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자로 한미은행(행장 금종국)이 2명의 이사를 새로이 영입했다. 지난달 27일 한미은행의 지주회사인 한미파이낸셜(심볼 HAFC / 이사장 노광길)은 “윌리엄 박(56)과 데이빗 로젠블럼(61) 등을 신임이사로 선임했으며, 1일부터 공식적으로 이사직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같은 한미 측의 발표는 거물급 50대 재력가가 향후 몰고올 파급효과와 맞물려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는 다름아닌 ‘PMAC(구 PMC)’ 렌딩 서비스 윌리엄 박 회장의 한인 은행가 이사진 입성이라는 ‘팩트(Fact)’ 하나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세간에 잘 알려진대로 박 회장은 수년전부터 새한은행과 태평양은행의 증자에 참여함으로써 본격적으로 한인사회에 모습을 드러냈던 인물이다. 지난 2010년에는 파산위기에 몰렸던 새한은행의 구원투수로 적극 나서 680만 달러를, 이어 2011년에는 태평양은행에 310만 달러를 선뜻 투자했던 것. 공교롭게 2번에 걸친 그의 투자이력을 돌이켜보면 박 회장은 개인투자 상한선인 9.9%까지 꽉꽉(?) 채웠을 정도로 공격적 투자가 눈에 띄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다함이텍 등 상장사를 비롯해 자바시장 재력가들의 동참을 대거 이끌어냈을 정도로 자금 동원력을 과시했었다. 단, 이상하리만큼 박 회장이 당시엔 이사진 입성 등 은행 경영참여에 전혀 나서지 않아 알게 모르게 궁금증을 낳았던 것도 사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의 한미호 이사진 입성에 따른 수면 위 부각은 벌써부터 수많은 시나리오와 관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설득력이 높은 시나리오는 “박 회장의 ’PMAC’ 사가 이미 30억 달러가 넘는 모기지 대출을 처리하고 있는 홀세일 렌더인 것을 감안하면, 한미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모기지 뱅킹 분야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는 관측이다. 한편 윌리엄 박 회장은 이사진 입성과 함께 50만주의 한미은행 주식 취득으로 일약 1천만 달러대 나스닥 상장사 주식 부호로 올라섰다. 박 회장 외에도 한인은행가에는 이번달 ‘배당(Dividend)’ 시즌을 맞아 남몰래 웃음을 짓는 알짜배기 부자(?)들이 즐비해 이를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박상균 기자>
새한은행과 태평양은행의 대주주였던 윌리엄 박 회장의 최종 선택은 결국 ‘한미은행(행장 금종국)’이었다. 그간 한인은행가를 중심으로 나돌던 ‘한미은행-태평양은행’의 M&A 가능성을 놓고 이를 물밑에서 적극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른바 ‘수렴청정’에 나섰던 그가 마침내 수면 위로 부각된 것이다.
아예 이번에는 통크게 1천만 달러 이상의 나스닥 상장사 지분 50만주를 확보해 일약 나스닥 상장사의 개인 최대주주 위치에 올라섬으로써 가뿐하게 이사진 입성에 성공했다. 한인은행가의 한 고위인사는 “기존 태평양은행 이사진들과의 이견이 벌어지자 윌리엄 박 회장이 이별수순을 밟은 것으로 안다”며 “당초 그가 계획한 우호적 M&A가 아니라면 적대적 M&A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살짝 귀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윌리엄 박 회장은 한미호 입성과 동시에 한미(HAFC) 전체 주식의 약 1.58%에 해당하는 지분율을 확보하는 재력을 발휘했다. 이는 이사진 가운데 최대주주였던 노광길 이사장의 36만 2,966주(1.14%)를 단숨에 뛰어 넘은 것. 지난 8일자 종가인 23.69달러를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박 신임이사의 주식 평가액은 1,184만 5천달러다. 한가지 부연설명을 덧붙이자면 한미(HAFC)는 오는 18일 주당 7센트의 분기별 현금배당을 실시하게 되는데, 박 이사의 경우 1분기 배당액만 3만 5천달러를 받게 된다.
UCB 인수 등 타주진출 임박 ‘전국구’ 대비 무엇보다 올해안 인수가 완료될 예정인 ‘유나이티드 센트럴 뱅크(UCB)’를 통한 전국구 은행으로의 변신작업에 있어서도 윌리엄 박 회장의 ‘PMAC’사와 제휴를 꾀하는 것은 최상책이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50대의 윌리엄 박 신임이사와 역시 50대인 금종국 행장의 ‘젊은피’ 조합은 상당히 ‘파워풀(powerful)’한데다 공격적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두 수뇌부가 모르긴해도 한인 은행가에서 그간 생소하리만큼 소홀히했던 ‘모기지 뱅킹’이라는 블루오션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이로써 캘스테이트 노스리지에서 회계학(Accounting)을 전공한 박 신임이사는 그간 움츠렸던 그의 청사진을 활짝 필 것으로 보여진다. 30여년 가까이 모기지뱅킹, 부동산업, 골프장 운영 등에 관여해 왔으며, 공인회계사(CPA)이기도 한 ‘경제통’으로서 한인 은행가 입성은 시기만 조율해왔을 뿐이지 언제 어느 곳에서 꿈을 펼치냐가 오히려 관심사였다. 그를 아는 지인들은 “투자에 관해서는 비상한 머리를 지녔으며, 빠른 두뇌회전으로 주위의 신망을 얻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사실 한인 은행가에선 “윌리엄 박 회장이 태평양은행(행장 조혜영)의 대주주로서 한미(HAFC)와의 합병을 주도하고 있다”라는 소문과 함께 “새한은행 지분투자로 실익을 취한 투자자들과 함께 US 메트로 뱅크를 접수한다”라는 소문까지 공존했었다.
그런데 정작 뚜껑을 열고보니 그의 최종 낙점은 한미호로의 안착이었으며, 이후의 청사진을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증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원로 금융인은 “이미 한인은행가는 창립이사들의 나이가 7-80대에 다다르는 등 세대교체 시기에 접어든지 오래다”며 “나스닥 상장 3대 은행들을 보더라도 4-50대 젊은 피의 약진이 최근 들어 급속도로 눈에 띄게 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인 은행가에서는 BBCN 은행의 케빈 김 회장(임시행장)에 이어 한미은행 금종국 행장, 그리고 50대 윌리엄 박 이사의 연이은 스포트라이트를 놓고 “이번 신호탄을 계기로 다른 소규모 한인은행들도 세대교체와 전문 이사진의 영입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젊은 주식부호들의 대거 등장 ‘지각변동’ 올해초 윌셔은행(행장 유재환)의 경우도 고령의 김규현(78) 창립이사 등의 은퇴로 2명의 이사를 교체하면서 젊은 피를 수혈한 케이스. 이 가운데 윌셔(WIBC) 주식 62만 7,907주를 보유한 데이지 하(한국명 하윤희) 신임이사의 입성은 눈길을 끌었다.
하기환 전 LA한인회장의 딸이자 10년 경력의 현직 변호사로 더 잘 알려진 하 이사는 지난 8일 종가인 10.87달러를 기준했을 때 주식 평가액만 682만 5,349달러에 달한다. 오는 15일 실시되는 윌셔의 분기별 현금배당인 5센트를 적용하면 3만 1,395달러를 받게 된다. 참고로 지난 2월부터 3년간 윌셔은행을 더 이끌게 된 유재환 행장 또한 급성장한 주식 부호 가운데 한사람이다. 유 행장의 지분은 총 25만 1,869주로 8일 종가기준 주식평가액이 273만 7,816달러. 보유지분을 감안했을 때 그의 분기별 배당액은 1만 2,593달러다. 이밖에도 BBCN이라는 커뮤니티 최대은행을 이끄는 수장으로 한인 경제계에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부각된 케빈 김 회장(임시행장) 또한 알짜배기 주식부호다. 과거 구 중앙은행 시절인 지난 2008년 사외이사로 영입돼 은행가에 발을 들인 뒤 합병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꾸준히 증자에 참여해 온 케빈 김 회장의 지분은 어느덧 44만 4,017주. 지난 8일 종가인 16.49달러를 기준했을 때 주식평가액은 약 732만 1,840달러다. BBCN의 현금 배당액인 7.5센트를 적용하면 분기별 배당액도 3만 3.301달러에 달한다. |
한인은행가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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