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국가의 안보와 정권의 안위를 책임지는 핵심 정부부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은 지난 1년 동안 국가와 정부의 안보와 안위에 불안과 혼란과 불신만 가중시켰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 출범과 함께 터져 나온 국정원 대선 댓글 개입 의혹을 위시해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대화록 및 NLL 포기 논란,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뒷조사, 그리고 이번에 터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의혹 등 대형 정치적 사건의 중심에는 항상 국정원이 있었다. 인사 실패를 빼고 박 대통령을 곤경에 빠트린 주요 정치적 문제는 거의 국정원 발(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남재준의 국정원은 ‘실수 연발’로 그동안 집권 측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줬다. 대통령은 그러나 남 원장의 해임과 국정원 기능의 해체에 버금가는 대개혁을 요구하는 야당의 요구를 일축했다. 그 대신 국정원의 대대적인 자체 개혁, 이른바 ‘셀프 개혁’을 남 원장에 주문했다. 그에게 힘을 실어 주면서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던 것이다. 곤경에 빠진 박정권, 수습 골머리
남재준 원장의 해임과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 보다 전향적인 사건 수습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 둔 새누리당에도 비상이 걸렸다.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이 이를 몰랐더라도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는 강경론이 대두되고 있다. 비주류 중진인 이재오 의원은 페이스북에 “증거 위조 논란에 대해서는 국정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공직자의 바른 자세”라며 남 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남재준 원장의 무리한 ‘한 건 욕심’이 부른 참변”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정원의 업무 중 대공(對共) 대북(對北) 업무의 폐지를 포함한 대대적 개혁을 요구하는 야당에 대해, 남 원장이 ‘대북정보 강화’라는 엇박자로 맞서면서 사건이 터졌다는 것이다. 남재준 원장은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기존 국정원 조직을 완전히 개편해 ‘대북 정보 전담체제’를 탄생시켰다. 해외 국내 대북 등 담당지역별 역할분담 시스템을 해체한 뒤 업무초점을 북한에 맞췄다. 1.2차장 산하는 휴민트(인적 정보), 3차장 관할은 테킨트(기술적 정보)를 맡는 식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후 잇따라 대형 공안사건을 터뜨렸다. 대표적인 게 통진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사건이다. 이 사건은 “남재준이 제대로 한 건 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여권과 보수층으로부터 얻었다. 허지만 이번 간첩증거 조작사건으로 남재준의 국정원은 다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6~70년대 중앙정보부 시절을 연상케 하는 황당한 공안수사 수법이 동원된 것이 드러나면서, 과거 인혁당 사건처럼 관련증거까지 조작해 사건을 만들려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보기관의 업무 특성상 도청 위장 역이용 등 각종 정보수집 활동이 불가피하게 이용될 수 있다 해도, 국가반역이나 다름없는 중범죄 혐의를 덮어씌우기 위해 증거를 위조했다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국정원 내 대북담당 각종 조직들이 서로 경쟁하듯 공안 실적을 올리는 데 혈안이 돼 있었고, 그 과정에서 하나의 ‘단서’가무서운 ‘간첩 증거’로 둔갑됐다는 추측이다. ![]() 탈북자가 탈북자 허위제보 조작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면서 야당의 공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라”고 요구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사과도 촉구했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유씨를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수차례 밀입북하고 탈북자 200여 명의 신상정보를 세 차례에 걸쳐 북한 보위부에 전달한 간첩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오빠는 간첩 맞다”는 여동생 가려씨의 검찰증언이 증거로 제출됐다. 그러나 그 해 8월 법원은 유씨의 간첩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동생 가려씨는 검찰의 강압으로 허위진술을 했다고 법정진술을 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 들였다. 박원순 겨냥한 공작설 야당 일각에서는 이번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조작 사건을 박원순 시장을 겨냥한 정치공작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하고 있고 잠재적 대권주자이기도 한 박 시장에게 좌파 색을 덧씌우기 위한 공안몰이 정치공작이라는 것이다. |
<국정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 속보>“간첩 잡으려다 박근혜 정권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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