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파방송국 입찰제안가고시 경매에 한인들 희비교차
■ 주선영목사소유 WMBC방송국 9억달러 대박 신화창조
■ 시카고 배건재 5억달러 아틀란타 심중구 2억달러 대박
■ 한국일보 지분 24%소유했던 채널 18도 5억8천만달러
미국정부가 지상파방송국 주파수확보를 위한 인센티브경매를 실시하면서 미국 내 모든 지상파방송의 입찰제안가를 고시함으로써 한인방송인들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한인방송인들이 최근 3년 사이에 매도한 지상파방송은 FCC입찰제안가가 이들의 매도가보다 무려 60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평생 한번 올까 말까한 대박기회를 놓친 것으로 드러났고 일부 한인방송인들이 소유한 지상파방송가격은 최대 1조원에 대해 경매가 성사되면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미국방송 역사상 최대의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는 지상파 인센티브 경매를 둘러싼 한인방송업계의 희비를 알아본다.
박우진(취재부기자)
⌈지상파 주파수소유 한인 방송인들 FCC 인센티브 경매 입찰제안가로 60배 이상 초대박 재벌 반열에…⌋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올해 3월 29일 지상파방송국 주파수 인센티브경매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12일 미국내 210개 방송권역의 2197개 지상파방송의 경매시작제안가를 고시했다. 가시청지역내 인구가 작아서 가격책정이 무의미한 지상파방송 320개를 제외한 1877개 지상파방송의 가격이 일제히 공개된 것이다. 이 가격은 경매시작제안가이며, 경매방법이 역경매이므로, 경매시작제안가를 최고가격으로 해서 점점 낮아지게 된다.
즉 실제 경매에서 얼마에 거래될지는 모르지만 정부기관인 FCC가 모든 지상파의 가치를 최초로 평가, 공개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방송국 공시가격’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상파 방송 1877개 가격이 공개된 것은 사실상 1877개 방송국의 순위가 매겨진 것이어서 각 방송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방송재벌 주선영목사 WMBC방송 8억달러
FCC 경매시작제안가 고시내역에는 한인 4명이 소유한 지상파 방송 7개가 포함됐고, 또 일부 한인들이 최근 3-4년 사이 매도한 방송국의 공시가격도 확인됐다. 만약 이 가격에 경매가 된다면 일부한인은 노다지를 캐게 되고 일부한인은 일확천금의 인생역전 기회를 놓친 셈이다.
한인방송인중 최대 대박의 주인공은 뉴욕의 지상파 풀파워방송 WMBC를 소유한 주선영목사로 확인됐다. 뉴저지주 ‘성산교회’의 담임목사이기도 한 주선영목사가 1985년 설립, 1991년 방송을 개시한 이 방송국은 경매시작제안가가 8억165만여달러로 고시됐다. 한화로 1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공시가격은 미전역 2197개 지상파방송을 통틀어서도 8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뉴욕과 뉴저지 등 뉴욕메트로지역에서 채널 18번, 63번등으로 송출되는 이 방송국은 가시청인구가 184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사는 FCC에 방송국 설립을 신청, 해당 장비를 모두 갖춘 뒤 주파수를 배정받은 것이어서 사실상 방송국설립비용 외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았다. 30년 전 방송국 장비 등의 구입비용이 1-2천만달러에 달한다고 하더라도 50배이상의 대박을 친 것이다. 현재 이 방송국은 주목사가 대주주이며 주목사의 동생 주선후씨, 주목사의 아들 준, 빅터, 존 등 3형제, 주선후씨의 사위 하산 로씨 등이 지분을 가진 것으로 FCC에 신고 돼 있다.
애물단지로 여겼던 로파워방송국 노다지로 상전벽해
주선영소유 WMBC 1985년 방송시작뒤 1조원 대박
이미 방송왕으로 잘 알려진 일리노이주의 배건재 KM 커뮤니케이션대표도 지상파방송만 5억달러로 고시됐다. 풀파워방송, 로파워방송 등 TV와 AM, FM등 라디오방송 등 모두 40여개의 방송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배회장은 부인 배명화씨 명의로 소유한 지상파방송이 4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배회장이 소유한 방송 중, 조지아주 아틀란타의 지상파방송 WSKC는 경매시작제안가가 2억3천만달러, 아이오와주 아이오아시티의 KWKB는 1억7천만달러,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WOCK는 9900만달러로 책정됐고, 아이다호주 아이오아폴스는 가시청권역 인구가 25만명으로 가격이 책정되지 않았다. 이들 4개 방송국중 공시가격이 책정된 3개 방송국만 합쳐도 5억달러에 달한다. 한화 6천억원의 대박이다.
특히 아틀란타와 시카고의 지상파방송은 풀파워방송이 아닌 로파워방송, 즉 출력이 작아서 TV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방송이지만, 이 2개가격만 3억3천만달러에 달했다. 즉 출력이 작아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빗발침으로써 한때 방송업계에서 애물단지로 불렸던 로파워방송마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한 것이다. 로파워방송이 TV로서 부접함해도 이 주파수를 무선통신에 사용하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무선통신시대와 함께 음지가 양지로 변하는 상전벽해가 연출된 것이다.
배씨가 지난해초 FCC에 보고한 방송국 소유현황에 따르면 지상파와 DTV, AM과 FM 방송등을 모두 포함해 19개의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FCC 보고서에는 지분은 모두 부인 배명화씨가 소유하고 있고, 이사인 케빈 조엘 배씨는 양아들이며 지분은 없다고 명시돼 있다. 배씨는 2004년 36개를 소유하고 있다고 FCC에 보고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방송국을 대거 매각한 것이다.
조지아주 한인소유 WKTB 백배 수익
조지아주 아틀란타의 심중구 한국TV방송 대표가 소유한 WKTB도 역시 로파워지만 경매시작제안가가 2억1258만달러, 한화 2500억원에 달했다. 심중구사장이 1991년께 백만달러에 매입한 방송국으로, 현재는 투병중인 심사장을 대신해 부인 수잔 심씨가 대주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여만달러에서 25년만에 2억달러이상으로 가격이 치솟음으로써 만약 경매가 성사되면 심사장은 최소한 백배이상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한인방송업계의 산증인으로 통하는 정계성 TAN-TV회장도 마침내 대박의 주인공이 됐다. 하와이 호놀룰루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등에서 한국어 방송을 운영하는 정회장은 호놀룰루의 지상파방송 KBFD를 소유하고 있다. 가시청권인구가 83만여명인 이 방송국의 공시가격은 7624만달러로. 약 한화 천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 FCC의 평가다. 현재 이 방송국은 정회장은 아들인 정준호, 딸인 정윤희씨가 대주주이고 정회장과 부인이 10%대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한인 4명이 소유 중인 7개 방송국 중 공시가격이 책정되지 않은 1개를 뺀 6개 방송국의 가격은 15억9천만달러에 달했다. 2조원에 가까운 돈이다. 방송과 통신환경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어려움 속에서도 한인방송을 꾸준히 운영함으로써 노다지를 캔 것이다.
그러나 대박을 친 한인방송인이 있는 반면 FCC 공시가격을 보고 땅을 친 한인방송인들도 있었다. 이른바 일생일대에 한번 올까 말까한 일확천금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방송국을 팔고 손을 틀었더니, 새로 산 사람이 대박이 난 것이다. 더구나 이들이 방송국을 매도한 것은 불과 3-4년전이어서 아쉬움을 더 클 수밖에 없다.
배건재씨, 740만불 매각 채널이 4억달러
한인방송왕 배건재씨가 소유한 지상파 방송 4개는 5억달러로 공시됨으로써 대박을 쳤다. 하지만 불과 2-3년전 2개 의 로파워방송국을 팔았고, 이번에 공시된 이들 방송국의 가격은 5억4천만달러로, 현재 소유 중인 4개 방송국보다 값이 더 나갔다.
배회장부부는 지난 2012년 8월 31일 시카고지역의 로파워스테이션 WOCH를 740만달러에 매각했다. 그러나 이번 공시가격을 봤더니 3억9천만달러, 3년반 만에 무려 50배 이상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 차액은 무려 3억8천만달러가 넘는다. 다시 말하면 3억8천만달러, 약 5천억원이 날아간 것이다. 배회장부부는 지난 2014년 7월 10일 밀워키지역 로파워 방송국 WMKE를 250만달러에 매각했으나 FCC는 매각일로 부터 1년 3개월만인 지난해 11월, 1억5천만달러로 고시했다. 무려 60배나 높은 값이다. 경매가 성사된다면 1억4750만달러를 손해를 본 셈이 된다. 만약 배회장이 이 2개 방송국을 지금까지 소유했다면 약 6500억원정도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6500억원을 날린 셈이어서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배씨가 FCC에 보고한 WMKE의 2009년 세금보고에 따르면 수입은 불과 만363달러에 불과했고 임금 등 비출은 11만달러에 달해 10만달러의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수입이 만달러에 불과한 밀워키의 로파워스테이션을 배씨는 2014년 7월 250만달러에 팔았고, 현재 FCC 공시가격은 1억5천만달러로 치솟은 것이다. 방송국의 연수입 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잠재적 가치, 방송과 통신환경의 변화로 연수입의 정확히 만5천배에 달했다.
권영대 뉴욕메트로라디오코리아 사장이 소유했던 뉴욕의 WEBR도 로파워스테이션임에도 불구하고 FCC공시가격이 3억7590만달러, 한화 4510억원으로 책정됐다. 권사장은 1996년께 백만달러대에 이 방송을 매입, 운영했으나 출력이 약해서 어려움을 겪다 지난 2012년 3월 6일 델컴퓨터사계열의 OTA 방송에 660만달러, 한화 약 79억원에 매각했다. 이때도 매입가격의 약 4배에 달해서 대박신화의 주인공으로 알려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권사장이 방송국을 판지 3년여만에 FCC공시가격은 매도가의 60배로 치솟은 것이다. FCC공시가격에서 매도가 660만달러를 빼면 약 3억7천만달러의 손실을 본 셈이다. 한화로 환산하면 4400억원이 넘는 손해다.
한국일보 24% 보유했던 KSCI 대박
한국일보 자회사인 미주한국일보가 24% 지분을 소유했던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KSCI도 FCC공시가격이 5억8385만달러로 고시됐다. 미주한국일보는 지난 2010년 10월 12일 ‘레너드그린앤파트너’사와 76대 24의 지분으로, 아시안미디어그룹을 설립해 이 방송국을 매입했었다.
당시 한국일보가 밝힌 이 방송국의 가치는 1억6500만달러 상당이었다. 그러나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다 2012년 1월 CH11,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파산보호신청직전인 2012년 1월6일 이 방송국은 NRJ라는 회사에 4500만달러 상당에 매각됐다. 약 4500만달러에 달하는 아시안미디어그룹의 부채를 떠 안는 조건에 팔린 것이다. 현재 가격은 5억8천여만달러로 매도가보다 약 13배 오른 셈이다. 미주한국일보 지분이 약 4분의 1인만큼, 현재까지 소유했다면 한국일보지분은 1억4천만달러에 해당한다. 이중 당초 매입 때 투자금을 4천만달러정도로 잡는다면 이득은 1억달러가 된다. 만약 이 법인이 4년을 더 버텼다면 1억달러, 약 1200억원의 대박을 칠 수 있었지만 여러 여건상, 안타깝게 대박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중국계 방송거물 아서루의 비운
중국계 방송거물인 아서루 멀티브로드캐스팅대표도 40여개의 라디오스테이션은 물론 2006년 1억7천만달러에 5개의 TV방송을 사들였지만 모기지를 갚지 못해 2009년 4개를 매도하고 현재는 1개만 소유하고 있다. 아서루가 라디오에서 TV로 말을 바꿔 타려고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높은 파도를 넘지 못한 것이다. 그가 소유한 로스앤젤레스의 지상파방송 KILM은 FCC고시가가 6억1882만달러였다. 만약 다른 4개 방송도 아직 소유했었다면 아서루는 평가가격이 15억달러달러대에 달하는 거부가 됐겠지만, 그 정도의 대박운은 없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