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박근혜 정부 초기에 인사실패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겪은 이후 인사검증시스템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던 것으로 보인다. 소문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청와대가 소문의 진원지로 확인된 모 정부기관에 엄중 경고했다는 얘기도 회자되고 나왔다. 해당 기관 정보팀이 곽 수석과 공직기강비서관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다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해 지휘라인에 보고했는데 이 내용이 청와대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곽상도 수석, 90도 머리 숙여 朴 영접 지난 8월 곽상도 전 수석이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 교체됐을 때도 조 비서관 역시 교체된다는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조 비서관은 여전히 비서관으로 일하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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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지만 마약 사건 수사검사가 청와대 실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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