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음력 새해(19일)가 가까워오는데 LA한인사회가 갈수록 시끄럽다. 미주총연, LA한인축제재단, 미주한인재단, 한미동포재단, 재향군인회 등등이 모두 내분 내지 유사단체와 갈등을 보이고 있다. 한인단체들 분쟁에는 어김없이 서로를 제명하는 사태를 연출하고 있다. 축제재단이 그렇고, 미주총연도 그렇고 동포재단도 그렇고, 한인재단도 그렇다. 특히 ‘재단’이라는 명칭이 붙은 단체가 더 가관이다.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 기다렸다는 듯이 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감정의 골이 깊은 전임이사들을 사퇴시키거나 제명시켜 단체를 사유화시키려 획책을 기도하고 있어 한인단체 재단들이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내홍을 겪고 있는 단체들의 문제점을 짚어 보았다. <성 진 취재부 기자>
LA 한인축제재단이 오는 11일 신임 박윤숙 회장 취임식을 앞두고 계속 진통을 겪고 있다. 최근 11명 이사회에서 3명의 전직 회장들과 3명의 이사들이 전격 사퇴를 하고 이 중 전직회장 1명과 이사 1명을 제명까지 하는 강력한 징계 조치를 내렸다. 그간 별다른 문제없이 운영돼 왔던 축제재단이 평화로운 시간을 채 몇 년도 채우지 못하고 전직 회장들이 법적대응을 하는 등 다시 분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하여 타운에서도 ‘전직 회장과 이사를 제명하는데 신중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전직회장과 이사를 제명하면서 제대로 소명절차도 거치지 않고 강경일변도로 징계를 처리했다고 하여 축제재단이 일부 몇 명의 이사들에 의해 좌지우지 끌려 다니며 사당화가 되어 간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제명 이유가 이사회 출석률이 낮고 재단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인데, 오늘날 축제재단이 정상화되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했던 전 회장들을 무 자르듯이 별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내세워 제명을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란 지적 이다.
사퇴도 부족해 제명 소송조짐
더구나 축제재단 측은 전직 회장인 배무한 이사가 제출한 사퇴서를 수리하는 대신 제명안을 통과 시켰다. 재단 측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비공개로 열린 이사회에서 김준배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한 투표 후 부결될 경우 정관에 따라 당시 이사장이던 박윤숙씨가 회장직을 승계할 예정 이었으나 배무한 전 이사가 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배무한 전 이사는 “당시 일부 이사에 대한 제명이 너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 의견을 말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잡음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나는 재단이 어려웠을 때 20여 만불의 크레딧라인을 열어 재단을 정상화시킨 장본이다’고 말하며 재단 운영과정에서 있었던 개인적 감정을 가지고 집행부가 되자마자 제명처리까지 한 것에 대해 분개를 금치 못했다. 배 회장은 “이사회 결과를 절대 수긍할 수 없고 대처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준배 전 회장도 “이사회에서 제명이 너무나 쉽게 처리하는데 문제였다” 면서 “일부 이사 들이 몰표로 징계를 강행하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명원식 이사는 3회 연속 이사회에 불참해 자동으로 제명됐으며, 축제재단 회장을 역임 한 바 있는 정주현 이사를 비롯해 이상백•최명진 이사 등은 사퇴서를 제출했다. 재단 내부적으로 이사들 사이에 완력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축제재단 박윤숙 회장은 “앞으로는 한인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재단으로 거듭 나겠다”며 “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분위기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어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명 처리되거나 타의에 의해 사퇴한 이사들이 현 집행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강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상화를 바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수레바퀴소리 요란한 재향군인회
코리아타운의 대표적 보수단체로 표방해온 재향군인회도 박홍기 회장의 재임 취임식 9일을 앞두고 요즈음 다시 시끄러워졌다. 박 회장은 1차 임기 3년을 마치고, 지난 22일로 마감된 새회장 선거후보 등록에서 경쟁 후보자가 없어 무투표 당선됐다. 그런데 지난 27일(화) 오전11시 만리장성에서 향군의 약15명의 일부 원로들이 박 신임 회장을 초청하여 회장 중임을 반대한다는 의사 표시를 하면서 갈등이 표면화 됐다. 이들 원로들은 이번 선거는 재향군인회 정관이 개정되어 3년 임기가 4년 임기로 변경됐는데, 이같은 선거에 현 회장이 출마를 할 수 없다는 것과, 박 회장이 지난 3년간 향군 회장으로서 별로 한 일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스스로 사퇴할 것을 종용하였다고 한다. 이같은 원로들의 지적에 박 신임 회장은 일체의 반응 없이 자리를 떴다는 것이다. 이같은 소식이 향군 사회에 전해지면서 찬반양론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 박홍기 회장이 실제적으로 지난 3년간 향군이 커뮤니티 사회에서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했고, 향군들의 권리 보호와 증진에도 크게 관심을 보여주지 못했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선거가 법적으로 치러진 상태에서 이제 와서 신임 회장을 사퇴하란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 이다. 육군 방첩대 고문인 최중성씨는 최근 인터넷에 글을 올려 일부 원로들의 박홍기 회장 사퇴압력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약 15명의 원로가 모여 현회장의 차기회장 중임을 반대한다는 의사 표시 가 있었는데 모임의 진행 상황이 아주 비민주적이고 야행적이였다.”면서 “당시의 상항은 한마디로 회장 중임을 포기하라는 식이고 중임할 경우 제2의 재향군인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며 서명운동도 하겠다는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말이 안된다”고 강변했다.
그리고 최 고문은 “재향군인회는 명실 공히 동포 사회단체 중에 으뜸 단체이며 반공과 국가안보의 첨병적인 공공 단체인데 분열이 되면 절대로 안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동포사회의 불신과 종북 세력이 박수치고 춤을 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원로들에게 “지난 선거에서 입후보 등록 기간 중에 현 회장만 입후보하여 민주적으로 무투표 당선이 된 것”이라며 “이런 민주적 순리를 무시하고 현 회장은 재향군인 회장으로 잘 했느니 못했느니 찧고 빻고 물어뜯으며 나무에 올라가는 사람을 떨어지라고 왜 흔드느냐. 이는 비겁하고 야만적이고 비민주적이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최 고문은 “차기 재향군인회장에 입후보 등록도 없는 마당이니 중임을 인정하고 그동안 재향군인회장의 임무를 수행하며 큰 잘못이 없으니 사소한 것은 군 선배의 애정으로 격려하고 껴안아 주는 것이 동포사회의 단결 화합과 종북세력 척결, 조국에 대한 애국이라고 사료된다”고 호소했다.
끝이 보이지 않은 동포재단 소송전
한인커뮤니티의 대표적인 분란 단체로 꼽히는 한인회관을 관리하는 재단인 한미동포재단은 지난해 봄부터 야기된 분란이 올해도 이들의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LA한인회관을 관리하며 연 20만 달러의 순수익을 올리는 이 단체는 지난해 내내 시끄러웠다. 다시 정리하면 내분은 지난 2월 임승춘 이사장이 사고로 숨지면서 본격화 됐다. 공석이 된 이사장을 새로 선출하느냐, 아니면 부이사장 대행으로 잔여임기를 채워야 하느냐를 놓고 이사진간 격한 분쟁이 일었고, 배무한 전 한인회장과 신연성 전 LA총영사를 필두로 윤성훈•서영석•조갑제 이사 등 5명의 이사진은 새 이사장이 선출돼야 한다는 의견과 이민휘, 박혜경, 김승웅 이사 등 3명은 김승웅 부이사장의 이사장 대행체제로 의견이 나뉘어졌다. 그런데 일단 정회가 된 이사회가 숫적 우세를 앞세운 쪽이 강행하여 윤성훈 이사를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한쪽에서 불법 선출 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당초 윤성훈 이사파였던 조갑제 이사의 행동이 돌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조갑제 이사는 이사장 선출 때 기권표를 던졌고 공고를 통해 이사장 선출과정이 잘못됐다면서 김승웅 부이사장파와 손을 잡았다. 이사진 대결양상이 4-4로 팽팽히 맞서게 되자 관리재단 업무는 마비상태에 빠졌다. 이때 `조갑제 이사 위임장 논란`이 터져 나왔다. 현재 재단 운영이 엿가락처럼 꼬이며 소송전으로 얼룩지게 된 것도 위임장 논란으로 야기됐다고 할 수 있다. 윤성훈 이사는 지난해 5월 긴급 이사회를 열고 김승웅 부이사장을 제명했다고 밝혔다. 재단 측에 따르면 당시 조 이사는 위임장을 통해 성원을 채웠는데 조갑제 이사는 즉각 “위조된 위임장”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현재 윤이사를 지지하는 이사진은 모두 사임한 상태로, 제32대 LA한인회장으로 취임한 제임스 안 당연직 이사는 일찌감치 윤성훈 이사의 이사장 선출절차를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현명 신임 LA총영사도 윤성훈 이사를 이사장으로 인정하며 지지하던 신연성 총영사와 달리 안 회장의 입장을 지지하는 셈이 됐다. 특히 제임스안 회장은 “이미 동포재단은 윤성훈 전 이사를 상대로 업무방해, 회계불투명 등으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면서 “이제는 윤 이사가 재단에서 13만 달러를 무단 인출해 여기에 공금 횡령도 추가했다”고 밝혔다. 현재 분란은 어느 한 쪽이 양보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이 사안은 여전히 현재 분란 진행형이다. 제임스 안 한인회장도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하고 있고, 윤성훈 이사도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미주한인재단-미주총연정통성 시비 분란 가속화
2년 전부터 미주한인재단이 박상원 총회장(7~8대) 측과 미주한인전국재단의 이우호 총회장(8대) 측으로 갈라지면서 서로를 제명하고 로고까지 유사한체 끝없는 갈등을 벌려 오고 있다. 한편 전국재단은 오는 2월 26일 LA한인타운 JJ그랜드호텔에서 열릴 전국총회의 주요 안건으로도 명칭, 로고 변경 문제를 상정해 둔 상태로 이번에는 하나로 통합될지 미지수다. 지난 1월 13일 ‘미주한인의 날’ 행사도 각각 서로의 지역에서 치루었다. 이미 박 총회장 측이나 이우호 총회장 측이나 서로를 제명 처리한 상태이다. 그래서 지금 한인재단은 정통성 시비를 놓고 상호 제명 처분해 사실상 양분되어왔던 것이다. 지난 2003년 미주한인100주년기념사업 후에 연결 활동으로 설립된 미주한인재단은 신, 구 임원들 간의 치졸한 싸움으로 명칭만의 단체로 전락 된지 오래다. 미주한인 이민의 가치관과 도전의 정신은 상실 된지 오래다. 한편 미주한인회총연합회도 오는 5월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분란을 연출하고 있다. 차기 회장에 도전하는 김재권 전 총연 이사장에 대해 ‘정회원 자격 상실자’로 규정하고 있어, 이 자격 여부로 현재 김 전 이사장은 법적대응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총연 이정순 총회장 집행부측은 김재권 전 이사장 측이 고의적인 법적대응으로 총연 질서를 흩뜨리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으며, 김 전 이사장은 ‘현 회장이 연임을 꿈꾸며 나를 견제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정순 총회장의 한 관계자는 ‘차기 선거에 이 회장은 재임 출마를 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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