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28일 화성 일부 지역의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성에 생명이 존재하고 있거나 과거에 존재한 적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화성은 태양계 내 행성 중 지구와 유사한 생명체가 존재할 개연성이 가장 높고, 인간이 살기에도 그나마 가장 나은 곳이다. 이같은 NASA의 보도로 새삼 ‘우주관광’ 사업이 활기를 띌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성급한 ‘우주여행 광고’도 다시 뜨고 있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모집공고
미항공우주국(NASA)에서는 화성으로 갈 우주인을 찾습니다. 단, 이번 화성우주인은 지구로 다시 돌아올 수 없으며, 화성에서 영원히 거주해야 합니다. 가까운 미래에 이런 황당한 화성탐사 우주인 선발 공고가 나올지도 모른다. 최근 NASA와 미국 국방부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새로운 유인 화성탐사 계획인 ‘백년 우주선(100Year Starship)’ 이란 연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계획이 기존과 다른 점은 ‘편도 비행’을 전제로 한다는 데 있다. 즉, 화성에 도착한 우주인들은 다시 지구로 돌아오지 않으며 인류 최초로 화성에서 정착해 생활하는 ‘화성 이주민’이 된다. 그렇다면, ‘화성 이주민’들의 생활은 어떨까? 화성 인류의 조상이 될 최초의 화성 이주민들은 도착 후 몇 년간 지구에서 보급품을 받으며 자신들이 영원히 살아갈 화성 도시를 건설하게 된다. 도시 건설에 필요한 재료는 화성의 흙과 돌 같은 화성 현지 자원을 이용하게 된다. 화성의 흙으로는 벽돌집을 만들고, 화성의 얼음으로는 산소를 생산하게 된다. 또 온도가 낮은 화성의 기후 때문에 식량은 농업용 온실을 건설해 얻게 된다. 마치 공상과학소설 같은 이런 무모한 화성탐사계획을 NASA가 진지하게 연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20세기 인류의 우주탐험 목표는 달이었고, 달 표면에 안전하게 착륙하고, 지구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인류의 목표는 비교적 쉽게 달성됐다. 하지만 이 기술만으로는 21세기의 인류 우주탐험 목표인 화성에 착륙하고, 지구로 다시 돌아오는 일은 쉽지 않다. 화성에서 지구로 귀환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거리 때문이다. 화성은 달에 비해 지구와 너무 멀어 오랜 시간 비행해야 도착할 수 있다. 현재의 화학로켓엔진으로 달에 도착하려면 4일이 필요하지만, 화성에 가려면 무려 180~210일이나 걸린다. 물론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인이 머물고 있는 평균 기간이 6개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주인이 화성까지 가는 동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화성에 도착한 뒤에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화성에서 지구로 돌아오는 일이 아무 때나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주선이 화성을 떠나 지구에 도착하려면 지구와 화성이 일정한 궤도에 자리 잡아야 한다. 우주선이 지구를 출발해 비행하는 6개월 동안 지구의 궤도는 달라지고, 화성도 자기의 공전 주기에 따라 다른 궤도에 위치하게 된다. 따라서 화성에서 출발해 지구에 도착하려면 두 행성의 궤도를 다시 계산해야 하고, 약 495~540일 정도 걸린다. 즉, 거의 1년 6개월이 지나 지구로 향하는 ‘런치 윈도우(발사창문)’가 열려야만 우주선을 출발시킬 수 있고, 다시 6개월 정도가 흘러야 가족이 기다리는 고향의 별 지구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그 동안 화성에 정착한 우주인은 화성의 폭풍과 우주방사선 같은 위험한 환경 속에서 지내야 한다. 2007년 NASA에서 연구한 유인화성탐사 설계안에 따르면, 화성에 다녀오는 데 필요한 임무 기간이 895~950일이며, 6명 우주인이 비행하고 생활하며 귀환하는 데 필요한 물품의 무게는 모두 800~1,200톤이나 된다. 1960년대 말 3명의 우주인이 18일간 달에 착륙하고 귀환하는 데 썼던 물품의 무게인 200톤보다 4~6배나 많은 양이다. 인류 최대의 우주구조물인 ISS가 400톤인 것을 감안하면 화성까지 운반해야 할 무게는 어마어마한 것이다. 우주선과 식량, 이동용 로켓과 연료, 우주거주구역, 착륙선과 생활공간, 전력 장비, 표면이동장비, 선외우주복, 화성자원이용시설(산소나 물 생산 장치), 과학 장비 등 최대 1,200톤에 달하는 짐을 화성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NASA가 2007년 당시 계획 중이었던 차대세 거인 로켓인 아레스5호 5대와 유인우주선 아레스1호 1대가 필요했다. 이렇게 화성탐사를 진행한다면 그야말로 인류 최대의 이삿짐 운반 작전이 될 것이다.
NASA의 화성탐사
문제는 우주개발에서 ‘무게가 곧 돈’이라는 점이다. 현재 우주로 1kg을 운반하는데 3만 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1,200톤이나 달하는 장비를 우주공간으로 운반하려면 3억 달러가 넘게 필요하다. 여기에 장비와 로켓, 우주선의 연구와 제작에 필요한 예산까지 합친다면 전체 예산은 한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따라서 유인화성탐사 계획은 매번 필요한 예산을 마련할 수 없어 좌절되고 말았다. 이에 발사 후 귀환이란 당연한 비행일정에서 귀환을 뺀 매우 획기적인 화성으로의 편도 비행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편도비행은 돈과 기술을 떠나 윤리적인 문제가 남게 된다. 화성의 북극과 남극에는 물이 언 얼음이 주성분인 빙하가 지금도 존재한다. 약 40억 년 전에는 큰 바다가 있었던 흔적이 있는 점도 화성에 생명이 존재했거나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이유다. 이번 화성에 물 발견으로 지금도 여름철이면 액체 상태의 물이 화성 표면에 흐른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화성에 사는 생명체 발견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은 ‘화성 2020 로버 미션’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의 주목적은 우주생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화성의 옛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표면의 지질학적 과정과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다. 과거에 생명체가 살 만한 환경이었는지, 또 지금도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지, 생명체의 흔적이 있는지 등에 관한 정보도 수집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노르웨이, 스페인, 덴마크,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연구진도 참여한다. 이번 화성 물 발견 발표는 지난 2013년 네덜란드의 한 벤처회사가 내놓은 화성 이주민 모집 공고가 다사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성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한 뒤 2022년부터 차례로 4명씩 모두 24명을 화성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특이한 건 지구로 귀환하는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생명을 담보로 한 여행인 셈이다. 당시 화성 여행업체 대표 바스 란스도르프는 당시 “목숨을 걸고 갈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지원자의 판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비용도 엄청나다. 2022년 첫 우주인 네 명을 보내는 데만 약 6억 달러가 드는 것으로 추정 됐다. 그런데도 새로운 것을 찾는 인간의 욕구 때문인지 당시 신청자는 벌써 1만 명을 넘어섰다. 1999년 노벨상 수상자인 네델란드의 물리학자 후프트도 포함됐다. 지금까지 화성은 NASA의 탐사 로봇이 착륙했을 뿐, 사람은 아직 발을 딛지 못했다.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이 있을 때를 전제로 해도 가는 데에만 7~8개월이 걸린다. 또 화성의 공기는 95%가 이산화탄소고, 기온도 평균 영하 55도로 인간이 살기는 매우 어렵다. 주관 회사측은 이번 프로젝트가 윤리적 범위 안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화성 여행 코앞으로? 억만장자 티토의 새로운 계획 D-데이는 ‘2018년 1월 15일’
화성에 물이 있어 사람이 살 수 있을 환경이라는 미NASA의 발표는 전 세계를 흥분 시켰다. 특히 세계 첫 ‘우주 관광객’으로 잘 알려진 억만장자 데니스 티토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그는 지난 2001년, 2천만 달러(한화 200억원)를 내고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 유명해진 사람이다. 당시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6일 동안 체류하고 돌아오면서 ‘민간 우주 관광’ 시대를 열었다. 그런 티토가 지난 2013년에 ‘우주선에 사람 두 명을 태워 화성 상공까지 갔다가 지구로 돌아오는 프로젝트’를 밟혔기 때문이다. 물론 그 프로젝트는 화성 표면에 내리는 건 아니고, 화성 주변에서 근궤도 비행(160km 상공에서)을 한다는 계획이다. 티토는 “미국 정부가 오는 2030년 중반쯤 화성유인 탐사 계획을 밝혔지만, 그 때가 되면 나는 95살이나 되기 때문에 기다릴 수 없다”고, 프로젝트 추진 이유를 밝혔었다. 그리고 화성으로 출발하는 날짜는 ‘2018년 1월 5일’로 잡았다. 지구와 화성이 나란히 배열돼 거리가 가까워지는 날짜를 잡은 것이다. ‘가장 가깝다’고는 해도, 지구와 화성을 왕복하는 데는 우주선을 타고 꼬박 501일이 걸린다. (지구와 화성이 멀어질 때는 3년까지 걸린다.) 이 우주선에는 현재 72살의 고령인 티토가 직접 우주선을 탈 수는 없으니, 두 명을 선발하기로 하고, 신청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조건이 특이하다.
‘결혼한 중년의 커플’
“결혼한 중년 커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티토는 먼저 ‘두 명’으로 결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 했다.” 지구가 아주 작은 푸른 점으로 보일만큼 멀어지면 누군가 껴안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이다. 우주선을 타게 되는 두 사람은 17제곱미터 넓이의 우주선 안에서 501일, 1년 반을 같이 지내야 한다. 긴 시간 밀폐된 공간에 함께 있어야 하는 만큼, 되도록 결혼한 커플, 그리고 우주에서 방사선에 노출돼도 임신 출산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미 출산을 끝낸 중년 부부가 적임이라는 것이다. 이미 여러 중년 커플들이 탑승을 신청했다고 한다. 여기엔 제인 포인터-데이버 매컬럼 부부도 포함돼 있다. 이 부부는 ‘바이오 스피어2’라는 실험에 참가한 게 인연이 돼 결혼까지 이어졌고 이후 우주선내 생명 유지 장치를 만드는 우주 개발 회사를 공동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다. ‘바이오 스피어 2’는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유리 온실처럼 생긴 소규모 생태계에서 만 2년을 보내는 실험적인 도전 이었다. 이 부부는 밀폐된 공간에서 긴 시간 함께 있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장기간 우주선 생활에도 자신 감을 나타내고 있다. 제인 포터는 화성 여행 프로젝트를 아주 긴 자동차 여행에 비유해 설명했다. 꽉 막힌 도로에 갇혀 차에서 절대 내리지 못하고 지구 주변을 3만 2천 번 도는 셈이라는 것이다. 티토는 화성영행 프로젝트를 ‘매우 간단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미리 설계된 궤도대로 화성까지 날아가서, 한 바퀴 돌고 마치 부메랑처럼 돌아오면 된다. 탑승자는 별다른 조작이 필요 없다.”고 말이다. 그런데 말처럼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화성여행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1회 최장 기간 우주 체류’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지금까지 한 번 우주선을 타고 나가 가장 오랜 기간 우주에 머물렀던 기록은 구소련의 우주인 발레리 폴리야코프가 세운 437일이다. 그런데, 우주정거장에서 1년 넘게 지내는 것과, 화성까지 1년 반 동안 다녀오는 걸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어 보인다. 전자는 지구에서 가까운 목적지에서 오래 ‘머무는 것’이지만, 후자는 지구에서 먼 목적지까지 ‘기약 없이’ 떠나는 것이다. 도중에 몸이 아파도 치료를 받을 수 없고, 그렇다고 지구로 돌아올 수도 없는, 일단 시작하면 중간에 마음대로 끝낼 수 없는 여행이다. (우주 정거장은, 중간 중간 다른 우주선이 도킹할 때 식량을 전달 받을 수도 있고, 다른 우주인들과 만날 수도 있고,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면, 귀환 일정을 앞당길 수도 있지만, 화성 여행은 그럴 수가 없다.) 또 확률이 낮다고는 하지만 궤도를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지구 귀환 과정에서 대기권을 통과 하다 폭파할 수도 있다. 여기에 화성 프로젝트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총 비용이 10억 달러가 될 전망인데, 티토는 초기 연구비용은 자신이 부담하고, 이후에는 투자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투자자를 찾고 우주선도 마련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출처 : SBS 뉴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