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취재> ‘한미박물관’ 숙원사업 건립 지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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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릭 가세티 시장, 허브 웨슨 시의회 의장, 톰 라본지 시의원, 배무한 회장 , 최재현 LA 평통회장 등 내노라하는 정치인, 단체장들이 모여 청사진을 발표했지만 그 뒤는 감감 무소식이다.

LA한인사회의 숙원사업 중에는 커뮤니티센터 건립과 한미박물관 건립이 중요한 과제로 되어 있다. 커뮤니티 센터는 LA뿐만 아니라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에서는 필수적 과제로 되어 있다. 하지만 해외 최대한인사회인 LA에서조차 커뮤니티 센터는 한인회가 창설한 50여년 전부터 제기되어 온 사항이다. 그러나 기초계획조차 마련치 못한 것이 오늘의 한인사회의 자화상이다. 커뮤니티 센터와 같이 중요한 사업이 한미박물관 건립이다. 미주의 한인 이민역사가 100년을 훌쩍 넘기고 있는데 귀중한 역사유산을 기념한 자리가 없는 것은 한인사회의 수치일 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LA 시당국에서 한미박물관 건립 부지를 제공했으나, 최소한 500만 달러 내지 1,000만 달러 건립비용만 산출했을 뿐 어떻게 건립하여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만약 3년 이내 건립하지 못하면 LA시에서 제공한 부지를 반납해야 하는 수모를 당하게 된다. 이러는 가운데 커뮤니티 트러스트 기금 100만 달러를 박물관 건립 기금으로 전용하자는 안이 제기돼 논란이 불거질 대목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성진 (취재부 기자) 

한미박물관 건립을 주관할 주체는 비영리재단인 한미박물관(Korean American National Musuem, 이사장 장재민) 측이다.  한미박물관 홈페이지 www.kamuseum.org에 들어가 보면 과연 이 단체가 건립운동을 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웹사이트 어느 곳에도 한미박물관 건립에 대한 정보가 없다. 새로운 영문 명칭도 부착되지 않았다.
더 한심한 것은 홈페이지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이사회 명단에는 이미 작고한 전임 박기서 이사장이 버젓이 현재도 이사장으로 등재되어 있다. 연혁에는 1999년까지만 정리가 되어 있고 그 이후는 기록이 없다.



아니러리칼 한 것은 동포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한미박물관 건립 추진은 미주한국일보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한미박물관의 이사장이 미주한국일보의 장재민 회장이 맡고 있는 관계로 한미박물관에 관한 기사가 유독 많이 보도되고 있는 것도 하나의 현상으로 보이고 있다.
한미박물관 건립이 마치 한국일보의 사업인양 비춰지고 있어 다른 언론사들의 협조에도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타운의 한 언론 관계자는 “이 박물관 사업은 전체 한인 언론사들이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한국일보가 자신들의 사업인양 하는 바람에 타 언론사들의 협조가 잘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팡파레만 요란할 뿐
 
지난 4월 4일 LA한인타운 버몬트 애비뉴와 6가 교차로의 시영 주차장 (601 S. Vermont Ave.)에서 LA시 당국 관계자들을 포함해 한미인사들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박물관 부지계약 공식 서명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현재 시장이 된 에릭 가세티 당시 LA 시장 후보, 허브 웨슨 LA 시의장, 톰 라본지 시의원, 데니스 자인 시의원, 카르멘 트루타니치 시 검사장 등 LA시의 쟁쟁한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한인 인사로는 신연성 LA총영사, 장재민 한미박물관 이사장, 배무한 LA한인회장, 임우성 LA 한인 상공회의소장, 미셸 박 스틸 가주 조세형평위원회 부위원장, 피터 김 라팔마 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 LA시가 50년간 매달 1달러에 제공한 한미박물관 부지.
서명식에서 한미박물관 장재민 이사장은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의 열정과 협력으로 한미박물관이라는 중요한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게 됐다”며 “특히 LA 시정부의 지원으로 한인타운 중심지에 박물관을 건립하게 돼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이 지역구인 허브 웨슨 LA 시의장은 “한인사회 숙원사업이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게 됐다”며 “110년 한인 이민사를 보여 주는 상징적 시설이 한인타운에 들어서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서명식에서는 LA시가 부지를 한미박물관측에 앞으로 50년간 연 1달러에 장기 임대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그러나 박물관이 3년 내에 완공되지 못하면 부지는 다시 시정부로 귀속된다.
현재 박물관 측은 건축비용으로만 약 500만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발표됐으나 그 염출 방법은 해법이 난항이다.
이와 관련 한미박물관 이사회의 케이 송 이사는 “향후 운영비까지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1000만 달러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현재와 같은 현상에서 미주한인사회에서 1000만 달러 모금은 현실을 무시한 계획으로 보고 있다.
이날 서명식이 끝나자 한인 언론들은 ‘한미박물관 건립 닻 올랐다’ ‘박물관 본격시동’ 등등의 제목으로 마치 박물관 건립운동이 당장이라도 시작할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나 연말이 가까워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지난번에 한미박물관의 장재민 이사장이  한국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러 한국에 갔으나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합의사항도 못 지켜


애초 LA시청 부지 계약은 이미 지난해 10월1일에 한미박물관측과 LA시당국 간에 체결한 것이다. 당시 한미박물관측이 LA시에 제출한 합의서에 따르면, 2013년 봄에 500만 달러 목표로 대대적인 모금활동에 들어간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박물관 측은 이미 100만 달러 약정자가 있다고 했는데, 사실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로 알려졌다.
당시 1달러로 55년간 리스계약은 체결한 한미박물관 측이 2015년 9월30일까지 완공을 못하면 부지는 도로 LA시로 반납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2013년 봄에 대규모 모금계획을 한다는 것이 모금계획은 하지않고 LA시청에서 제공한 부지에서 공식 서명식을 한 것이다. 말하자면 이벤트를 한 것이다. 이같은 이벤트식 서명식에서 허브 웨슨 시의회 의장은 자신이 한미박물관 부지 제공에 주도적 역할을 했음을 나타냈다. 정치인들 쇼를 한 것이다.
이를 두고 코리암 저널지는 지난해 웨슨 시의회의장이 코리아타운에서 선거구 쟁취 캠페인에 자극을 받아 박물관 부지 제공안을 제안한 것은 ‘Peace token’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물관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미박물관 건립은 과거에도 수차례 시동을 걸었지만 번번이 변죽만 올리고 무산됐다. 지난동안 한미박물관이 어떻게 지내 왔는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1991년에 창설된 한미박물관은 초창기에는 이사진들이 나름대로 노력을 했으나, 2000년대 이후부터는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4차례나 이사를 다녔고, 마지막 전시회가 2008년으로 그나마 2006년과 2004년의 전시회의 재탕을 하는 것으로 끝냈다.
LA타임스조차 2003년에 “한미박물관은 수년간 내부 갈등과 재정 및 스탭진들의 문제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과거 한미박물관의 내부 시스템의 갈등으로 박물관의 기능이 마비될 정도이고, 심지어 박물관 관계자들이 소장 물품을 도적질 해 간 것으로 전해지는 등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정도로 피폐해졌다.


현실적으로 건립 자체 회의적














 ▲ 해묵은 한미박물관 홈페이지에는 99년이후부터 전혀 정리가되어 있지 않다.

지금도 한미박물관은 관장이 없이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정도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런 현실에서 현 시스템으로는 500만 달러 모금계획을 실시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현 체제로 모금을 해봐야 호응을 받지 못할 것이 뻔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한미박물관 측에 따르면 건물은 지상 2층, 지하 1층에 총 4만 스퀘어피트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1층에는 최소 2000스퀘어피트 넓이의 전시장이 들어서게 되며 사무실, 선물가게 및 카페도 마련된다. 2층에는 20명 수용의 회의실과 25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강당 및 전시회 공간이 들어선다.
아이린 홍 프로그램 디렉터는 “건물 디자인은 공모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물 디자인 공모도 현재로서는 요원할 뿐이다.
이처럼 박물관 건립 모금이 어려움에 처하자 현재 윌셔와 버몬트에 주상복합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제리 스나이더 그룹이 약정한 커뮤니티센터 트러스트 펀드 100만달러를 이용하자는 안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원래 이 100만 달러 기금은 스나이더 그룹이 현재 신축 건물을 건설하면서 CRA/LA 기금을 활용한 것과 관련해 커뮤니티 혜택을 위해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원래 이 100만 달러는 커뮤니티 센터를 건립하는데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LA정치인이 나서서 이 문제를 박물관을 커뮤니티 센터로 활용할 경우로 간주해 기금을 사용하는 규정을 변경하는 것으로 고려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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