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를 이룬 ‘귀향’ LA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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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여성들의 처절한 삶과 죽음을 그린 영화 ‘귀향’(조정래 감독)이 오는 2월 24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지난 23일 LA생명찬교회(담임 김동일 목사)에서 약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주지역에서는 역사적인 첫 번째 시사회를 열었다. 영화를 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달려오는 열성 동포도 있었다. 이날 조정래 감독은 무대 인사를 통해 “이 영화는 일본 군국주의에 희생된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만든 작품”이라면서 “이분들의 영혼들이 고국에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 영화가 한 번 상영될 때마다 위안부 피해자 원혼이 한 분 한 분 귀향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청중들로부터 많은 공감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시사회 자리에 한국민화협회 LA 지부장 겸 홍익 민화연구소 최용순 원장의 소녀상 민화작품 “나를 잊지 말아요”와 한국 민화협회 해외조직팀 이사 김승유 작가의 “우리의 소녀상”이 전시되어 의의를 높여 주었다. 이번 ‘귀향’ LA 시사회를 주관한 김좌진 장군기념사업회미주본부(회장 권욱종) 측은 이날 시사회 도네이션이 총 3,225 달러로 행사 실제 준비금을 제하고 전액 조정래 감독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감독은 영화 수익금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기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이날 시사회에는 미주3.1여성 동지회(회장 홍순옥), 미주총연(회장 김재권), LA평통(회장 임태랑), 가주한미포럼(국장 김현정)등을 포함 한인사회 각계 단체 인사들이 참석해 2시간 17분 동안 영화를 감상하면서 위안부들이 고향땅을 가고 싶다는 장면 등등 중간 중간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이 많았다.
영화는 14살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가 목단강 위안소에서 모진 아픔을 겪은 정민(강하나)과 가족을 잃고 영혼을 보는 능력을 가진 1991년의 은경(최리)이 정민의 혼과 교감하며 타지에서 죽어간 위안부 소녀들의 혼령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내용이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에서는 안타까움의 한숨과 흐느낌이 이어졌고, 마지막 숨진 위안부의 영혼이 고향으로 찾아오는 장면으로 끝나고, 이 영화에 성금을 낸 명단들이 엔딩화면에 흐르자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다.
한 동포는 조 감독의 손을 잡고 “국제시장 때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 영화들 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달려온 박종암 씨도 조 감독과 만나면서 “영화 내내 가슴을 파이는 아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귀향’ 시사회 개봉시간 오후 2시 이전부터 삼삼오오 동포들이 시사회 장소인 생명찬교회로 오기 시작했다. 노인 부부들이 많았다. 이들은 접수대 앞에서 꼬기꼬기 접은 달러를 후원금으로 내면서 봉사자들에게 ‘수고한다’는 말을 했다.

이날 시사회에 평소 위안부 인권문제를 위해 활동하는 가주한미포럼의 김현정 사무국장, ‘LA 나비 USA의 안젤라 이 회장도 나와 봉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특히 김현정 국장은 시사회 전에 마이크를 잡고 현재 가주 정부 교과서 개정 작업에 위안부 소재를 설명하면서 동포들의 캠페인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과거 미주 이민 초청기 이승만 박사와 함께 구미위원부에서 활약한 정한경 박사의 양자 리대양 씨도 참석해 금일봉을 후원금으로 내놓았다. 미주3.1여성동지회에서는 홍순옥 회장 등 15명의 회원들이 단체로 참석했으며, kowin(LA 회장최진영)에서도 단체로 회원들이 참석 했다.
귀향은 조정래 감독이 1940년대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간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10년 넘게 준비해 만들었다. 제작 과정에 7만 명의 시민 후원자들이 참여해 큰 관심을 모은 영화다.

‘눈물로 본 영화’

이날 시사회에서 영화 상영에 앞서 노정윤(김좌진기념사업회 청년횃불)씨 의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은 국민의례로 시작했다.
인강판소리연구원장인 심현정 씨의 미국국가와 애국가 선창이 마치 위안부들의 영혼을 위로하듯 불리워졌다. 이어 생명찬교회의 김동일 담임목사는 환영사를 통해 “뜻 깊은 영화를 우리 교회에서 상영하게 되어 동포사회와 함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사회 후원단체인 김재권 미주총연회장은 축사를 통해 “지금까지 많은 행사에서 축사를 해왔지만 오늘 같은 귀중한 영화를 동포사회와 함께 후원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태랑 LA평통회장은 “오늘 LA에서 첫 번 시사회를 갖는 이 영화를 동포들이 입으로 입으로 주위에 알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홍순옥 미주3.1여성동지회장도 “영화 귀향을 LA에서 개최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조정래 감독이 인사말을 통해 “미주 지역에서 첫 번째 시사회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 LA 동포 사회에게 감사한다”며 크게 머리를 숙였다.
조 감독은 전날인 22일 오후 2시에 제이제이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지난 14년 동안 어려운 역경 속에 영화를 제작해 온 고충을 털어 놓았다. 그는 최근의 한일 위안부 회담과 관련해 영화 제작에 영향을 받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일부 소문에 나도는 특별한 제재나 간섭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노정윤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시사회 후원단체들을 대표한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의 김재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영화를 만든 조정래 감독의 LA방문을 환영한다”면서
“조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드는데 거의 14년이라는 세월을 보냈고 지난해 겨우 마무리된 이 영화는 풀뿌리 정신으로 뭉쳐진 7만 여명이 조금씩 보태어 만든 영화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영화 상영을 위해 모든 분들의 정성이 필요합니다.”라고 동포사회의 후원을 호소했다.

임태랑 LA평통회장은 “어려운 역경에서 영화를 만든 조정래 감독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 영화를 두고 일부에서 이념논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우리 모두는 이 영화에 대해 보수다 진보다를 주장하기 보다 애국적인 면에서 후원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홍순옥 미주3.1여성동지회장은 축사에서 “우리 미주 동포사회는 지난 2007년에 풀뿌리 운동 으로 일본 측의 강력한 로비를 물리치고 미국 국회에서 위안부 결의안 121을 통과시켰던 저력이 있다.”면서 “이번 위안부 영화 귀향’ 시사회는 현재 가주 교육국이 ‘교육과정 지침 개정’을 통해 교과서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강제로 시행한 위안부 문제를 자세히 기술하도록 한다는 우리 동포사회 캠페인에도 크게 기여하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조정래 감독은 “영화 귀향은 전혀 정치성이 없는 순수한 영화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우리역사에서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평화의 이미지를 담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영화 ‘귀향’은 전쟁과 군국주의라는 엄청난 격변 앞에서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모조리 빼앗긴 10대 소녀들의 사투를 담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영옥 할머니(손숙)가 부모를 잃고 무녀가 된 소녀 은경(최리)과 함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아픔을 직시하고 치유한다는 내용이다.

재능기부의 영화

영화는 1943년 일본군에게 납치되듯 중국 목단강 위안소에 끌려가 일본군 성노예 생활을 하다 숨져간 15살 안팎 소녀들의 참혹했던 실상을 보여준다.
실제 16살 나이로 목단강 위안소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던 강일출 할머니가 다른 위안부들과 함께 집단 학살을 당하기 직전에 독립군의 도움으로 살아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일제에 끌려가 참혹한 죽음을 당한 소녀들이 넋이나마 돌아오길 간구하는 의미의 ‘鬼鄕(귀향)’은 13년에 걸친 제작기간과 7만명의 시민들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힘을 합쳤고 베테랑 배우 손숙을 비롯  강하나 최리 등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귀향’은 조정래 감독이 2002년 위안부 피해 할머니 후원 시설인 나눔의 집에서 강일출(88) 할머니 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을 본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1943년 열 다섯살 나이에 중국 길림성의 위안소로 끌려간 강 할머니는 보국대를 뽑는다는 일본 순사에 의해 끌려갔다. 중국 심양을 거쳐 장춘, 그리고 목단강 위안소에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며 일본군 ‘성노예’ 생활을 했다.
전쟁이 끝나갈 무렵 장티푸스를 심하게 앓아 부대 밖으로 이송된 그녀는 다른 병든 소녀들과 함께 불구덩이에 던져지려할 때 조선 독립군들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탈출했다. 중국에서 생활하다 2000년 영구 귀국하여 현재 나눔의 집에서 기거하는 강할머니는 일본 군인들이 질병에 걸린 소녀들을 산 채로 불태운 만행을 증언하며 그림으로 남겼다.
귀향은 단순히 고향을 찾는 의미가 아니다. 일제에 강제로 끌려간 소녀들이 참혹한 죽음을 당한 후 돌아오는 넋들의 환향, ‘鬼鄕(귀향)’이기 때문이다.
조정래 감독은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은 낯선 타국의 전쟁터에서 20만명 이상이 숨졌다. 고향에 돌아오신 극소수의 생존자들의 이야기만 우리는 들었을 뿐이다. 타국에서 죽어간 억울한 영령들을 넋이나마 고향의 품으로 모셔와 따뜻한 밥 한술 올리고 싶어 ‘귀향’이라는 타이틀로 했다”고 소개했다.
‘귀향’ 제작진은 지난해 12월 7일 한국의 나눔의 집에서 뜻 깊은 첫 시사회를 가졌다. 할머니들은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연신 눈물을 흘리시면서도 화면에 눈을 떼지 않았다. 상영 후 이옥선 할머니는 몸 곳곳에 난 일본도에 의한 상처들을 보여주며 일본의 사죄와 함께 어째서 ‘보상’이 아닌 죄에 대한 ‘배상’ 이어야 하는지 또렷하게 설명해 주위를 더욱 숙연케 했다.
‘귀향’ 미주시사회는 23일 생명찬교회 상영을 마치고 24일 아리조나주, 28일 코넷티컷대학교와 브라운대학교 29일 워싱턴DC 노던 버지니아 칼리지, 뉴욕에서는 30일 뉴저지 에지워터 멀티 플렉스 극장에서 열렸다.

지난 1월 22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제이제이 그랜드 호텔에서 영화 “귀향”을 만든 조정래 감독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자리에 한국 민화협회 LA 지부장 겸 홍익민화연구소 최용순 원장의 소녀상 작품 “나를 잊지말아요”와 한국 민화협회 해외조직팀 이사 김승유 작가의 “우리의 소녀상”이 자리를 함께 했다.
전쟁의 참상이 빚어낸 슬픈 역사라 하기엔 너무도 비인간적이고 너무도 아픈 기억인 위안부 문제…인간을 가장 흉악해지고 약해지게 할 수 있는 게 바로 전쟁이다.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를 아군, 적군으로 불리해서 최대한 빨리 그리고 무참히 죽여야 하는 전쟁… 그 속에서는 극악무도해져서 미치거나 심신이 너무 약해져서 미친 그런 병사들은 이미 이때에는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그저 싸움터에 내 몰린 짐승들인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한 나라는 예다 고기다! 하고 던져준 것이 바로 정신대, 위안부 소녀들이었다. 아직 여자라고 하기도 아까운 소녀들이었다. 14살,15살 소녀들…아직 초경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여린 아이들… 그런 그녀들에게 가해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잔인하고 혹독한 고통의 날들…. 그런 날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던 소녀들, 지금은 할머니가 되어버린 그분들의 몸서리쳐지는 슬픈 기억들을 꺼내어 만들어진 영화가 ‘귀향’이다.
그런데 이런 역사에 꼭 남겨둬야 할 자료 같은 영화들 만드는데 투자하는 제작사가 없어서 국민들이 성금을 모아 만들었다한다. 그것도 장장 14년에 걸쳐서…. 조금씩 돈이 모아지면 한 장면 찍고, 배우들과 스탭들은 재는 기부를 하고, 그렇게 영화를 만드느라 영화랑 같이 10여년을 넘게 동거동락한 조정래 감독은  원래 위안부 할머니 중 한분이신 강일출 할머니의 ‘태워지는 처녀들’이란 그림을 보고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조 감독은 앞으로는 우리 민화에도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월 23일 LA코리아타운 내 생명찬교회(담임 김동일 목사)에서 영화 ‘귀향’ 시사회가 열렸다. 200석을 꽉 채운 시사회장 입구에도 민화 두 작품을 전시했다. 시사회 시작 전과 끝난 후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화와 함께 하닌 더 감동적으로 마음에 와 닿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민화협회LA지부와 홍익민화연구소는 올해 광복절을 기념하여 좀 더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는 위안부 소녀들을 기리는 전시회를 기획중이다.
이에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과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고, 조 감독은 환영의 의사를 표현했다.
영화 한 편이 상영될 때마다 한 분의 위안부 할머니들의 영혼이 귀향한다고 믿으며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조정래 감독과 스탭들, 그들의 힘겨운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LA에서의 영화와 민화의 만남으로 안타까운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데 동참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과 넋을 달래줄 수 있는 자리가 한 번 더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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