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참사 특집4> ‘용맹한 선장, 비겁한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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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세월호’ 참사에서 배에 남은 승객들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이준석 선장에 대한 전 국민의 비난이 거세다. 최근 인터넷 위키피디아 란에도 ‘불명예 함장’의 최근 리스트에 올랐다. 이 선장의 수치스런 행동은 이미 외신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이다. 해난사고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발생하며, 과거 역사 속에서도 무수히 일어났다. 그때 마다 영웅스런 행동도 있었고 불명예스런 행동도 나타났다. 이준석 선장 같은 불명예 선장은 비단 한국에만 있지 않았다. 또한 이와는 달리 고귀한 행동을 보여준 선장들도 많았다. 이들은 “배와 함께 최후를 맞는다”(The captain goes down with the ship)라는 영국의  ‘바다 사나이’ 전통을 지켰다.
성 진<취재부 기자>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비겁한 행동을 보인 이준석 선장과 대조되는 타이타닉호의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의 이름이 다시 언론에 회자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당일(한국시간 4월16일)은 미국시간으로 보면 4월 15일이다.
사고가 일어난 날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히트한 타이타닉호의 참사 102주년 이기도 하다. 타이타닉호는 건조 당시부터 “신도 침몰시킬 수 없는 배”라는 별명을 지닌 당시로서는 최대규모의 여객선이었다.


인간의 자만이 부른 참극


1912년 4월11일 영국 사우삼톤 항구에서  승객 2200명을 태우고 처녀항해를 시작한 타이타닉호는 4일 만인 15일에 빙하와 충돌해 어이없게도 침몰했다. 당시 탑승객 1514명이 숨졌고, 410명만이 구조됐다. 아직까지 이 기록은 그대로 남겨져 오고 있다.
당시 스미스 선장은 가라앉는 타이타닉 갑판에서 침착하게 승무원들을 지휘 하면서 승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는 승객 중에서 어린이, 여자, 남자 순으로 탈출토록 했고, 총으로 공포를 쏘면서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질서를 유지 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그는 일부 승객들이 자신들이 살려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는 “영국인답게 처신하라”고 소리쳤다. 이윽고 사나운 파도가 타이타닉 갑판위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스미스 선장은 일부 승무원들이 “선장님 이제 마지막으로 탈출하셔야 합니다”라고 소리쳤으나 이를 뿌리치고 한 사람이라도 더 찾으려고 함교 브릿지로 올라갔다. 그러나 몰려온 파도와 함께 타이타닉호와 운명을 함께 했다. 영국인다운 직업의식과 책임감의 표상이 됐다.



영국인들은 스미스 선장의 업적을 기리고자 그의 고향인 리치필드에 그의 동상을 세우고 동판에 “영국인답게 행동하라(Be British)”는 그의 마지막 말을 새겼다.
1857년 9월 12일 윌리엄 루이스 핸돈 선장은 센트럴 아메리카라는 여객선의 선장이었는데, 항해 중 태풍을 만나 노스 캘로라이나 인근 해역에서 조난을 당했다. 마침 인근을 항해 중인 두 척의 선박이 다가와 구조 활동에 나섰다.
헨돈 선장은 우선 152명의 여성과 아이들을 구조 선박으로 무사히 보냈다. 하지만 남은 승객들은 거세진 태풍으로 더 이상의 구조가 불가능했다. 끝내 헨돈 선장은 남은 승객 및 승무원 400여명과 함께 운명을 함께 했다. 이 사고는 미국 민간 해양 사고 중 최대 피해 사고였다.
타이타닉호 참사에서 생존자 가운데 여성은 75%, 어린아이는 50%의 생존율을 보인 반면 남성의 생존율은 17%에 불과했다.












 ▲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비겁한 행동을 보인 이준석 선장과 대조되는 타이타닉호의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의 이름이 다시 언론에 회자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당일(한국시간 4월16일)은 미국시간으로 보면 4월 15일이다.


참다운 리더십은


스웨덴 웁살라 대학 경제학 교수인 미카엘 엘린더와 오스카 에릭손은 타이타닉처럼 배가 침몰할 때 선장과 승무원, 승객의 생존율을 비교한 연구 결과, 지난 1852년부터 2011년 까지 세계 30개국에서 일어난 해상 사고를 분석한 조사에서 사고 시 가장 생존률이 높은 사람들은 다름아닌 선장과 승무원으로 드러났고, ‘여성과 어린이 먼저’라는 기사도 대신 ‘모든 사람이 자신만 생각’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탑승자 약 1만5000명 중 승무원은 대략 60%, 선장은 40%, 남성 승객은 37%, 여성 승객은 27%, 어린이 승객은 15%가 침몰 사고 시 살아남았다.
연구진은 타이타닉 사고시 유독 여성 생존자가 많은 것은 스미스 선장의 책임감 있는 리더십 때문으로 분석했다.
바다 위에서만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서도 사고가 난다. 이런 사고에서도 영웅이 나타나는 법이다. 지난해 7월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착륙 사고에서도 영웅은 있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공항에 너무 낮게 착륙하는 바람에 동체 꼬리부분이 잘려나갔고 기체도 화염에 싸였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307명 중 중국 여학생 2명이 사망했고 18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기체 안에는 화염으로 인해 검은 연기가 가득했으며, 더구나 폭발이 언제 닥칠지 모를 긴박한 순간이었다.



이같은 위기상황에서 이윤혜 승무원 팀장은 다른 승무원들과 함께 필사의 구조활동을 펼쳤는데, 특히 그녀 자신도 골절상으로 인한 부상자임에도 부상당한 동료 승무원을 업고 동체를 빠져나와 활주로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다시 검은 연기를 내뿜는 기체로 뛰어 들어가 승객들을 빨리 대피하도록 기내를 뛰어다녔다.
그녀는 한 여성 승객이 다리를 심하게 다쳐 피가 흐르는 모습을 보고는 달려가 부상자를 등에 업고 나왔고 다시 기체로 뛰어 들어갔다. 이같이 수차례 반복해 기체안에 한명의 승객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부기장과 함께 마지막으로 탈출했다.
당시 사건 현장 구조에 나섰던 샌프란시스코의 조앤 헤이스 화이트 소방국장은 “캐빈 매니저 이윤혜의 활동은 영웅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화이트 국장은 “그녀가 너무 침착하게 구조활동을 벌여 처음에는 공항에서 파견된 구조 요원인 줄로만 알았다. 그녀는 사고기에 남아 마지막 승객이 내리는 것 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릿 저널지는 탑승객 유진 앤서니 씨의 말을 인용해 “몸집도 작은 여승무원(이윤혜)이 눈물을 흘리며 승객들을 업고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며 “그녀는 울고 있었지만 침착하였다”고 밝혔다.


추악한 군상들


이준석 선장과 같은 비겁한 선장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12년 1월 13일 4200명을 태운 이탈리아 소속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제도 질리오 섬 앞에서 좌초, 오른쪽으로 기울며 바다에 잠겼다. 이 사고로 사망 11명에 실종자 24명을 낸 조난이었다.
그러나 이 유람선의 선장 프란체스코 셰티노는 배가 좌초하자 승객 구조 지휘는 커녕 먼저 도망쳤다. 셰티노는 선장으로서 승객을 최우선적으로 구조해야 하고 배와 운명을 함께 한다는 책무를 저버렸다.
1906년 8월4일 이태리 선적 시리호의 주세페 피코네 선장은  알르헨티나로 이민을 가는 이탈리아인과 스페인 승객 800여명을 태우고 가다가 조난을 당했다. 피코네 선장은 일찌감치 선박을 포기하고 구조선에 먼저 올랐다. 근처에 있던 2척의 선박이 와서 필사의 구조를 벌여 300여명을 구조했으나 나머지 500여명이 사망했다. 살아남은 피코네 선장은 죄책감으로 고생하다가 사고 1년 후 사망했다.

선장이 배를 버렸으나 용감한 승객들이 오히려 다른 승객들을 구조하는 사건도 있었다.
1991년 그리스 선적 오세아노스의 이아니스 아부라나스 선장은 승객 571명을 태우고 남아프리카에서 아일랜드로 운항하다가 조난을 당했다. 그는 승객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배를 먼저 탈출했다. 나중에 일부 승객들이 선장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즉시 해난구조 신호를 보내 남아공화국 해군 등이 나서 구조활동을 벌여 승객 전원을 구출했다.
죽음이 교차하는 순간에도 자신의 사명을 지키는 영웅이 있는가하면 비겁하게 자신의 목숨만을 구하는 추악한 군상이 있다. 아직도 이 사회가 지탱하는 것은 끝까지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성실한 인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저혼자 살려고 몰래 탈출한 이준석 원장은 숨진 승객들의 남은 생을 30년씩 계산하여 최소 수백년의 징역형을 처하거나 교수대로 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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