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행장 금종국)이 1년 넘게 끌어 오던 텍사스 달라스에 본점을 둔 유나이티드 센트럴뱅크 (이하 UCB)이 지난 31일자로 합병이 완료됐다. 이로서 한미은행은 UCB와의 합병으로 한인은행 중 자산규모 2위(약 44억 달러)로 올라섰으며, 28억 달러의 대출과 37억 달러의 예금고와 전국 7개주의 50여개의 지점을 구축한 명실 공히 전국은행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여전히 UCB은행 인수를 둘러싸고 적지 않은 난제들이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금융가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또한 UCB 은행의 지점들이 일리노이·뉴저지·뉴욕·텍사스·버지니아·워싱턴까지 총 7개 주에 50개 지점과 3개의 대출사무소를 두게 됐지만 문제는 이들 지점들을 어떻게 통솔하고 관리하느냐에 성패가 좌우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본격적인 타주 및 타인종 커뮤니티 시장 진출에 나서는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할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김 현(취재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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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은행의 금종국 행장(왼쪽 두번째)이 16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UCB) 인수의 개요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미은행의 바니 이 수석전무, 금행장, 노광길 이사장,마크 윤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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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의 금종국 행장은 2일 LA한인타운의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은행 지주사인 한미파이낸셜코포레이션과 텍사스에 본점을 둔 유나이티드센트럴뱅크의 모회사 센트럴뱅콥의 합병절차가 지난달 31일자로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서 금종국 행장의 ‘UCB 인수, 대 도박’은 일단 절반의 성공인 셈이었지만 풀어야할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한미은행으로서는 UCB와의 합병은 전국은행으로 도약하는데 중대한 기회임에 틀림없지만 전국 7개주의 50여개 지점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조직 재정비가 최대 관건이다.
구조조정 대출구조 확립이 관건
우려되는 부분은 기존 UCB 인력과 지점 흡수와 관련, 어떤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조속히 진행할 것인지가 우선 과제다. 이미 떠날 사람들은 대부분 떠났으나 남아 있는 300여명의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과 한때 25억 달러에 달했던 예금고가 현재 12억 달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부실대출을 감독국에서 털어 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모텔 호텔 개스스테이션에 80% 이상 편중되어 있는 부동산 대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과연 지금의 대출 구조로 지점이 지탱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라 새로운 대출 구조를 형성하지 못하면 오히려 독이 될지도 모를 위험성도 적지 않다.
금 행장은 “UCB 직원의 다수는 고용승계가 될 것이며, 자세한 인력 운용이나 지점 통폐합에 관한 사항은 내년 1분기쯤까지 평가기간을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다양한 상품, 확대된 규모의 대출, 향상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해 당분간은 어려움이 뒤따를 전망이다. 현재 UCB 고객의 3분의 1은 한인이며, 3분의 1은 인도,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계고 나머지는 중국계와 기타 인종분포를 보이고 있지만 지극히 보수성향의 지역에서 한인은행을 보는 시각이 지극히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 우려의 시각이다. 한미는 최근 UCB인수와 발 맞춰 BBCN은행 등에서 인력들을 대거 스카웃전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금 행장의 성공한 대 도박 평가
또한 한미의 UCB 인수 가격이 높았다는 지적이 금융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데다가 아직 풀어야할 문제점들이 앞서 지적한 것들 이외 몇 가지가 거론된다. 우선 ▲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고 발행된 미등록 주식 1천2백만 달러 ▲ 지주회사에서 별도로 발행한 트러스트 프리폴스(우선주) 2400만달러 ▲13억 대출 중 20%에 가까운 부실 대출 ▲ 연방구제금융(TARF) 2200만달러 상환 문제 등 약 5가지의 이유다. 방만한 운영을 일삼아 왔던 UCB은행은 FDIC과 SEC의 승인 없이 약 1200만달러의 미등록 주식을 불법 발행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협상을 했는지 모르지만 주주들에게 우선적으로 상환해야하고 약 6%의 이자까지 지불해야 한다. 지금까지 발생된 이자만도 600~800만 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약 5년 전 UCB가 시카고 뮤츄럴 뱅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FDIC가 부실 대출 3억 달러에 대해 80%까지 보증하는 조건으로 인수했지만 5년 한도의 책임기간이 이미 지난 7월로 끝났다. 한미가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부실 노트를 매각할지 모르지만 여전이 이 문제는 한미가 해결해야할 몫이다. 또 지난 2011년 연방정부로부터 받은 2200만달러의 TARF 자금 상환까지 합치면 총인수가가 1억 달러가 넘는다는 계산이지만 연방재무부와 TARF 대여금 상환액을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기존주주들과도 50% 이하로 타협중인 분위기인점을 미뤄볼 때 전혀 부정적인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미는 현재 1억 2천 달러의 여유자금이 있고, 자금의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껍데기만 남은 부실은행 UCB 인수로 인한 손실요인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지는 않는다. 시중에는 불원간 한미은행이 증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어 실현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어 금융가에서는 이번 인수 성공이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UCB 인수 성공으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금종국 행장의 대 도박이 2~3년 뒤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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