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건희 회장 건강 악화 ‘황금의 제국…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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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이건희(72) 회장이 지난 10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삼성이 초비상사태를 맞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심폐소생술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건강악화가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더욱 본격화한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개편과 미래전략실 주요 인사들의 삼성전자로의 이동 등이 이 회장의 건강 악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경영의 최종 판단을 내려온 이 회장의 건강 문제가 드러나면서 삼성그룹 안팎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 시선은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로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 이후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올려놓았을 만큼 경영능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이 부회장이 과연 그 정도 경영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본지는 이미 지난 8월 22일 발행한 894호에서 <위독한 황제 이건희, 2% 부족 황태자 이재용 ‘황금의 제국’ 앞날은?>이란 제목으로 작금의 사태를 예견한 바 있다. 당시 삼성 측은 이 회장의 건강이 아무 이상 없다고 해명했으나 불과 8개월 만에 본지가 예측한 사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 문제는 여전히 삼성 내외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물음표를 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삼성그룹의 주소를 추적해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지난해 8월 본보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상설을 보도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은 여전히 미덥지 못하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당시 본보 보도 내용의 일부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상설로 인한 재계의 관심은 삼성그룹의 고민을 잘 보여준다. 삼성그룹은 이병철 창업주와 그의 아들 이건희 회장의 카리스마에 의해서 지금까지 커왔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각종 불법적인 행위들이 동원됐다. 그래서 나온 말들이 ‘삼성공화국’, ‘이건희 제국’ 등이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의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선대가 가졌던 경영능력은 물론이고, 회사를 위해서 불법을 저지를 만큼의 대담성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기에 삼성을 둘러싼 시장의 상황도 예전만 못하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이건희 회장이 건강 이상으로 인해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면 그야말로 최대의 위기인 것이다. 바로 여기에 삼성의 고민이 있다.”
삼성은 재계에 파다했던 건강이상설을 부인했으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본지가 지적했던 후계구도의 문제가 현 시점에서는 최대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재용 능력에 부정적


당장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인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등이 줄곧 이 회장의 곁을 지키고 있는 것과 달리 11일 오전 출장 중 급거 귀국한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초 사옥을 오가며 주요 현안을 챙기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12일 “별도의 경영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평소대로 경영에 임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이 부회장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수뇌부와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부회장이란 직함을 달고는 있지만 이 회장의 장남으로서 향후 경영권 승계 구도의 정점에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부회장의 역할은 적지 않다. 이 회장이 와병중인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주요 수뇌부와의 협의를 통해 그룹내 주요 사업 현안을 챙기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다만, 아직 명확히 후계 승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 부회장의 입지가 제약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 회장의 병세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해외 투자자와 언론들의 반응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일부 해외 언론은 여전히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3일 이건희 회장을 ‘삼성의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로 표현하며 그동안의 업적을 자세히 설명하는 가운데 이 부회장을 둘러싼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포브스는 ‘심판의 날(a day of reckoning)’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수년간 경영 수업을 받았음에도 아직 ‘경영 직함(operational title)’을 가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외 언론이 모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건희 회장 건강 회복 불능


뉴욕타임스(NYT)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와 이 회장을 비교하면서 “이 회장이 삼성의 경영에 미친 기여는 결정적이었지만, 건강 악화가 삼성에 미칠 영향은 스티브 잡스의 영향 만큼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삼성이 특정 한 사람의 비전에만 의존하지 않고, 회사의 각 부문을 담당하는 수많은 경영진이 포진한 거대하고 복잡한 조직이어서 오너 리스크에 휘둘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해외 투자자와 언론은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비상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 등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전히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00년대 초반 e-삼성이라는 첫 번째 사업을 했다가 실패하면서 첫 번 째 좌절을 맛봤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01년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에서 전무와 부사장, 사장을 거쳐 12년만인 지난 2012년 부회장에 올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야심차게 갤럭시 기어를 출시했지만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두 번째 쓴 잔을 마셔야 했다. 

그래서인지 삼성전자는 눈부신 성장을 해 왔지만 이를 모두 이 부회장의 공으로 돌리는 평가는 많지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회복하더라도 경영 일선에서 직접 사업을 챙기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이 부회장은 좋든 싫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할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고 말했다.
삼성 내외부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의식이 돌아와도 예전과 같이 경영에 깊숙하게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과 비슷한 나이 삼성을 물려받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었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와 같은 모습을 이 부회장에게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삼성 그룹의 임원진들은 이건희 회장의 주검을 대비해 장례식 준비를 하고 있다는 설도 흘러나와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회복 불능의 상황에까지 왔음을 암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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