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가 세계문화중심지 뉴욕에 한류전초기지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시작한 맨해튼 코리아센터 프로젝트가 부지매입 6년만에 사실상 좌초위기를 맞았다.
사실상 뉴욕관광문화센터 신축사업이 중단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문화부는 2013년 134억원, 지난해 100억원이 뉴욕관광문화센터 비용으로 반영됐지만 내년에는 아예 미반영 시켰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부지매입 6년 지나도록 방치 뉴욕 맨해튼 이스트32스트릿 122번지의 공터(사진참조), 이 부지는 32가 렉싱턴애비뉴와 파크애비뉴사이에 위치해 32가 5th 애비뉴 일대의 코리아타운과 2블록 떨어진 지역으로 맨해튼 다운타운의 요지 중에 요지로 꼽힌다.
한류기지 발목 잡힌 실패사례 이 건물의 정식명칭은 ‘뉴욕 관광문화센터’지만 ‘코리아센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정부가 정한 정식명칭 ‘뉴욕 관광문화센터’라는 말은 그 주체가 누구인지, 즉 어느나라의 문화센터인지도 파악할 수 없는 잘못된 작명이라는 지적이다. 그야말로 책상머리에 앉아서 이름을 지었지만 그 책상머리행정도 빵점인 셈이다. 그래서 뉴욕코리아센터라는 말이 건물의 성격을 가장 잘 반영한 용어로 평가돼 문화부는 아직도 ‘뉴욕관광문화센터’라는 말을 각종 공문서에 사용하고 있지만 이제는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코리아센터로 통용되고 있다. 문화부는 이 건물에 한국관광공사, 한국컨텐츠진흥원 등 유관기관의 뉴욕지사들도 입주해 명실상부한 한국 문화와 한국 관광의 전초기지로 만든다는 계획하에 2009년말 설계공모에 나섰다. 당시 한국정부가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나대지를 매입했다는 사실이 미국언론에 크게 보도됐고 이곳에 코리아센터를 짓는다는 보도도 잇따르면서 이 설계공모는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당시 설계공모와 관련한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업체가 22사에 달했고 최종적으로 설계도를 제출한 업체도 10개업체였다. 10대1의 치열한 경쟁이었다, ‘뉴욕관광문화센터’ 설계공모 심사결과 2009년 12월말 삼우종합건축사무소의 설계도가 당선됐다. 당시 삼우는 연면적 970평규모의 지하2층, 지상8층 건물을 설계했다. 조달청이 발주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주도의 공모에서 당선된 삼우의 작품은 단정한 유리박스 외피속에 한국의 독창적인 조형미를 나타내는 3개의 역동적인 오브제를 형상화한 디자인이었다. 당시 삼우는 ‘건물전체를 감싸는 유리외피안에 3개의 오브제를 퍼블릿, 세미퍼블릭, 프라이빗 영역으로 구분, 청자의 비색, 토지의 질감, 그리고 미래의 친환경성을 상징하는 목재의 재질과 질감은 통해 한국문화를 표현한다고 밝혔었다. 또 외부를 100% 통유리로 장식, IT강국으로서의 세련된 면모를 과시할 계획이었다.
이처럼 웅대한 비전속에 탄생한 코리아센터건립의 당초 계획은 2010년 8월까지 세부설계를 완료하고 2010년 9월에 착공, 2012년 3월에 공사를 모두 끝마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지매입 6년이 지난 현재까지 건물이 들어서기는커녕 첫 삽도 뜨지 못했고 해당공터는 나무판자만 둘러쳐진 도심의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 6번이나 자동유찰 2010년 착공할 것이라던 코리아센터는 계속 늦어져 2012년말 착공돼 올해 8월 완공할 계획이라고 다시 발표하는 등 연기에 연기를 거듭했다. 그 이유는 시공업체 선정 불발 때문이었다. 자세한 속사정을 알 수 없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조달청은 부지매입 3년6개월 뒤에야 시공업체 선정에 나섰다. 2012년말 1차공고에는 사전심사기준을 갖춘 삼성물산과, 한화건설, 현대엠코 중 삼성물산과 현대엠코가 사전심사를 통과했지만 정작 2개사 모두 자격심사를 통과한 뒤 응찰을 포기해 버렸다. 무려 6차례나 유찰됐고 아예 1개사도 응찰하지 않았던 적도 2번이나 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류전초기지로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던 코리아센터는 한류에 불을 지피기는커녕 사그라지는 한류의 불길을 멀찌감치에서 쳐다만 보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코리아센터 시공업체 선정이 번번이 유찰되는 것은 한마디로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적자가 뻔한 공사를 왜 하느냐는 것이 건설업체의 항변이다. [사진설명 문화부 보도자료 2012년 3월] 공사 잘못했다 오히려 패가망신 우려 코리아센터가 신축될 곳은 맨해튼 다운타운의 노른자위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고 차량통행도 몰리는 복잡한 도심지다, 따라서 공사는 주로 야간에 진행돼야 하고 주위에는 100년 이상된 건물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자칫 터파기공사 등에서 만에 하나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천문학적 손해배상을 해야 할 판이다. 당초 설계에서 지하2층이었지만 지하 1층으로 바뀐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애초 문화부는 2009년 12월 코리아센터 설계 당선작인 삼우종합건축의 설계를 토대로 공사비를 825억9400만원으로 책정했지만 기획재정부의 사업타당성 조사를 거치면서 63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따라서 부지매입비 245억원, 설계비등 이미 집행된 예산을 제외하면 공사비는 312억원에 불과하다. 건설업계는 ‘과연 이 돈으로 맨해튼 한복판에 8층빌딩을 지을 수 있는 건설회사가 있다면 맨해튼의 모든 공사를 그 업체가 독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기획재정부의 사업타당성 조사가 그야말로 타당성을 무시한 조사여서 기획재정부의 업무능력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해야 한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조달청 입찰공고 조건상 이 공사의 공기는 착공일로 부터 510일간. 2년 내에 모든 공사를 끝내야 한다. 일반 추량은 주차는 물론 정차조차 쉽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철없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지난 해 10월 1일 문화관광체육부는 같은 해 8월 신축공사 입찰공고, 같은 해 11월 착공, 내년 5월 완공이라는 꿈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물론 하나도 이행되지 않았다. 현행 공사비 예산으론 턱 부족 사실상 현행 공사비로는 신축공사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 와중에 더욱 더 절망적인 소식이 전해진 것은 오히려 당연한 귀결로 생각된다. 신축공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에 비용이 단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은 충격적 소식이지만 어쩌면 불가피한 결정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문화부등 담당부서가 예산증액을 통해 코리아센터를 건립하는 대신 사업 중단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뉴욕을 비롯한 재미동포들의 실망과 반발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공사비가 현실성이 없다면 이를 현실에 맞게 증액해서 하루라도 빨리 뉴욕 코리아센터를 만들고 이를 한류확산의 전초기지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든 재정기획부를 설득하고 국회 문광위 위원들을 이해시켜 공사를 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외면한 것은 직무유기라는 지적이다. 문화부의 존재목적중 하나인 한국문화 전파, 한류 확산을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존재이유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한류확산은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와 함께 핵심공약으로 내건 사업이다. 사실상 박근혜정부의 핵심공약 하나가 또 다시 거품처럼 사라져 버린 것이다. |
<집중취재> 뉴욕코리아센터신축계획 ‘사실상 무산위기’ 꼬이는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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