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대통령의 축사는 단순한 의례적 수사가 아니라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발언이다. 또한 대통령의 축사는 단순히 기념일에 대한 감상 정도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외 정치나 정책의 방향이나 기조를 제시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은 특별한 정책이나 관심을 표현할 때나, 또는 국내외로 많은 쟁점들이 있을 때, 대통령은 특정기념일이나 특정 행사의 축사를 활용하여 자신의 견해를 발표하기도 한다. 이같은 대통령의 축사는 경우에 따라서 한 나라의 국격을 가늠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축사는 그만큼 많은 의미를 지니게 된다. 하지만 이번 LA한인 축제와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 축사가 내용 이전에 의전 문제로 축제재단측이 곤혹을 치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대통령의 축사는 축제 개막행사일 (9월18일)을 몇일 앞두고 LA총영사관 담당영사가 이메일로 축제재단에 보내 재단 관계자들이 황당한 충격에 빠졌었다. 그뿐 아니다. 대통령의 축사는 공식 문서가 아니라 영사관 동포 담당 김종한 영사가 축제재단 사무국으로 이메일로 보낸 것이다. 결국 올해 LA한인축제 공식 책자에 박근혜 대통령의 축사는 게재되지 못하고 김현명LA총영사가 개막식전에서 대독했지만 현지 공관원들의 무성의한 근무태도에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1일에 막을 내린 올해 제41회 LA 한인 축제는 미주한인의 최대 축제였다. 이 축제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150여년의 이민 역사를 지닌 미주한인사회의 얼과 정신이 담긴 ‘미국속의 한국’을 보여주는 얼굴이다. 올해 한인축제는 ‘문화의 다양성’이란 주제로 4일간 연인원 40만명 (LA경찰국 올림픽 경찰서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글로벌 잔치’로 미주 한인사회의 위상과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LA 코리아타운이 진정한 다인종-다문화 사회의 중심이며, 국내와 미주 한인 사회의 끈끈한 연대감을 이룬 축제 한마당이었다. 이메일로 대통령 축사 보내 LA한인축제재단측은 애초 이메일을 통해 당시 LA총영사관 동포담당 전근석 영사에게 <오는 9월 18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되는 제41회 LA한인축제 행사 책자에 들어갈 대통령님의 축사와 영상메시지 요청 공문을 첨부 하오니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축사의 경우 가능하시면 7월 31일까지 저희 재단 사무국으로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축제재단 관계자들은 좌불안석이었다. ‘어떻게 하여 대통령 축사가 개막일이 다가오는데도 도착하지 않는지’라며 가슴만 조렸다. 과연 대통령 축사가 오는지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할 수 없이 다른 길을 통해 ‘대통령 축사’에 대해서 알아보게 됐다. ‘청와대측에서는 대통령 축사는 보냈다’라는 소식이 전달됐다. 대통령 의중과 다른 공관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생각해도 ‘대통령 축사’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공식 문서로 청와대의 인장 등이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식문서가 아닌 현지공관 담당영사의 이메일로 보내져 축제재단 관계자들은 ‘이것이 과연 대통령 축사인지를 어떻게 확인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관계자도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대체 미주동포사회를 어떻게 보고 이런 무례한 의전을 하는가’라며 분개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동포간담회 에서 “흔히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을 미국 속에 작은 한국이라고 부르지만 지금은 로스앤젤레스가 작은 한국이 아니라 한국이 세계로 나가는 가장 큰 베이스캠프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면서 “로스앤젤레스 지역은 한인 기업의 미국진출 교두보이고 최근에는 K-pop을 비롯한 한류열풍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라고 밝혔다. 현지 공관 안일한 태도 논란 또한 박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안보위협으로 걱정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한인들에게 차분히 잘 대응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주변 미국인들에게도 잘 설명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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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LA한인축제 대통령 축사 ‘늑장 소동’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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