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진<취재부기자> 세월호의 참사는 미주동포사회에도 크나큰 충격을 주고 있다. 밤늦도록 TV시청이나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는 바람에 직장이나 단체 활동에서도 정신적과 육체적인 피곤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많다. 한국에서처럼 이곳 동포 사회에서도 트라우마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코리아타운의 교육관련 재단에 근무하는 김 모씨는 ‘세월호 참사 보도가 사고 첫날부터 날이 갈수록 믿기기 어려운 일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시시각각 보도가 파장이 너무 커서 일이 손에 안잡힌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어진 업무를 어차피 해야 하는데, 보도를 듣고 보는 동안 정신적 충격으로 일하는 자체도 힘들다’고 호소했다. 변호사 사무실에 근무하는 정 모씨는 ‘어떻게 최대 규모 여객선의 선장이 그처럼 비겁한 행동을 할 수 있는가’라며 ‘미국 언론에 그에 대한 비난 기사로 한국인인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한국의 공무원들의 사고방식도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면서 ‘대통령이 달려가서 직접 명령을 해야만 움직였다니 이게 어디 선진국 수준의 나라라고 할 수 있는가’면서 ‘아프리카의 미개나라에서도 그렇게는 안할 것’이라고 자조 섞인 말을 털어 놓았다. 부처 이기주의 ‘참사’키워 박근혜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당선된 뒤 대한민국을 행복한 사회로 만들겠다며, 우선 정부 조직법부터 개혁한다며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 중 하나가 ‘안전행정부’(안행부)설치다. 종전의 ‘행정안전부’를 이름을 바꾸자는 것이다. ‘안전’을 ‘행정’보다 우선시 하겠다는 속셈이라는 것. 글자가 앞에 가면 그것이 우선이라는 정부조직개편 구상 자체가 코미디였다.
대한민국의 공무원 조직의 부조리 현상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건국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조시대나 고려시대 그 이전 삼국시대의 왕조시절의 관리들의 부조리를 보면 잘 나타나 있다. 그 DNA가 그대로 답습된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이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미국적 사고방식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한인들과 교류하는 타인종들도 이번 세월호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신을 리틀 방글라데시 개발협회 회장이라는 마지브 시디씨는 본보에 이메일 메시지를 통해 “한국에서 대형 여객선의 침몰로 수백명이 희생된 것에 심히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희생자 중에는 이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할 능력의 소유자들도 많은데 유명을 달리해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브 시디 씨는 “미국내 나의 많은 한인 친구들이 이번 참사로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음에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전 국민이 애통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정략적인 생각만 하고 있다는 슬픈 소식도 전해진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여당인 새누리당 측은 ‘저 사고가 6월 지방선거에서 우리에게 득이 될까, 아닐까’를 두고 저울질 하고 있었다. 여기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어떻게 저 사고를 끌고 가면 6월선거에 여당을 곤궁에 빠트릴 수 있는가’에 골몰했다고 서울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두고 한국 언론들의 행태도 시민들로부터도 크나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확하고 빠른 사고소식과 구조활동 소식을 전하는 것이 일차 사명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내 TV라디오 방송과 신문들은 치졸한 속보 경쟁으로 크게 일을 그르쳤다. 이같은 속보경쟁은 구조 활동 자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였다. 언론들의 치졸한 속보경쟁 사고 발생 첫날 16일(현지시간)에 YTN 등 많은 매체들은 확인도 안된 사실을 사실인양 마구 보도 해 실종자 가족들이나 시민들, 그리고 구조에 관계된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어 쓸데없는 시간 소비를 만들었다. 매체들은 사고 발생 후 몇시간도 안되는 시점에서 ‘세월호에 승선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전원이 구조됐다고 합니다’라는 보도를 쉴새없이 뇌까리고 있었다.
당시 MBN 앵커는 이 인터뷰를 특종인양 의기양양하게 보도하면서 ‘저희 인터뷰와 관련해 곧 해경에서 기자회견에서 답변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라고 까지 수차례 반복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네티즌은 홍가혜씨의 과거 행적을 언급하며 인터뷰 발언 내용과 잠수부 자격증 진위 여부에 강력한 확인을 요구했다. 나중 MBN이 해경에 확인한 결과 해경이 민간 잠수부들의 잠수를 차단하지 않았고, 18일도 70여 명의 잠수부가 투입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방송 후 큰 혼선이 벌어졌다. 이 보도국장은 “사과 방송에서 실종자 가족, 목숨 걸고 구조 중인 해경, 민간 구조대원에게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경 측은 18일 보도자료에 “해경이 현장에서 민간잠수부의 투입을 막고 비아냥 거렸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전날부터 현재까지 민간잠수부들은 총 3회 투입됐다”면서 “생존자가 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제성장 뒷전에 숨은 도덕 윤리 한편 민간잠수부 홍가혜 인터뷰와 관련해 뉴스타파는 “우리 측 방송이 아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
<세월호 대참사 특집3> ‘이것이 오늘의 대한민국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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