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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춘훈(언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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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후보 문창극이 결국 자진사퇴 형식으로 낙마했습니다. KBS 노조 등 범 좌파세력과 야당한테 거의 처형(處刑) 수준의 인격살인을 당하고, 끔찍한 모습으로 죽어갔습니다. 죄명은 무섭게도 ‘친일’과 ‘반민족’이었습니다. 문창극을 하룻밤 새에 이완용 수준의 친일파 거두(?)로 만든 건 6월 11일 KBS 9시 뉴스였지요. 이 방송은 2011년 온누리교회 강연 일부를 발췌해 “교회장로인 문창극이 일제의 식민지배와 이어진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를 친일파로 몰았습니다. 한 시간짜리 강연을 몇 분짜리 토막 보도로 압축한 KBS의 ‘거두절미 식’ 짜깁기 보도를 놓고, ‘악마의 편집’ ‘범죄적 왜곡-조작’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허지만 ‘친일파 총리’라는 주홍글씨에 한국사회 특유의 가학적(加虐的) 집단 광기(狂氣)가 반응하면서, 문창극은 장절하게 무너졌습니다. 심심하던 좌파들은 ‘대박!’을 외쳤고, 지방선거 실패로 기죽어 있던 야당인 새정련에선 샴페인이 터졌습니다. 좌파논객 진중권은 아예 문창극을 ‘일본국 총리대신’이라 조롱했고, 야당 원로 박지원은 “일본총리 아베의 브라더가 대한민국 총리라니…”라고 이죽거렸습니다. 문창극 파동 2주 동안 세상은 이렇게 온통 ‘미쳐’ 돌아갔습니다.
문창극 놓고 미쳐 돌아간 세상
박 대통령의 문창극 선택은 패착(敗着)이었다고 봅니다. 친일파여서가 아닙니다. 그의 강연 어디에서도 사실 친일의 흔적은 찾기 힘듭니다. 기독교적-성서적 역사관은 한 민족이나 개인의 고통과 좌절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며 회개와 구원을 천착합니다. 기독교 장로가 교회 안에서 행한 간증 강연에서 ‘하나님의 뜻’을 인용한 게 총리후보를 인격살인 하는데 정략적으로 이용된 건 한국적 후진정치의 한 단면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난 2주간 언론보도에서 드러난 문창극의 언행에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총리감은 아니다”라는 믿음을 갖게 됐습니다. 세월호 사건, 정치 경제 이념적 양극화, 서민경제 파탄, 북한 및 한반도 주변 정세의 불안 등으로 대다수 한국민들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잃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불통 리더십은 여전하고, 정치판은 허구헌날 백귀야행(百鬼夜行)의 아귀다툼뿐입니다. 이런 때 시대적 소명을 감내할 총리는 화합형-통합형 인물, 시쳇말로 ‘훈남 스타일’이 바람직합니다. 문창극은 청문회 준비를 하느라 총리별관에 나가며 매일 출퇴근 시간에 기자들과 짧은 골목길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책임총리 할 자신 있으세요? 책임총리라는 게 뭔지 처음 들어 보는데요…. 여당에서도 물러나라는데 자진사퇴 용의 있으세요? 내가 왜요? 처음 듣는 소린데요. 야당은 청문회도 필요 없다고 빨리 물러나라는데요. 나 매일 청문회 준비하고 총리 공부하고 있어요….” 문창극과 기자들의 골목길 인터뷰는 늘 이런 식이었지요. ‘화성에서 온 총리’와 ‘금성에서 온 기자’의 대화 같았습니다. 여론이 저만치 떠난 것을 알면서도 그는 당당하고 거침없이 자신이 하고픈 말을 방송사 마이크에 쏟아냈습니다. 강한 자존감과 자기 확신이 넘쳐나는 문창극의 인터뷰를 볼 때마다 왠지 아슬아슬하고 불편했습니다. 그의 퍼스낼리티는 아쉽게도 ‘훈남’ 보다는 ‘까도남’ 쪽이었습니다. 그래서 얻은 결론이 “우리 대통령, 사람 또 한 번 잘 못 골랐군”이었지요. 정부방송 KBS의‘좌파 本色’
정부의 출연금과 국민이 내는 시청료로 운영되는 국가 기간방송 KBS는 이번에 문창극 총리후보를 찍어내는데 수훈(?)을 세웠습니다. 대통령이 임명한 길환영 사장을 이달 초 총파업 투쟁으로 몰아낸 뒤 좌파 노조가 거둔 ‘파죽의 2연승’입니다. KBS 뉴스는 대통령이 문창극을 총리로 지명한 바로 다음 날 문제의 방송을 내 보냈습니다. 노조 측은 문창극 보도가 자체 검증 팀이 구글링해 찾아낸 관련 자료를 근거로 작성한 것으로, “뉴스 가치에 대한 판단에 따른 공정한 보도”라고 강변했습니다. 정부 최고위직인 총리 지명자를 검증한다면서 단 하루, 그것도 3년 전 교회에서 행한 단 하나의 강연 내용을 짜깁기 편집해 후보에게 친일-반민족주의자라는 주홍글씨를 붙여준 것이 과연 공정보도였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길환영 사장이 쫓겨난 KBS는 지금 노무현 정부의 ‘낙하산’ 정연주 사장 시절(2003~2008년)로 완벽하게 회귀했습니다. 정연주는 한겨레신문 기자를 하며 정부의 방송장악,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던 대표적 좌파논객입니다. 방송의 방자도, 경영의 경자도 모르던 그를 KBS 사장자리에 앉힌 사람은 그의 ‘좌파 본색’을 끔찍이 사랑하고 아끼던 대통령 노무현이었지요. 낙하산을 저주하던 정연주가 낙하산 타고 펄펄 날아 국가기간방송 사장 자리를 꿰차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길환영 사장을 축출하고 KBS를 ‘접수’한 현 좌파 노조의 핵심세력이 바로 정연주 사장 시절 완장부대인 ‘정연주 킷스’들입니다. 이들이 사장이 없는 틈을 타 ‘해방군’ 행세를 하며, 6년 전 이명박 대통령을 흔들기 위해 MBC가 광우병 파동을 조작했듯이, 박근혜 대통령을 손보겠다며 ‘문창극 친일파 이슈’를 조작했습니다. ‘천하의 KBS’가 나꼼수들이나 하는 못난이 ‘뻘 짓’을 하고 있습니다.
장관청문회, 극악무도한 언어로?
곧 총리를 제외한 9명의 새 장관후보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립니다. 야당은 최소 2~3명은 찍어 내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문창극을 “이 세상에서 동원할 수 있는 가장 포악한 언어로 혼내겠다”고 막말을 한 새민련 의원 박지원이 이번엔 또 어떤 언어로 장관 후보들을 혼낼지 ‘기대’가 됩니다. ‘포악’ 이상의 언어, 세상에서 가장 ‘극악무도’한 언어로, 그들이 이미 먹잇감으로 찜해 놓은 국정원장 후보나 교육장관 후보를 청문회장에서 ‘작살’을 내 보면 어떨까요. 야당이 청문특위 위원장으로 내세운 박지원에게는 ‘비리 종합백화점’ ‘걸어 다니는 부정부패’라는 ‘거시기’한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지금도 거시기한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지요. 야당대표 김한길과 안철수 역시, KBS의 천재 짜깁기 전문가들한테 ‘악마의 편집’을 의뢰해 검증을 하면, 장관은커녕 통-반장도 못할 거시기한 위인들입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일본국(도쿄) 태생에 일본식당을 자주 드나든다지요? 아뿔싸, 그러면 그도 친일파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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