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산업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파장이 커져가고 있다. 해성산업 창업주인 고 단사천 회장 때는 부동산과 사채업계에 주력하며 구설에 오르는 일은 없었지만, 단사천 회장의 아들 단재완 회장이 회사를 이끈 후부터는 다방면으로 사업확장을 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해성산업 주가가 작전 세력에 의해 출렁이는 일까지 벌어지며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본지가 지난 주에 보도했던대로 해성산업을 먹잇감으로 삼은 세력은 중동고 동문회 출신들로 꾸려져 있다. 하지만 검찰이나 증권가에서는 과연 주가조작이 오너가 모르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단재완 회장의 선친 고 단사천 회장과 김무성 대표의 선친 고 김용주 회장이 생전에 가까웠던 사이였던 것도 이번 사건을 의심의 눈초리로 밖에 볼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해성산업 주가조작 사건 전말과 이 회사의 실체에 대해 <선데이저널>이 파헤쳐봤다.
해성산업 단재완 회장의 부친 단사천 회장은 본국 부동산과 사채업계의 큰손 ‘광화문곰’으로 알려져 있다. 광화문곰은 명동할머니와 함께 본국 부동산 및 사채시장을 쥐락펴락했던 인물들이다. 단 회장이 명동시장을 주름잡은 것은 1950년대부터로 알려져 있다. 자신이 보유한 사채자금도 풍부했지만, 명동 사채업계에서 수많은 중ㆍ소규모 사채업자들을 거느린 ‘전주(錢主)’로 군림하며 재벌들이 손을 벌릴 정도로 큰 규모의 현금을 손쉽게 조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이 다 조달하지 못하는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때면 휘하의 사채업자들까지 동원해 자금을 빌려줬기 때문에 ‘지하경제의 재벌’로 불리기도 했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도 급할 때는 단 회장에게 손을 빌렸다는 이야기도 본국 언론에서 보도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급할 때는 단 회장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소문도 파다했다. 단사천 회장 섬유업으로 김용주와 인연 단 회장의 주요 투자영역은 사채와 부동산이었다. 그는 자신의 주된 활동 무대였던 명동 근처 도심을 비롯해 주요 상업 지역의 땅을 사들였고, 1960년대 후반부터 정부의 한강 이남 개발이 본격화되기 시작할 무렵 강남땅에도 투자했다. 서울 강남의 강남역과 삼성역을 잇는 테헤란로의 해성빌딩 2개 동을 비롯해 서초동 송남빌딩, 중구 북창동의 해남빌딩, 성수동 우영테크노센터, 부산 송남빌딩 등 현재 해성그룹의 주요 자산들은 대부분 단사천 회장이 일궜다. 1970년대 서울시에 기부한 강동구 명일동의 땅 1만 2000여평까지 합치면 그가 남긴 부동산 자산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규모에 이른다. 사채업과 부동산 투자를 통해 큰돈을 벌었던 단 회장은 제조업에도 진출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단 회장이 1953년 설립했던 한국모방은 당시 섬유 수출 붐을 타고 순항하는가 싶었으나 재투자에 실패하면서 제일모직, 경남모직 등 경쟁업체들에 자리를 내주고 1970년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같은 섬유업에 종사했던 전남방직 김용주 회장과 친분을 맺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방직 김용주 회장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선친이다. 두 사람은 같은 업계에 종사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또한 사학재벌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해성그룹은 현재 학교법인 해성학원을 운영하면서 단 회장이 직접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의 부친도 용문학원을 설립한 사학재벌이었으며 현재 김 대표의 친누나인 김문희 이사장이 맡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해성그룹은 단사천 회장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해성그룹은 해성산업과 한국제지, 계양전기, 해성디에스, 한국팩키지 등 5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이 됐으며, 단사천 회장의 아들 단재완 회장이 맡고 있다. 하지만 본국 재계와 언론에서는 해성그룹이 신성장사업을 찾지 않고서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지난해부터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해성산업은 도리어 주가조작 세력에 먹이가 되어 결국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본지가 보도했던대로 현재 검찰은 소액주주로 구성된 주식투자모임 전․현 대표가 해성산업이라는 코스닥 시장 상장사의 주가를 중동고등학교 동창회와 경기도 파주의 한 대형교회 등과 모의해 약 5년간 지속적으로 조작해왔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이 현재까지 밝혀 낸 바에 따르면 이들은 601개 계좌를 이용하여 36,136회의 가장․통정매매와 50,318회의 직전가 대비 고가 및 시장가 매수호가 제출 등 시세조종성 주문을 통하여 매수세를 유인하고 시세상승을 견인하여 1169억원 가량의 이익을 본 것을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또한 해성산업의 주가가 해성그룹이 출범하기 직전까지 계속 상승하다가 출범을 전후해 급락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그룹 출범 2주전까지 해성산업의 주가는 9만원에 육박했다가 그룹 출범을 며칠 앞두고 급락하기 시작해 그룹 출범 직후에는 2만원 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해성그룹의 내부 상황을 잘 알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검찰과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결국 그룹 수뇌부와 주가조작세력의 사전 모의 가능성에 수사 기관은 무게를 두고 있다.
칼을 쥔 검찰의 선택은
그렇다면 과연 지난주 본지가 보도했던대로 해성산업 주가조작 사건에 정치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 검찰이 들여다 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지난주 보도대로 검찰과 금융당국은 중동고 동문회 출신 조작 세력이 해성산업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 여러 종목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의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중동고 조작 세력이 자사고 출신 김 대표의 이름을 내세운 테마주로 묶어 시세조종을 하고 있다는 것까지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은 이러한 테마주에 김 대표가 직접적으로 연관됐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지만, 김 대표와 관련된 범죄첩보들을 차곡차곡 쌓아놓으면서 만약을 대비하고 있다. 다만 수사가 본격화되는 것은 정권과 검찰과의 긴밀한 협의에 의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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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해성산업 주가조작사건 숨겨진 1인치 추적…김무성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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