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15일 (주)다스와 김경준 사기사건의 피해자인 옵셔널벤처스 주주 사이에 벌어진 소송에서 (주)다스는 옵셔널벤처스의 투자가들에게 140억원을 돌려주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 온 자동차부품회사 ‘다스’가 김경준 전 옵셔널벤쳐스(전신. BBK) 투자자문 대표이사의 주가조작 및 사기 피해자들에게 140억원 반환 판결이 내려져졌지만 이미 배 떠난 불 꺼진 항구나 마찬가지로 조용하기만 하다.
140억 다스 송금과 이면합의 의혹
김경준의 누나 에리카김 전 변호사는 스위스에 있던 140억원을 (주)다스로 송금하고 지난 2012년 느닷없이 극비리에 의문의 한국방문이 알려지고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구속이 예상되었지만 면죄부를 받고 무사히 LA로 돌아온 배경을 두고 140억 송금과 이면합의 의혹을 불러 일으켰었다. 그리고 같은 해 4월 <선데이저널>의 특종보도로 세간에 알려진 (주)다스 측의 소송(BC296604) 취하 소식과 함께 이면합의를 통한 140억원 송금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또 다시 큰 파란의 소용돌이 축으로 떠올랐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모종의 이면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개연성과 함께 김경준 조기 석방설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내년 12월이면 형기만료가 되는 김경준은 수감 중 이명박 전대통령과 (주)다스를 상대로 140억 반환소송을 제기했으나 아직 계류 중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법정에서 (주)다스는 옵셔널벤쳐스 피해자들에게 140억원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림으로서 세간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15일 (주)다스와 김경준 사기사건의 피해자인 옵셔널벤처스 주주 사이에 벌어진 소송에서 옵셔널벤처스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사건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2010년과 2011년 초 사이에 김경준씨와 누나 에리카 김이 다스와 이면합의를 했는지, 그 내용은 무엇인지가 핵심이다. (주)다스는 김경준씨가 2001년 옵셔널벤처스(비비케이의 사실상 후신)에서 370억원 이상의 자산을 빼돌려 미국으로 송금하고 미국으로 도주했다고 검찰에 고발하고 범죄인 인도요청에 따라 김 씨는 FBI에 2004년 LA베버리힐스 자택에서 전격 체포 구속된다.
에리카 김, 왜 느닷없이 송금?
그리고 3년동안 지리한 법정공방이 이어졌지만 미국법원은 한국으로 송환 판결을 내렸으며 김경준은 지난 2007년 대선 직전인 12월 전격 한국으로 송환되면서 대통령 선거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러나 김경준의 한국 송환과는 별개로 미국에서는 계속하여 옵셔널벤처스를 인수한 주주들과 다스는 김씨와 누나 에리카 김을 상대로 각각 371억원(옵셔널벤처스)과 미회수투자금 140억원(다스)을 되돌려 달라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었다. 김경준씨는 이 소송으로 미국 연방검찰에 체포되기 직전인 2003년 자신 명의의 회사 자금 1500만달러 이상의 돈을 스위스 은행에 예금한다. 미국 연방정부는 이 스위스 계좌에 예치된 돈을 포함한 370억원 이상의 김경준씨의 자산을 압류한다. 김경준씨와 옵셔널벤처스, 그리고 다스는 이 돈의 소유권을 두고 그때부터 지루한 법정공방을 펼쳤다. 2010년 말 미국 연방법원은 ‘370억원 이상의 김경준씨 몰수자산은 옵셔널벤처스로부터 횡령한 돈으로 볼 수 있다’며 옵셔널벤처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돌연 김경준씨와 누나 에리카 김은 2011년 4월 스위스 계좌에 있던 돈 중 140억원을 (주)다스에 송금했다. 법정에서는 옵셔널벤처스가 돈의 주인이라고 이겼는데, 실제로 돈을 받은 것은 다스였던 것이다. 다스는 돈을 받은 직후 김경준씨 등을 상대로 낸 모든 소송을 취하했다. 에리카 김은 그 직전인 2011년 2월에 국내에 극비리에 귀국해 검찰의 조사를 받았는데,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해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당시 김씨와 다스의 이면합의 소문이 무성했다.
다스, 미 판결에 개의치 않을 듯
그러나 항소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과연 (주)다스가 에리카 김으로부터 받은 140억원을 옵셔널벤쳐스 투자가들에게 되돌려 줄지는 의문이다. 구속력이 없는 이번 판결에 대해 의구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주)다스는 어떤 경우라도 미국법정 판결에 대해 더 이상 대응하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옵셔널벤처스의 미국 변호인인 매리 리는 “다스가 넘겨받은 140억원은 불법적인 거래의 결과였음이 드러난 만큼, 다스를 상대로 140억원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며 “그 과정에서 그간 드러나지 않은 진실들이 더 밝혀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메리 리 변호사의 말대로 판결대로 (주)다스로부터 140억원을 반환받기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서히 잊혀져가고 있는 BBK 의혹이 이번 판결로 다시 재 점화될지, 이대로 의미 없는 판결로 끝날지 모르지만 무려 10년의 세월이 지난 만큼이나 세간의 관심도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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