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부는 “요즘은 식당에만 가도 대피시설과 뒷문을 먼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면서 무의식속에서도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 젊은 남성은 “치솟는 연기를 멀리서 보고 무언가 또 터진것인가 하는 불안감을 나도 모르게 철렁하는 심정으로 바라보았다” 면서 요즘 뉴스 때문이 아닌지 되물었다. 주요 외신들도 세월호 참사 이후 장성요양병원 화재사고를 다루면서 경제 성장기를 지나면서 개발 논리에 밀려 안전을 뒷전에 둬 온 역사적 배경을 지목했다. AP통신은 “한국전쟁의 폐허와 빈곤에서 아시아의 4번째 경제로 급성장한 나라가 오랜 안전의식 부재와 관료 부실과 부패 논란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50대 주부 이모씨는 “요새 뉴스를 보면 속된 말로 이 나라에 망조가 들었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같이 터지는 안전사고를 접하면서 ‘내일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불안감만 늘어간다”면서 “요즘 같으면 왜 사는지 모르겠다” 고 우울증세를 토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언론에서 쏟아내는 각종 사고보도나 원인 규명, 특히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권에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낱낱이 드러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와 무능한 대책, 거기에 감추기에 급급한 관료들의 거짓은 이미 국민들의 불안감에 신뢰까지 저버린 지 오래다. 사고 피해 가족이 아니더라도 무능한 관료와 정부에 대한 배신감은 극에 달해 이러한 공황상태속의 불만은 또다른 불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회 전반에 깔린 불안감은 이제 우울증에 젖은 위험사회로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래도 28일 도곡역 방화사건은 대형참사로 이어질 사건을 기적적으로 막아낸 사건으로 분석했다. 방화범 조모(71)씨는 등산용 가방 2개에 시너 11병(11ℓ)과 부탄가스 4개, 흉기 1개를 준비하고 사전 답사를 통해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조씨는 오전 10시 51분쯤 매봉역에서 도곡역으로 이동하던 중 시너를 바닥에 뿌리고 3차례 불을 지르고 도망쳤다. 조 씨는 방화 과정에서 화상을 입었으나, 피해자인 것처럼 가장해 구급차에 올라 치료를 받으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세월호 선장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다행히 이날 불길은 크게 번지지 않았다. 대구지하철 화재 이후 불연소재로 교체한 탓이다. 또 ‘불이야’ 외침소리가 나자 곧 신고하고 직원의 신속한 소방작업으로 진화하고 승객 370명을 무사히 피신시켰다.
29명의 사상자를 낸 장성 요양병원 화재 참사는 치매 증세가 있는 80대 노인의 방화 때문으로 보인다. 전남 장성경찰서는 28일 자신이 입원 중인 요양병원 건물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로 김모(81)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
끊이지 않는 인명사고, 누구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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