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경기는 언제나 살아날까? 자바 시장이 가라앉은 지 오래고 타운 내 식당가와 점포들도 한숨소리가 높다. 타운 곳곳에 문 닫은 식당들도 많고 ‘업소정리 바겐세일’ 광고도 눈에 띈다. 개업한 식당 10곳 중에 살아남는 가게는 2-3곳뿐이라는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새로운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직도 구태의연하게 불결하고 불친절하며 불합리한 마케팅으로는 살아남기 힘들지만 곳곳에서 어처구니없는 행태로 손님들과 시비나 논란이 뜨겁다. <선데이 저널>이 한인 타운내 식당가들의 현주소를 점검해 보았다.
* 웨스턴 길의 한 분식점, 몇 년 전만 해도 배달 주문이 이어지고 찾는 손님들이 많아 권리금만 50만불이 넘는 금액에 거래되던 식당이었으나 몇 개월째 문이 닫혀 있다가 최근 음료수 가게로 바뀌었다.
* 최근 인터넷상에서는 ‘M 순대국’ 식당에서 식사 중에 국밥에서 발견되었다는 녹슨 지퍼 손잡이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미씨USA 나 방송 사이트 등에 글을 올린 피해자는 씹힌 이물질 때문에 엄마가 이를 치료해야 할 정도였지만 업주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결국 피해자는 시 위생보건당국에 신고했지만 언제쯤이나 보상이나 해결을 볼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모 대형마켙에서는 바퀴벌레와 쥐가 튀어 나와 장기간 영업정지를 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보건당국에 지적을 받은 바 있지만 아직도 마켓에서 시간을 넘긴 김밥이나 떡이 법을 어기며 냉장 보관되지 않은 채 팔리고 있다. 성공과 실패는 고객 감동이 좌우 * 또 한국에서 건너 온 유명 프랜차이즈 짬뽕집, 점심때면 줄을 서서 주문해야만 먹을수 있다. 우선 음식값이 싸고 주문 음식이 빨리 나와 각광을 받고 있다. 광고 영향도 있겠지만 독특한 매운 국물맛도 인기를 더했다. 광고내용대로 주방을 훤히 볼수 있도록 확 트인 주방을 배치했다. 그러나 밀려드는 주문 때문인지 주방은 지저분하기만 하다. 특히 멕시칸이나 연변쪽 사람들이 주로 일하는 요리사들은 비닐장갑도 끼지 않는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하거나 탕수육 반죽을 기름에 떼 넣고 있다. 주방장은 무거운 프라이 판 손잡이를 맨손으로 잡고 요리를 하다가 돌아서서는 먹는 음식을 손으로 집기도 한다. 오래 사용한 손잡이는 여러 가지 오물로 새카맣다. 그러나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땀을 문지르며 일하고 있다. 이런 식의 식당 영업이 성공하기를 바래서는 안 된다. * 한 일식집의 런치 회덮밥은 6.99달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점심때면 좁은 가게에 손님들로 가득하다. 거의가 회덮밥을 찾는 손님들이다. 그러나 정한 런치시간이 지나면 12.99로 가격이 치솟는다. 한 손님은 “점심시간이 5분 지났다며 2배가 넘는 돈을 냈더니 밥맛이 확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똑같은 음식을 런치와 가격 차이가 2-3불 정도 차이가 나는건 이해가 가지만 두배가 넘는 상업전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난감해 꼭 사기 당하는 기분이었다”고 비난했다. 이런 손님이 다시 그 식당을 찾을지는 의문이다.
* 플러턴의 한남체인 옆 유명 한식당 ‘S’을 찾은 서 모씨. 비빔밥을 시키고 산낙지를 판다는 광고를 보고 한 접시 주문했다. 낙지 한 마리를 접시에 썰어 온 것을 먹었다.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 낙지값만 30불이 넘었다. 주인에게 물으니 정확한 계산이란다. 결국 시중 가격에 10배 정도의 낙지 값을 지불한 것이다. 썰어서 접시에 올려주기만 했을 뿐 아무런 요리도 하지 않은 낙지 한 마리를. 세어보니 10조각 정도였으니 낙지 한 조각에 3불도 더한 엄청난 낙지를 먹은 셈이었다. * 최근 타운 내 유행을 타고 업소 수가 늘고 있는 이른바 포장마차 술집으로 불리는 ‘포차’ 술집들. 이곳에서는 그야말로 불법천지이다. 실내에서 담배를 여기저기 피워대고, 자정이 넘으면 술주전자에 담은 술이 주문된다. 포차 식당들 역시 주방의 불결함과 불법 심야 영업이나 주류판매, 또 실내 흡연들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여름철 특별 주의 요망 특히, 갈수록 어려워지는 식당들의 수지타산으로 주방시설이 노후하거나 불결해도 시설개선을 못한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타운내 식당들의 주방시설을 살펴보면 특유의 한식 냄새와 지저분한 공간에 놀랄 수밖에 없다. 협소한 공간에 열기로 인해 주방 근무자들은 비좁고 환기조차 안 되는 공간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혹사당하고 있다. 최근 날로 기온이 오르는 여름철을 앞두고 한인 식당들의 위생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보건당국의 위생검열 또한 강화되고 식재료와 조리도구 단속 규정도 까다로워진 탓이다. 더운 날씨 때문에 세균번식이 우려되고 검열 과정도 집중되는 것은 물론, 검열점수 기록이 서면 작성에서 컴퓨터 시스템으로 전환돼 적발 확률을 높이고 있다. 요식업계에 따르면 여름철 한인식당들이 가장 주의해야 하는 사항은 온도관리로 화씨 135도 이상, 찬 음식은 41도 이하에서 관리해야 한다. 또 조리 후 2~4시간 이내까지 상온보관이 가능한 음식의 경우 이를 증명하기 위한 음식물의 최초 조리시간 등을 반드시 기록해 둬야 한다. 음식 덮개 역시 주요 적발사례 중 하나다. 쌀과 고춧가루 등 상온보관 식품뿐 아니라 냉장 보관 때에도 교차오염을 막기 위해 뚜껑을 꼭 덮어둬야 한다. 행주나 도마를 쓰고 싱크대 주위에 아무렇게 놓아둔다든지 주걱에 밥풀이 붙어 있는 채로 방치하는 것도 모두 위반사항이다. 특히 푸드 핸들러 카드 취득 의무화가 3년이 지난 만큼, 기간 만료가 언제인지 숙지하고 잊지 말고 갱신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갈길 먼 한식 세계화 세계적으로 유독 한식만 자리를 못잡는 이유도 곰곰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식, 중식, 나아가 타이음식, 월남음식 등도 독자적인 입맛으로 제자리를 잡았지만 한식은 제자리다. 따져보면 건강에 탁월한 한식이 아직까지 크게 각광을 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원인 분석과 시정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때 MB시절 ‘한식 세계화’ 움직임이 반짝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자취를 감췄다. 김윤옥 여사가 막대한 예산만 허비하고 아무런 실적이 없다는 이유에서 였다. 선장이 잘못하면 배는 산으로 갈수밖에 없다. 문제점과 목표가 잘못된 탓에 오히려 퇴보만 한 셈이다. * 웨스턴과 10가 인근의 최근 개업한 고깃집, 소금구이 돼지갈비를 즐겨 찾는다는 고객, 처음 2-3인분의 량에 놀랐고 23불 가격에 놀랐으며 쌈을 위한 푸짐한 야채에 더 놀랐다. “과연 이 가격에 이익은 남기는지 믿기지 않는다”는 고객은 이제 단골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기다려야 하는게 불만이다”고 말했다. 결국은 고객이 믿을 수 없는 가격, 푸짐한 서비스, 친절에 감동시키는 것이 비즈니스 성공의 방법인 것을 알 수 있다. * 또 6가와 알렉산드라 상가에 있는 칼국수 전문식당, 일단 수북이 쌓인 조개 양에 놀라고 푸짐한 칼국수 양에 놀란다. 또 깔끔한 밑반찬이나 물김치에도 과연 이런 맛을 미국에서 맛볼 수 있다는데 놀란다. LA에서 소문이 난 항아리 칼국수 식당은 지금은 낮시간에 30분은 기다려야 차례가 올 정도이다. 옆 식당은 썰렁해도 줄서서 기다리는 식당, 잘되는 식당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게 분명 있다. 주방의 불편하고 숨겨진 진실들 불편한 진실은 또 있다. 타운에서 넘쳐나는 무한대 고깃집들의 기름이 덕지덕지 붙은 불판. |
<긴급진단> 타운내 식당들 성공과 실패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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