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삼(American Wild Ginseng)이 “제2의 골드러시(Gold Rush)”로 뜨고 있다. 지난달 26일 밤 미국 심야뉴스 프로그램ABC ‘나이트라인’에서 미국산삼을 ‘대박상품’이라고 소개하자, 많은 언론들이 새삼 미국산삼에 대하여 잇따라 보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보도에서 미국산삼을 마구잡이로 채취하는 바람에 산삼이 멸종위기에 봉착한다는 당국자의 경고도 나오자 미연방어업수렵국(U.S. Fish & Wildlife Service)은 앞으로 미국산삼을 보호하기 위해 각주의 검찰과 함께 강력단속 방침을 밝히며 신고전화 (703)358-1949까지 개설했다. 사실 미국산삼에 대하여 지난 수년 동안 각주의 언론들이 연이어 보도해왔으며, 최근에는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타임스에도 게재가 되자 ABC방송이 특집으로 보도하면서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원래 각주마다 산삼채취에 대하여 관련 규정들이 있으나 그동안 느슨하게 대처해오다가 언론들이 “산삼 멸종위기”를 보도하자, 각주에서 단속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미국 내에서 미국산삼을 채취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인삼 딜러십(Ginseng Dealer) 등록을 해야 한다. 한편 일부 한인 인삼업자들은 자신들만이 미국산삼 채취와 판매를 허가 받았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본보가 미연방어업수렵국과 웨스트 버지니아자연보호국 (DNR)에 문의한 결과 한인업체 정식 딜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 당국의 멸종위기의 산삼 불법채취 강력 단속방침 문제를 전격 취재해 보았다. <성 진 취재부 기자>
미국산삼은 주로 미국 동부 아팔란치아 산맥에서부터 캐나다에 이르는 지역에서 자라고 있다. 산삼은 한국의 산천에서 가끔 심마니들이 “심봤다!”로 오래된 산삼을 캐어 아주 비싼 값에 팔리는 것처럼 가끔 미국산삼도 대박상품이 되기도 한다. 지난 2007년에 미국 산삼 한 뿌리가 중국 경매 시장에서 25만 달러에 낙찰되고, 1970년에 스모키 마운틴 산맥에서 캐낸 산삼 한 뿌리는 당시 64,000 달러에 팔렸는데 지금 시세로 치면 약 25만 달러 정도다. 물론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미 국립공원 여행객들을 위한 잡지인 ‘National Parks Traveler’지는 지난 2008년에 아주 흥미로운 기사를 보도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미국 산삼을 효험이 있는 약초로 믿고 애용했다. 중국인들처럼 인삼에 효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인디언들은 산삼이 정력 강장제로 특히 발기부전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믿었다. 산삼 모양이 인간모양으로 가까운 것이 좋은 것으로 여겼다. 이같은 미국산삼은 아팔란치아 산맥 지역에서 특히 유명했다” 그리고 이 잡지는 미국 산삼 한 파운드 가격이 900-1,000달러 정도로 고가로 매매가 된다며, 미국에서는 1700년대부터 교역이 이뤄졌다고 했다. 그리고 2000년 기준으로 산삼 수출액이 4,400만 달러가 되며, 2008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삼 제품 교역량이 6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상하게 최근 들어 미국산삼 교역량이 국제시장에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약초의 천연 비아그라’ 효능 입증
미국이 전 세계에서 최대의 산삼 수출국 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미국산삼 전문가인 킴 프리츠(Kim Derek Pritts)가 펴낸 “미국 인삼 이야기”(Ginseng: How to Find, Grow, and Use America)에 따르면 미국산삼이 1700년대 발견되어 유럽을 거처 중국 시장으로 수출된 약초 제품으로 ‘중국시장에서 조선의 산삼과 경쟁이 되기도 했다’는 문헌도 소개되어 있다.(별첨 기사 참조) 미연방어업수렵국 통계에 따르면 2012년 미국산삼수출량이 20,571kg (45,351 파운드)되며 주로 홍콩으로 수출된다. 매년 평균 미국 산삼 도매 수출가격은 2,700만 달러치가 된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이 산삼 최대 수출국인 셈이다. 한편 지난 2012년 한국도 미국으로부터 산삼 수입량이 16kg에 이를 정도로 미국은 그동안 산삼천국이었으나 일반인들은 그런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했다.
이처럼 미국으로부터 산삼을 수입하는 나라는 1990년대는 중국, 홍콩, 대만, 말레시아, 싱가폴, 스페인, 호주, 캐나다였으며 이중 홍콩이 전체의 80% 정도를 차지했다. 그런데 2013년 최근에 들어서는 중국 홍콩, 대만, 일본, 한국, 말레시아, 싱가폴, 뉴질랜드,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하는데 대부분 중국과 홍콩이 가장 많이 수입한다. 2012년에는 미국에서 재배된 인삼 수출량이 15만 5천400 kg정도로 가격만도 6천만 달러치가 된다. 한편 오는 12월 4일과 5일에는 노스캐로라이나 애슈빌에서 제2회 국제미국산삼박람회가 열린다. 미국도 인삼 종주국이라는 심리도 작용했다. 미국에서는 산삼을 “약초의 왕”(King of Herb)이라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산삼을 “약초의 비아그라” (Viagra of Herb)라고도 불린다. 이미 미국에서는 산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여 미국산 산삼과 아시아산 산삼을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다는 연구 보고서가 많이 나왔다. 미국산삼이나 한국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서 채취되는 산삼에는 주성분인 진세노사이드를 다 함유하고 있다. 특징으로는 아시아 산삼은 좀 더 흥분 성분(stimulants)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고, 미국산 산삼은 진정 성분 (relaxants)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미국산삼은 음(陰)에 속하고 아시아산삼은 양(陽)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불법 산삼 채취에 실형선고
현재 미국 동부주 19개주에서 산삼에 대하여 연방법과 주법으로 규정을 정하고 통활 하고 있다. 가장 산삼이 많이 자라고 있는 주는 웨스트 버지니아주와 위스컨신주이다. 그 다음으로는 오하이오, 켄터키, 노스 캐로라이나, 버지니아, 미네소타, 테네시, 버몬트, 펜실바니아, 매릴랜드, 알라바마, 알칸소, 조지아, 일리노이, 인디아나, 아이다호, 뉴욕, 미주리 등이다. 보통 이들 주에서는 산삼 채취 허가를 매년 9월에서 12월까지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오직 성숙한 것(즉 반드시 3지 5엽)인 것을 채취할 것과 산삼을 채취하는 사람은 채취한 산삼의 씨를 반드시 그 주변에 잘 심어야 한다는 것을 의무화 시키고 있다.
연방정부가 관할하는 국유지와 각주가 소유한 주유지에서 원칙적으로 산삼 채취를 금하고 있다. 다만 일정한 지역에서 일정기간동안 허가 받은 자에 한해서 산삼채취가 허용된다. 채취허가 장소 사이트 www.fs.fed.us/locatormap에 가면 알 수 있고, 산삼채취를 원하는 사람 (Digger)은 반드시 허가증을 소지하여야 한다. 채취허가규정은 다음 사이트에서 알 수 있다. www.ahpa.org/ginsengstewardship.aspx 최근 미국 산삼지역에 불법 채취가 성행하는 바람에 연방정부 어업수렵국을 위시하여 각주가 지난해부터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불법 산삼채취자나 등록 심마니들이 산삼을 캐고 난 후 다음해를 위해 씨를 뿌려주어야 하는데, 채취에만 관심을 두어 일부 지역은 산삼이 멸종 위기에 처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스 캘로라이나주에서는 지난해 8월 데니스 하웰 연방판사는 불법적으로 산삼을 채취하고 판매한 빌리 조 헐리(46)에게 5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는 지난 8월부터 9월전 약 2주 동안에 산삼 불법채취혐의로 11명을 체포했다. 켄터키주는 지난해 8월 불법 산삼 채취 혐의로 25명을 기소해 현재까지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지난해 11월 인삼채취 허가서 없이 판매하고 소지한 혐의로 총 60파운드 산삼(약 4만 달러치)을 압수했다. 미국산삼 딜러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경우, 우선 비즈니스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고 종업원상해보험을 가입해야 하고, 정부가 정한 저울을 비치하고 있어야 한다. 산삼을 채취하기 위해 허가증(Permit)을 받기 위해서는 딜러에 고용되어 있어야 한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면허 없이 산삼을 소지하고 있어도 불법이 된다. 마치 산삼을 마약처럼 다루고 있는 것이다.
미국산삼에 엄청난 숨은 비밀
미국산삼에 대해 최근 ABC방송이 특집으로 방영하면서 “차세대 골드러시(Next Gold Rush)”라고 보도하자, 미국의 많은 언론들이 뒤따라 보도하면서 미국산삼이 “돈이 되는 약초”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이 특집 방송을 보도한 Juju Chang 이란 ABC-TV앵커는 한인 앵커(한국명 장현주)로서 명문 스탠포드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ABC Nightline 의 노련한 진행자이다. 그는 이 특집을 보도 하면서 “나도 어린 시절 한국에서 부모로부터 산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집 보도에서 직접 산삼을 캐는 산속의 심마니들을 취재했으며, 불법 채취에 대한 관리들의 이야기도 듣고, 결론적으로 산삼 보전에 대한 경각심을 보도했다. 미국산삼의 학명은 Panax quinquefolium 이며 주로 북위 30도에서 50도에 이르는 남부 캐나다와 미국 동부와 중서부에서 주로 많이 자란다. 동양의 산삼은 Panax ginseng 또는 Panax shinseng 이라고 하며 역시 북위 30도에서 50도에 이르는 한국, 중국, 시베리아 일부 산악지역에서 자란다. 동양 산삼은 모양이 미국산삼과 비슷하나 좀 더 가늘고 길다.
미국 산삼에도 많은 비밀이 전해진다. 산삼은 중국의 진시황제가 찾던 ‘불로초’처럼 동양 특히 한국에만 있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미국이 산삼 원산지 중의 하나란 사실은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현재 전 세계 시장에 나돌고 있는 산삼의 80% 이상이 미국산 이다. 더구나 미국이 중요 인삼재배 와 재배 인삼 수출 국가라는 점이다. 미국산 산삼 수출량이 2012년 통계에 2만 kg이 넘었는데 중국, 북한, 남한, 시베리아 일부 지역을 통틀어 동양 전체에서는 캐는 산삼이 고작 36kg 이었다. 그동안 중국산이란 산삼으로 세계 시장에 팔렸던 인삼이 과연 동양에서 난 산삼일까에 대해선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미국에서 산삼이 발견된 역사는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711년 4월 중국 북경에서 선교 사업을 하던 천주교 소속 예수회 피에르 자르또 신부(fr. Pierre Jartoux)신부가 캐나다에 있는 동로 신부에게 “만일 중국 이외의 다른 곳에서 산삼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면 그 곳은 아마 캐나다일 것이다.”라고 적어 보냈다. 이런 내용이 책으로도 출판됐다. 마침 캐나다 몬트리얼 근방에서 선교 사업을 하던 예수회 신부가 이 출판된 편지를 읽게 되어 인디언들에게 산삼을 찾아보게 하였으며 우연하게도 1716년 이 신부 자신이 짓고 있던 집 근처 에서 발견하여 인디언 여인에게 보여주니 인디언 말로도 “인삼”이 맞는다고 하였다. 이렇게 하여 미주 대륙에서 산삼이 발견되고 1700년대 중반에 이르면 프랑스계 캐나다 상인들이 산삼을 대거 수거하여 중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마구잡이로 산삼을 캐어냈기 때문에 아직 자라지 못한 것까지 마구 채취하는 바람에 캐나다 산삼은 질도 나빠 인기가 폭락하고 미주 대륙 산삼의 명성도 사라졌다. 그러나 약초꾼들이나 인디언들은 산삼을 알게 됐다. 기록에 따르면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에서도 산삼 채취가 붐을 이뤄 1757년에는 산삼을 실은 배가 뉴욕 허드슨 강을 거쳐 유럽 암스테르담과 런던에 도착하였고, 유럽 중개상인들의 손을 거쳐 중국에 수출되었다. 그 후 미국이 독립하면서 중국과 직접 교역이 시작되어 1784년 2월 뉴욕을 떠난 산삼 수출선이 같은 해 8월 중국 광동성에 이르게 된다. 영화나 책으로도 많이 소개된 미국의 서부 개척사에 유명한 탐험가 다니엘 분(Daniel Boone(1734-1820)이라는 사람도 산속을 뒤지며 산삼 교역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사실은 미국인들도 잘 모르는 사실이다. 이처럼 미국은 독립 후 120년 동안 약 2천만 파운드(생삼일 경우 약 6천만 파운드)를 중국에 수출 하였다. 그러나 1860년경에 이르면 미국에서도 산삼이 귀해지고 1885년부터 위스콘신 주를 비롯하여 여러 주에서 인삼재배가 시작되었으며, 이에 따라 연방과 각주에서도 산삼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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