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받고 있는 20년 전통 한인 유일의‘신협’내분으로 위기
창립자 하워드 리 행장 불신임 결의
수십년 동락 같이한 지인들
무슨 이유로 구테타를 도모했나?
지난 1992년 4.29폭동직후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출발한 한인크레딧유니온(한인신용협동조합)이 설립 20년만에 내홍을 겪으며 최대위기에 봉착해 있다. 지난 1993년에 발족하여 1995년 연방정부 인가로LA 코리아타운에 설립된 ‘한인신용 협동 조합’ (Hanin Federal Credit Union 이하 ‘한인신협’)이 서민층을 대상으로 그동안 한인커뮤니티와 더불어 조용한 성장을 해왔으나 최근 창립자인 행장과 이사들간의 갈등으로 인해 끝내 행장과 주축 이사 4명이 전격 축출되는 등 파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인신협은 지난 20년동안 신용도가 낮아 은행 이용이 어렵고 영어와 미국 생활에 미숙한 한인들을 돕고자 했던 순수한 동기로 출범, 지금까지 많은 한인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금융기관이라는 점에서 이번 파국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 신협 이사 분규사태의 전말을 짚어 보았다.
성진(취재부기자)
미국에는 수 천 개의 은행이 있으나 신용조합(Credit Union)은 흔치 않는 금융기관이다. 미주 한인 사회에는 한인계 은행만도 20여개에 자본금만도 225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한인계 신용협동 조합은 지난 1993년에 발족하여 1995년 연방정부 인가로LA 코리아타운에 설립된 ‘한인신용 협동 조합’ (Hanin Federal Credit Union 이하 ‘한인신협’)이 유일하다.
또한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20여년 넘게 운영해 오면서 한인은행들의 발전과는 달리 한인신협은 지속적으로 외형성장보다는 조합원에 대한 봉사자의 자세로 내실을 기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자산 2,800 만 달러에 조합원 3,650명 정도로 불어날 정도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7인 이사회가 4대 3으로 갈라져 한쪽이 창립자인 하워드 이 행장과 파밀라 리 이사 등 4인을 전격 제명시키는 소위 ‘구테타’가 발생해 소송전과 임시총회로 양측이 치열한 맞대결을 보이면서 LA한인신협 23년 역사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연방 감독기관인 NCUA(National Credit Union Administration)도 특별감사에 나설 차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부정행각 탄로 우려 쿠테타 음모
지난 7일 일요일 오후 4시 코리아타운내 가든 스윗 호텔 로비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대열이 이뤄저 2층 계단으로 연결되어 2층 연회장까지 이어진 색다른 풍경이 벌어졌다. 줄잡아 100여명이 2층 연회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당시 2층 연회장은 오후 5시부터 한인신용조합 임시총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조합원이란 증명을 보인다음에야 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회의장 입구에는 시큐리티 회사에서 나온 시큐리티 가드들이 있었다. 개회 시간에는 무려 300여명 이상의 조합원이 몰려 들었다.
소위 금융권 주주총회로 불리는 이날의 한인신협의 임시총회에 300여명이 참석한 것도 한인 금융 권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날 한인신협의 임시총회 안건은 ‘이사 4명 제명 안’과 ‘감사반원 제명안’등 2개 안건이었는데 한인 금융권에서 행장 겸 이사를 총회에서 제명하는 안건을 심의하기도 초유의 사건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제명 안건의 표적이 된 하워드 리(이영일, Howard Ree)행장 겸 이사는 20년 봉사자로 바로 LA한인신협의 창설자라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또한 제명 안건의 당사자인 안영제 이사도 하워드 리 이사와 함께 20년 봉사한 신협의 창립자이며 또 다른 제명 안건 이사는 박종영 전 이사장 과 파밀라 이 이사였는데 임시총회를 주도한 이사들은 이들 3인이 신협의 창립 의지와 달리 지나치게 독선적으로 운영을 해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투표에 의해 제명처리됐다고 선포했다.
그러나 하워드 리 행장 겸 이사는 이번 조치에 대해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며 신협의 실권을 장악하기 위해 은행내부의 조직원들을 규합해 쿠테타를 일으켰으며 그들은 자신들의 부정행위가 탄로될 것으로 두려워 이 같은 몰염치한 작태를 연출했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법정소송을 통해 이들의 비행과 불법 사실을 백일하에 폭로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주동급 이사들 탈법비리 고발예정
하워드 리 행장은 이들 주동급 이사들은 직원들과 공모하여 비밀리에 정관을 개조했으며 주동급 모 이사는 다른 조합원의 계좌에서 무단으로 돈을 인출하여 개인적으로 사용했으며 또다른 이사는 수차례에 걸쳐 대출신청을 거절당하자 급기야 쿠테타에 가담했다면서 이들의 불법 비리사실을 불원간 FBI와 감독기관에 리포트하고 법정소송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히겠다고 말하고 있어 이번 사태는 의외로 크게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워드 리 행장은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모두 억지이며 우리는 단 한번도 그들이 주장하는 불법 내용을 저지른 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특히 리 행장이 그가 신협 활동을 통해 키워낸 후임자들에 의해 지난해 9월 17일 이사회에서 부정을 이유로 행장 직위로부터 전격 해임을 당하는 굴욕을 당한 것에 대해 비애감을 토로했다.
행장과 이사직에서 전격 해임을 당한 하워드 리 행장은 이미 지난해 LA카운티 법원에 제기한 소장(사건번호 BC 605301)에서 “사전 계획된 ‘쿠데타’로 불법 해임됐다”면서 긴급 청원(ex parte)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리 행장은 “7명 이사중 피고 전춘형이사장, 독고영이사, 이정희 이사 등 3명 들은 이승호(제임스 이)전무와 공모하여 2015년 9월 17일 이사회에서 정관을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4명 이사(원고)를 해고시켰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17일 이사회는 7명 이사 중 6명이 참석했는데, 이사회는 제시된 안건을 토의한 후, 하워드 리 이사와 파밀라 이 이사를 ‘경영상 의제 토의’라며 퇴장시킨후, 두 사람의 부정사례를 이유로 해직을 전격 통고했다고 리 행장은 소장에서 밝혔다.
또한 소장은 그후 지난해 11월 5일 정기 이사회에서 리 이사 등 4명의 이사들이 다수결에 의해 9월 17일 이사회 결의가 불법적으로 결의됐다며, 리 행장의 복직을 결의했으나, 전춘형 이사장을 포함해 이승호 임시 행장 등이 리 행장의 복귀를 물리적으로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에서 “이사 제명은 해당 이사가 이유없이 3회 이사회 불출석 하지 않은 이상 정관에 의거 총회에서만 할 수 있다”고 불법사례를 지적했다.
내부자와 공모 정관 조작
이같은 소송을 당한 피고측 전춘형 이사장과 이승호 임시행장등은 원고측 리 행장 이사 등 4명을 정관에 따라 조치하기 위해 2월 7일 임시총회를 소집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측과 피고측은 임시총회에서 자신들 지지 조합원들을 확보하기 위해 조합원 가입을 서둘렀으며 총회 참석을 유도했지만 이 과정에서 조합원 소집과 참석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임시총회에서 한인신협의 정춘형 이사장은 약 25분간의 이사 제명에 대한 제안 설명을 통해 ‘하워드 리 이사가 친인척 고용 금지 규정을 위반해 10년 동안 누이 동생을 직원으로 채용 했으며, 이사회 거마비 등을 불법적으로 동업자에게 제공하고 행장 겸무 금지 조항을 위반 등을 포함해 지난 10여년 동안 신협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전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하워드 리 이사는 10분간의 신상 발언을 통해 자신은 현행 정관을 위반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고, 피고측이 정관을 교묘하게 위조해 마치 자신이 규칙을 위반하면서 누이동생을 고용할 수 없음에도 고용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미 11년전부터 신협의 서기로 근무했다고 이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한편 이날 제명 제안된 4인 이사들의 소명 발언이 끝난 후에 투표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참석자들이 미리 투표를 하고 회의장을 나가버려 사전 동원된 의혹이 짙다. 투표 결과는 이사 4인 제명 찬성에 223표, 반대 77표였다.
문제 많은 이사들의 반란 이유
문제는 앞으로 법원이 ‘긴급청원’에 대해 어떤 판결이 내릴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날 임시총회 후 갖가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찬성표를 던진 측에서는 ‘하워드 리 전 행장 및 이사가 창립자로서 공적이 많은 것은 인정하지만 지난 20년간 독선적인 운영에는 책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반대표를 던진 측에서는 ‘전춘형 이사장은 신협의 모기지 융자금을 관리하는데 문제점을 야기시켰으며, 이청희 이사도 불법적인 융자에 개입을 했다’라는 주장을 폈다. 본보는 다음호에서 한인신용협동조합이 지난 20년을 지나오면서 원고측과 피고측이 얽힌 부정 사례를 고발할 계획이다.
본보는 한인신협에 문의를 했으나 관계자와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다.
(다음호에 계속)
창설자 하워드 리 행장은 누구?
창설자 하워드 리 행장은 중국 상해에서 중등학부를 마치고 용산고등학교 와 서울 문리대 정치학과 를 졸업후 61년에 유학생으로 도미하여 University of Notre Dame대학원 수학, Woodbury대학 회계학 전공으로 1971년 CPA시험 합격했다.
그동안 한인사회에서 1983-84년 남가주 한인공인회계사협회 회장, 남가주 한인회 이사, 한인 청소년 후원회 회장, 이사장과 윌셔 로타리클럽 재무 등을 거친 올드 타이머이다.
무엇보다 리 행장은 4.29 폭동 이후인1993년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는 취지로 LA에서 한인신용협동조합을 창설하기 위해 LA신협의 선배격인 캐나다 지역 등을 방문하면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었다. 말하자면 한인신협은 하워드 리 행장으로서는 분신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이번 사태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하워드 리 행장은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는대로 신협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면서 그러나 ‘쿠데타’를 일으킨 그들에게 20년 공들인 신협을 물러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재판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신용협동조합(Credit Union)이란?
신용조합의 예금 이자는 다른 은행보다 높고 대출을 받을때는 은행보다 훨씬 저율로 빌려준다. 이것은 수평경영의 산물이다. 그래서 신용조합 기능의 60%는 신용협동에 40%는 재정운용을 기본으로 운영하고 있다. 은행은 자본중심적인 반면 신용조합은 인격중심적인 민주적인 봉사 조직체다. 은행은 자본투자가들이 주인인 반면 신용 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다. 신용조합은 근면한 사람들이 한푼 두푼 기금을 모아 목돈을 조성 하여 조합원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독일에서 시작한 협동 신용 모임이다.
신용조합의 경영은 수평경영체제이다. 반면 모든 은행은 수직경영 체제이다. 즉 은행은 모든 수익 이 수직적으로 경영진에 분배되는 반면 신용조합의 이윤은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라는 원리에 따라 민주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곧 “조합원을 위한 조합원에 의한 조합 원의 신용조합”이 운영 모토이다. 따라서 조합 운영을 감독하는 이사들은 무보수 봉사가 원칙이다.
한인 신용조합 현황은 캘리포니아내 단 하나의 한인연방신용조합으로 LA에 본점을 두고 가든 그로브와 산호세 (실리콘 밸리)에 지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오클랜드 성 김대건 한인천주교회내에 분점을 두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가 가장 큰 조직을 갖고 있으며 미국과 한국등으로 신용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보통 은행은 FDIC에서 보증을 하지만 신용조합은 NCUA(National Credit Union Administration)라는 연방정부기관에서 1인당 25만달러까지 보험으로 손실 발생시 방어를 해주고 있다.
모든 조합원은 조합을 통하여 저축할 권리가 있으며 대부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리고 조합회의에 참석하여 발언과 투표권 및 공평하게 출자 배당을 받을 권리가 있다.
또 조합의 기금 조성을 위한 출자 의무도 이행해야 한다. 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며 자본가 이다. 그리고 조합원에 대한 공평 서비스와 잉여금 배분, 재무구조의 안전원칙등에 의해 운영 하고 있다. 신용조합 조합원이 되려면 120달러로 첵킹 어카운트를 개설하면 이중 20달러는 조합원 가입비가 되어 회원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행사할 수있다.
현재 북미주에서 가장 발전적인 신용조합은 캐나다 뱅쿠에 있는 「샤론(무궁화)신협」이다. 27년 역사를 지니 샤론신협은 회원 9,800여명에 자산 2억 9천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캐나다 313개 신협중 90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