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이번 KT 회장 선임은 사실상 삼성그룹 출신들의 대결이었다. 정확히 어떤 후보가 최종면접까지 올라갔는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거의 대부분이 삼성 임원 출신이었다는 것이 KT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반도체 신화를 일군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황의 법칙’을 만든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애니콜 신화를 일궈낸 이기태 전 삼성전자 사장, ‘혁신 전도사’로 불리는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후보로 거론됐었다. 이들 외에도 정치권 인사나 KT 내부 임원들을 비롯해 여러 후보가 거론됐지만 그들은 최종 면접까지도 올라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출신들이 최종 후보로 꼽힌 데에는 현재 KT의 상황도 있지만 삼성그룹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됐다. KT 회장은 이사회에서 결정하지만 사실상 정부의 승인 없이는 회장 선임이 어렵다. 따라서 현 정부와 삼성 간의 물밑 교감이 없이는 삼성 출신의 KT 입성은 불가능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삼성은 향후 KT를 인수해 전자와 통신 사업을 동시에 가지고 가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이 꿈꾸는 속셈과 야욕 황창규 후보자는 삼성의 메모리 부문 사장으로 일하면서 삼성을 세계적인 전자기업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그가 유능한 CEO인 것은 맞지만 그는 삼성에서 그만 둔 이후에도 꾸준히 삼성의 관리 대상에 있던 인물이다. 특히 삼성이 재단으로 있는 성균관대의 석좌교수를 맡았다.
사실 박근혜 정부와 삼성 간의 밀월 관계는 어느 정도 조짐을 보여 왔다. 지난 10일 34대 마사회장에 취임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삼성맨’이다. 2006년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 제주지사 낙선 등 부침을 겪다 2010년 삼성물산 고문으로 복귀하며 삼성과의 끈을 놓지 않고 이어 왔다. 현 회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어디든 중용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가장 알짜 공기업으로 꼽히는 마사회 수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朴-李, 뜨거운 밀월관계 비단 인사분야 뿐만이 아니라 삼성은 박근혜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대표적인 것이 시간제 일자리다. 시간제 일자리 박근혜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가장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정책이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시간제로 일하지만 최저임금, 4대보험 가입 등 기본 근로조건이 보장된 일자리다. 기존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되 노동시간만 줄어든 형태로, 박근혜 정부가 국정목표로 제시한 ‘고용률 70% 달성’의 핵심 과제다. 그런데 사기업 중에서 이 정책에 가장 많은 노력을 투자하는 곳이 바로 삼성이다. MB는 현대, 朴은 삼성 특히 이 회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10월 귀국 후 곧바로 최지성 실장 등 미래전략실 고위 간부들을 소집해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사팀이 보고한 시간제 일자리 시행 방안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다.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34일간의 외국 출장에서 돌아와 첫 출근한 자리에서 일자리부터 챙긴 것이다. 이 회장은 이미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삼성이 최대한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대통령이 대한민국 경제계 파괴 당장 시민단체 등에서는 황창규 후보자 내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8일 경제개혁연대는 “황 후보자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총괄사장을 역임하는 등 반도체 분야에서는 최고의 전문가이나, KT의 주력인 유·무선 통신서비스 사업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후보자가 삼성전자에서 오랫동안 몸 담아온 인물로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KT의 관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는 매우 밀접한 사업적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의 기간통신사인 KT와 글로벌 단말기 제조사로 발돋움한 삼성전자가 유착된다면 이는 관련 산업분야의 건강한 생태계에 치명적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과거 삼성전자 출신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에 통신산업정책이 지나치게 제조사 위주로 추진돼 우리나라 통신산업 발전에 장애를 초래했다는 일각의 비판이 제기된 점을 상기했다. |
박근혜-이건희, 밀월 유착관계 <밀착취재> 황창규 KT 회장 선임에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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