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법정소송극 뉴욕한인회 ‘한 지붕 두 가족’ 일단락

■ 민씨측 1심판결에 불복 판결정지 가처분신청 기각되자 항소포기

■ 불법 한인회 점거 후 회장직 수행한 문제에 대해 시시비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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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 1년 만에 정상화는 됐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어’

1년여를 뉴욕한인사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뉴욕한인회 ‘한 지붕, 두 회장’ 사태가 지난달 뉴욕주 법원의 ‘김민선씨가 적법한 한인회장’이라는 1심판결에 이어 지난 10일 민승기씨가 제기한 1심판결보류가처분신청이 기각되고, 민씨가 항소포기의사를 밝힘으로써 마침내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뉴욕한인사회의 도덕성이 얼마나 땅에 떨어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무엇보다도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막겠다는 한인사회의 강력한 의지와 그에 따른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판결은 그 동안 미주한인사회에 만연된 선고부조리소송풍토에 대한 법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미주 한인사회에 적지 않은 파급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박우진(취재부기자)

김민선지난달 16일 뉴욕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이 ‘김민선씨가 적법한 뉴욕한인회장이며 제34대 선거관리위원회가 부패, 공정성을 잃은 선거로 당선된 민승기씨는 한인회장이 아니며 한인회관 관련 자산과 장부 등을 김씨에게 넘기라’고 판결했었다. 이에 따라 뉴욕한인사회는 마침내 ‘한 지붕 두 가족’ 사태가 마무리됐다며 기뻐했으나 그것도 잠시. 일부의 우려대로 민승기씨가 항소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힘과 동시 25일 뉴욕주 법원에 항소의향서 제출과 함께 1심판결에 대한 긴급보류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나섬으로써 다시 혼란에 빠졌었다.

1심판결보류 가처분 만장일치 기각

1심 판결직후 34대 뉴욕한인회장으로 인정받은 김씨는 ‘이번 판결은 50만 뉴욕한인들의 승리다, 민주주의 정의실현을 꽃피운 계기가 됐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분열됐던 한인사회의 화합과 치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씨는 1심 판결이 알려진 직후, 뉴욕한인회관에 일체 나타나지 않다가 지난달 25일 민씨는 뉴욕주 항소법원에 항소의향서 제출과 함께 1심판결에 대한 긴급보류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파란이 일었다. 당초 민씨는 24일 항소할 것이라고 언론에 알렸다가 하루 뒤인 25일 법원에 서류를 제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씨측이 추진하던 한인회 인수인계작업은 무산되고 또 다시 양측은 법원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뉴욕주 항소법원은 25일 민씨측이 신청한 1심판결긴급보류가처분신청에 대해 5명의 판사들로 구성된 합의부가 이를 심사할 것이라며 이달 7일까지 이와 관련한 양측의 입장을 밝히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한 지붕, 두 가족’ 사태는 긴급보류가처분신청이 기각되지 않고 민씨측이 항소를 한다면 판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 최소한 올 연말까지는 심리가 계속되고, 어쩌면 34대회장임기만료일인 내년 4월말까지도 재판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졌다. 민씨측으로서도 미국의 사법제도가 3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항소를 하는 것은 기본권에 해당하는 당연한 권리였다. 항소를 한다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것이다.

1심판결긴급보류가처분신청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담은 서류는 7일 제출되고 뉴욕주 항소법원은 10일 이에 대한 심리를 했다. 심리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항소법원은 약 1시간만에 1심판결긴급보류가처분신청에 대해 ‘이유 없다’며 기각결정을 내렸다.
항소심 합의부는 ‘제출된 자료를 신중히 검토한 결과 1심판결 긴급보류가처분신청을 기각하며 지난달 25일 법원이 내렸던 일시효력정지명령을 해제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이날부터 다시 34대 한인회장으로 인정을 받았다. 즉 지난달 16일 1심판결로 김씨가 한인회장이 됐으나 25일 1심판결긴급보류가처분신청이 접수되고 이에 대한 심사를 위해 효력이 일시 정지됨으로써 25일부터 지난 10일 오전까지는 김씨의 회장효력이 정지됐고, 다시 10일 가처분 기각결정으로 김씨가 회장자격을 되찾은 것이다.

사면초가 몰리자 항소포기 인수인계 선언

뉴욕주 항소법원의 가처분 기각결정과 함께 민씨를 변호했던 로펌도 법원결정 직후 민씨측에 계약해지통보를 했다. 로펌측은 ‘우리는 뉴욕한인회장을 변호하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씨가 한인회장이 아닌 것으로 판결난 이상 수임관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씨는 1심판결긴급보류가처분신청을 하면서 가처분이 기각된다면 정식 항소를 하지 않고 인수인계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민씨는 가처분이 기각된 뒤 각 언론사에 ‘하늘의 뜻으로 알고 받아들인다. 가처분이 기각된 만큼 약속대로 항소를 하지 않고 업무를 인수인계하겠다’고 공식통보했다. 민씨가 항소를 포기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마침내 선관위 부패로 촉발된 ‘한 지붕, 두 회장’ 사태가 이렇게 마무리된 것이다.

민씨가 이처럼 항소를 포기한 것은 17페이지에 달하는 1심 판결이 뉴욕한인회칙을 엄격히 적용, 쟁점사항에 대해 조목조목 판단을 내리는 등, 허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의 꼼꼼한 판결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인회칙은 존중하되 한인회칙에 맞지 않는 것은 위법이라는 원칙하에 회칙대로 공정하게 판결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누구도 쉽게 뒤집기 힘든 1심판결이라는 평가에 따라 항소심을 제기할 경우 그에 따른 법률비용을 마련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는 전언이다. 평소 민씨를 따르던 사람들도 1심판결문을 읽어본 뒤 항소해봤자 이길 가능성이 없다며 자금지원을 꺼렸다는 후문이다. 그래서 지난달 24일 제기하려던 1심판결효력정지가처분신청도 변호사비용마련문제로 25일로 하루 늦어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패배할 것이 뻔하다는 인식이 민씨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민씨 또한 자신의 돈을 들여 재판을 하기 보다는 후원자들의 자금을 모으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자신의 돈을 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민씨 스스로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4500만불 한인회관 가치 헐값매각 추진

1심판결이후 그동안 판결이 보류됐던 다른 재판에서도 김씨측이 승소했다. 민씨측은 지난해 4월 30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김씨를 상대로 뉴욕한인회 로고와 회장직을 도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상표권소송이었다. 이는 김씨가 뉴욕한인회 총회를 통한 선거에서 당선된 뒤 회장으로 활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민씨측의 조치였다. 이에 대해 당시 연방법원 재판부는 ‘뉴욕주 법원에서 회장직 무효소송에 대한 심리가 진행 중인 만큼 판결이 내릴 때까지 판단을 보류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뉴욕주법원이 김씨 승소판결을 내리자 지난 2일 ‘회장직 도용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기각판결을 판결을 내렸다.

민승기김씨가 34대 한인회장으로 적법하게 당선됐다는 판결이 내린 만큼 뉴욕한인회 로고나 회장직 사용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만약 뉴욕주 항소법원에서 1심판결을 뒤집는 다면, 김씨측은 판결 뒤 10일이내에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뉴욕한인회가 뉴욕주 비영리기관인 만큼 뉴욕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라’고 덧붙였다. 연방법원도 뉴욕주법원의 1심판결을 존중, 김씨가 한인회장임을 인정한 것이다. 또 민씨가 항소포기 의사를 밝힌 만큼 이 판결이 확정판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뉴욕한인회 선거분규사태는 결국 법정공방 끝에 마무리되고 지난 14일부터 인수인계에 들어감으로써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다. 하지만 법정공방마무리와는 별개로 지난 1년간 사실상 불법적으로 뉴욕한인회를 점거하고 회장직을 수행한 민씨에 대한 시시비비는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선관위의 잘못에 대해서도 분명히 따져야 한다는 여론이다. 민씨와 선관위원들이 뉴욕한인사회를 너무나 우습게보고 전횡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년간의 예산집행등도 철저히 규명돼야 하며 부당한 사용이 있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반총장 조카 99년 리스추진 의혹

뉴욕한인회는 1년 렌트비만 50만달러에 달한다. 이 돈이 얼마나 남았는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규명해야 하는 것이다. 또 지난 2014년치에 대해서도 검증을 해야 한다. 민씨는 지난 2014회계연도 수입이 42만여달러, 지출이 63만여달러로 20만달러가 적자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세금보고를 했다고 밝혔으나 언제 세금보고를 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특히 민씨는 비영리단체전문회계사의 세무감사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뉴욕한인회 회계는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승인을 받아야 한다. 민씨가 비영리단체 전문회계사의 감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사회에 이를 보고하고 승인받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을 뜻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민씨는 한인회칙을 위반한 것이며 이사회의 철저한 감사를 받아야 한다. 또 한인회장은 당대 적자가 발생하면 반드시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민씨 주장대로 20만달러 적자가 발생한 2014년의 적자는 민씨가 반드시 배상을 해야 하며, 뉴욕한인회는 이를 담보하기 위해 민씨의 주택 등 재산부분도 꼼꼼하게 살펴둬야 한다. 또 2015년 불법적으로 한인회장을 수행했을 때의 회계부분에 대해서도 이사회가 검토하고 예산 불법사용, 적자가 있다면 이를 배상받아야 한다. 이 같은 절차를 거쳐 합당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동일한 사태를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이 부분에 대해 자세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민씨는 부동산전문가들이 현재가치로 최소 4500만달러, 증축했을 경우 보수적으로 잡아도 최소 8000만달러에 달하는 건물을 1100만달러 가치에 불과하다고 거듭 주장했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고 그래서 민씨는 한인회관을 몰래 팔아먹거나 몰래 리스해서 한 몫을 챙기려 한다는 소문을 자초했던 것이다. 특히 이 한인회관 건물을 둘러싼 논란의 이면에는 99년 리스를 제안하는 등 한인회 건물에 침을 흘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조카 반주현씨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었다, 뉴욕한인회의 ‘한 지붕, 두 가족’ 사태의 원인중 하나는 바로 반총장 일가의 욕심이었던 것이다. 앞으로도 반총장 조카관련 부분도 명확하고 철저히 규명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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