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상 최초로 한인 LA시의원 탄생에 코리아타운이 열정을 쏟고 있다. 지난해 LA한인사회는 OC에서 영 김 주하원의원(제65지구)과 미셀 박 스틸 수퍼바이저(제2지구)의 탄생으로 한층 고무되었다. 그 바람이 2015년 3월 3일 LA시의원에 도전하는 데이빗 류(David Ryu, 4지구) 후보와 그레이스 유(Grace Yoo, 10지구)후보에게 불어주기를 한인사회는 염원하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OC에서는 한인들의 미주류사회 진출에서 주하원, 수퍼바이저, 시장, 시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가 많이 탄생했는데, LA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나 분명한 것은 OC 65지구 주하원선거전에서 영 김 의원은 현직 주하원과 대결해야하는 힘든 싸움이었다. 하지만 승리했다. 그 승리의 가장 중요한 점은 그 지역 선거구의 한인들이 예전처럼 투표에 무관심 하지 않고 대거 투표장에 나갔다는 점이다. 실지로 OC 65지구에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평균 투표율이 42%였는데 한인 투표율은 무려 70%였다. 이 투표율이 영 김 의원을 탄생케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런 투표율이 이번 3월 3일 LA에서 일어난다면 LA시 역사상 최초로 한인의 시의원 탄생을 기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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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시의회는 매주 화, 수, 금요일에 개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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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의회 제 4지구에 출마한 데이빗 류 후보는 지금 매일 지역구내 유권자 집을 가가호호 방문하고 있다. 그것이 가장 강력한 ‘한표 잡기’ 선거운동이기 때문이다. 어떤 유권자들은 ‘내가 이 지역에 살아온지가 20년이 넘는데 후보가 직접 찾아오기는 류 후보가 처음이다”라고 했다. 지난 2년 전 LA시장 선거때 현재의 에릭 가세티 시장은 전체 유권자의 불과 12.7% 로 시장에 당선 됐다. 갈수록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선거 무관심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 투표로 직결된 탓이다. 지난 1969년 LA시장 선거당시 샘 욜티 후보와 흑인계 톰 블래들리가 격돌했을 때 투표율이 무려 76%였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서는 13%로 뚝 떨어진 것은 상대적으로 정치에 시민들의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한인유권자 투표가 당락 좌우
데이빗 류 후보가 나선 4지구는, 현재 톰 라본지 시의원이 2회 이상 연임할 수가 없어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지난 2011년 시의원 선거에서 그는 불과 8,956표로 당선됐다. 득표가 1만 표도 안 되면서 시의원이 된 것이다. 이번 4지구는 데이빗 류 후보를 포함해 14명이 후보로 나섰기에 난전현상이 일어나 4, 5천표만 얻어도 결선투표에 나갈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당선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전망된다.

현재 4지구에는 약 3만명의 한인동포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예상 유권자는 약 1만 5천명으로 유권자등록은 6,000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한인 유권자들이 모두 투표에 참여하여 데이빗 류 후보를 찍는다면 거뜬히 당선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더 많은 한인이 유권자등록을 해야 하며, 유권자들은 반듯이 부재자투표나 투표 당일에 직접 나가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10표나 50표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도 있다. 현재 4지구의 인종분포는 50%가 백인, 그리고 라티노, 아시안, 유대인들이 각각 12%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표 밭에서 데이빗 류 후보는 현재 선거기금 모금에서 1위로 달리고 있어 객관적으로 볼 때도 매우 승산이 있는 싸움이다. 여기에 한인 유권자들이 부재자투표나 실제 투표장에 달려 나가고, 선거모금운동도 똘똘뭉쳐 펼친다면 당선에 크나큰 영향을 줄 것이다.
선거모금이 힘이다
코리아타운이 포함된 제 10지구에 출마한 그레이스 유 후보의 경우도 데이빗 류 후보와 다르지 않다. 10지구에 거주하는 한인 유권자들이 모두 유권자등록을 한다면 기적을 창출할 수가 있다. 현재 유권자등록을 하기가 과거에 비하여 너무나 쉬워졌다. 인터넷(www.lavote.net)으로도 유권자등록이 가능하다. 한국어로도 되어있어 너무나 편하다. 또 우편투표로도 한다면 더욱 편리하다. 현재 LA시 한인 등록 유권자는 지난해 말 현재 3만 4,000여명으로 추산돼 시 전체 유권자 180만여명의 약 2% 정도이지만, 한인들이 똘똘 뭉친다면 기적을 창출할 수가 있다. 10지구에는 약 7,400명의 한인유권자들이 있으며, 아직 2,600명 정도가 등록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10지구 시의원은 흑인계 허브 웨슨 의원으로 지난 2005년부터 재임하고 있는데 이번에 3선투표에 나서고 있는데, 당선되면 이번 임기가 마지막이 된다. 하지만 그레이스 유 후보는 웨슨 시의원을 이번에 중단시킬 각오로 도전한다고 말했다.

그레이스 유 후보는 “지금까지 시의원들은 1만표 이내서 당선됐다”면서 “나는 1만표를 끌어모아 기적을 창출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러기위해서는 10지구의 한인유권자들이 모두 등록을 하고 부재자투표나 아니면 실제로 투표장에 나가서 그레이스 유 후보를 찍어야 한다. 그레이스 유 후보는 아직도 18세 당시의 마이크 우(Mike Woo) 시의원 선거전에 자원봉사로 뛰던 경험을 소중히 지니고 있다. 마이크 우 전 시의원은 LA역사상 최초의 동양계 시의원이다. 1985년 당시 동양계에는 불모지였던 LA시의원 선거 13지구에 출마해 당선되어 화제를 모았다. 그는 2선을 한 후 1993년에 시장선거에 나섰다가 리처드 리오단 후보에게 패해, 다시 자신의 선거구인 13지구에 다시 나섰는데 오늘의 시장인 에릭 가세티에게 패했다. 하지만 마이크 우 전 시의원은 아시안들에게 LA시의원으로 가는 길을 처음으로 터준 인물이다. 마이크 우 선거전에 어린 나이로 자원봉사를 했던 그레이스 유 후보는 2년 전만 하더라도 시의원에 나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LA시 선거구재조정에서 시정치인들이 짜고 한인들의 선거구 설정을 반대하는 파워게임을 보면서 스스로 정치인이 되어 새 정치를 펴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선거구 재조정 파워게임양상
그레이스 유 후보는 “한인타운 선거구 조정이 거부된 것은 시 정치인들의 파워 싸움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 “현상유지를 원하는 정치인들의 파워의 중심에 현 LA 시의회 의장이며 10지구 출신인 허브 웨슨이 배후다.”라고 지적했다. 또 유 후보는 “그는 부인하고 있지만 LA타임스, 블로그 등 다양한 소식통들은 그가 뒤에서 이렇게 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언론들은 웨슨 의장이 버나드 팍스, 잰 페리 시의원을 정치 보복한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한인선거구조정에 찬성한 이들 파크 시의원이나 페리 시의원을 견제하면서 웨슨 시의장이 선거구재조정을 통해 이들을 정치 보복한 것으로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신규 선거구재조정 결과 팍스 시의원은 자신의 지지 기반인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볼드윈 지역을 잃었고 페리 시 의원은 리틀 도쿄 등 경제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지역을 잃었다. 이같은 시 정치인들의 파워게임에서 한인사회는 물론 전체 아시안태평양계(API)가 희생자가 된 것이라고 밝힌 그레이스 유 후보는 “선거구 단일화 요구는 전체 아시안계의 이슈였다”면서 “한인 뿐 아니라 타이, 몽골, 일본, 필리핀 커뮤니티가 같은 목소리를 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레이스 유 후보가 한인들의 1번지 10지구에서 출마한 것은 LA시정계에 민주적인 정치제도를 통해 소수민족의 권리가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웨슨 시의원을 퇴출시키겠다는 일념에서다.

LA는 400만 인구를 포용하고 있으나 불과 15명의 시의원이 입법활동을 하고 있다. 시의회는 매주 화요일, 수요일 그리고 금요일 오전 10시에 개회한다. 회기는 매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다. 시의회 역사는 1850년부터이나 오늘날처럼 15명 시의원 제도는 1925년부터였다. LA 시의원 한 명이 대변하는 주민 수는 약 25만 명에 달한다. 전국 최대 도시인 뉴욕의 시의원도 관할 지구 내 주민 수가 16만 4000여 명에 그친다. 시카고도 5만7000여 명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차이는 LA의 시의원 수가 뉴욕, 시카고에 비해 훨씬 적은 데서 비롯됐다. 뉴욕의 경우에는 시의원이 무려 51명이다. 시카고도 50명이나 된다. 이 밖에 휴스턴은 시의원 1명이 13만5000여 명, 시애틀은 6만여 명을 대변한다. LA도 과거 시의원 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지난 1998년엔 시의원을 21명, 혹은 25명으로 늘리자는 발의안이 제기된 적도 있다. 하지만 LA 시정이 더욱 복잡해지고 막대한 재정 지출이 예상된다는 우려로 인해 무산됐다. LA 시의원들이 각자 대변하는 주민 수는 가주 하원(의원 수 총 80명) 각 지역구 평균 주민 수 약 46만5000명에 비하면 적다. 하지만 어지간한 주 하원의원 지역구 주민 수보다 많다. 뉴욕 주 하원의원(총 150명)은 각자 약 13만 명을 대표한다. 텍사스 주 하원의원(총 150명) 한 명이 담당하는 주민 수는 약 15만 명이며 플로리다 주 하원(총 120명) 지역구 주민 수는 약 15만 7000명이다. 대변해야 할 주민 수가 많은 만큼 LA 시의원들에겐 많은 혜택이 주어지며 그만큼 따르는 책임도 막중하다. LA의 15명 시의원 연봉은 17만8천여 달러(2014년 기준) 사무실엔 각각 연 170만 달러의 예산이 지급된다. 이 돈으로 보좌관들을 고용하고 사무실을 운영한다. 1명당 지급되는 연 예산 규모 또한 최고 수준이다. LA 시의원들은 적게는 15명에서 많게는 20명 이상에 달하는 대규모 보좌관들을 두고 있다. 시의원 보좌관 수를 모두 합치면 한인 9명을 포함해 170명에 달한다. 여기에다 여타 사무직원 등 스태프를 포함하면 시의원 보좌 인력은 300여 명에 이른다. 따라서 LA 시의원들은 풀타임으로 시정에 임하고 있다. LA 카운티의 총 88개 도시 가운데 시의원 에게 풀타임으로 봉직할 것을 요구하는 도시는 LA시 뿐이다. 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국에서도 풀타임으로 시정에 임할 것을 요구하는 도시는 LA와 샌디에이고, 샌호세, 필라델피아 등 4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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