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빠진 뉴욕총영사…광복절 취지 왜곡 논란
김기환 총영사 ‘이件 저件 말 많더니…끝내’
뉴욕한인회가 올해 광복절 기념리셉션을 뉴욕시의회 의사당에서 개최하기로 하자 김기환 뉴욕총영사가 이를 저지하고 나서, 월권행위임은 물론 재외공관장 근무지침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광복절은 한국의 가장 큰 경축일로서 이를 미 주류사회로 부터 축하받는다는 것은 더 없는 경사요, 한인 후세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김총영사는 ‘대한민국 국경일행사가 외국기관에서 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뉴욕한인회 등에 정식공문을 보내 이를 저지하려 한 것으로 드러나 뉴욕한인사회가 들 끊고 있다. 특히 언론들은 ‘김총영사의 이 같은 행동이 최근 한 행사에서 자신의 축사순서가 뉴욕한인회장 뒤로 밀린데 따른 감정적 처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고 한인들은 ‘본분조차 망각한 총영사는 더 이상 총영사가 아니다’며 일제히 김총영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총영사관 내부도 마찬가지다. 동포영사을 비롯해 담당영사 등은 이 공문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총영사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답변, 총영사의 독단적 행동임을 시사했고 타 부처 주재관들은 사견임을 전제로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답변, 김총영사가 내부직원들의 신뢰조차 잃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안치용(시크릿오브코리아 편집인)
최근 김기환 총영사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 총영사관 직원들은 ‘지금까지 김총영사에 대해 약간 이상하다 정도의 생각이었지만 이번 일을 통해 확실하게 알게 됐다. 이대로는 힘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총영사로서의 직무수행이 사실상 힘들다는 분위기다. 잦은 물의를 빚은 김총영사가 한인사회는 물론 공관내부에서 조차 신임을 잃음으로서 사실상 더 이상 공관을 지휘하기 힘든 실정이라는 것이다. 김총영사는 광복절행사와 관련, 재외공관장 근무지침을 정면으로 위배함으로써 치명타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1개월 앞으로 다가온 광복절. 광복절은 우리 민족이 일제치하에서 해방된 것은 물론, 우리정부가 수립된 날이기도 하다. 우리민족 최고의 경축일인 것이다. 미국으로 치자면 밤하늘이 불꽃놀이로 뒤덮이는 독립기념일인 셈이다.
미국인들은 독립기념일을 가장 큰 국경일로 삼고 있고, 뉴욕에 이민 온 많은 이민자들도 자신들의 독립기념일을 기해 퍼레이드 등을 벌일 정도다. 독립기념일은 창피한 날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날인 것이다. 그러나 세계의 수도로 불리는 뉴욕에서, 바로 이 광복절을 둘러싸고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김기환 총영사의 빗나간 광복절 의식
뉴욕한인회 설립을 뉴욕한인사회 태동으로 보자면 72년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 논란의 핵심은 광복절 기념 리셉션을 뉴욕시의회 의사당[뉴욕시청사 2층에 위치]에서 ‘하느냐, 마느냐’하는 것이다. 뉴욕시의회에서 뉴욕한인회에 광복절 리셉션을 뉴욕시의회 의사당에서 개최토록 제안했고 뉴욕한인회 등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광복절 오전에는 뉴욕한인회관에서 광복절 기념식을 갖고 오후에는 뉴욕시의회 의사당에서 기념리셉션을 하기로 한 것이다. 뉴욕시의회 의사당에서 광복절 기념리셉션을 갖는다면 그보다 뜻 깊은 일은 없다.
세계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한국의 광복을 뉴욕시청에서 각계인사를 초청, 경축하는 것은 주류사회에 광복절의 의미를 잘 알릴 수 있고 한인 1.5세나 2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에 더없이 좋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기에 이런 기회는 많이 있으면 많이 있을수록 좋다는 것이 대부분 동포들의 견해다.
그러나 지난 13일 밤늦게 뉴욕한인회와 뉴욕광복회, 민주평통 뉴욕협의회 등에 난데없는 뉴욕총영사관의 공문이 전달됐다. 또 이 공문을 전달했음을 알리는 보도자료가 각 언론사로 보내졌다. 이 공문의 골자는 ‘대한민국 국경일 행사가 외국기관에서 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뉴욕총영사관은 이 공문에서 ‘뉴욕한인회가 제71주년 광복절 기념행사를 댄 개로드닉 뉴욕시의원 등 일부의원주최로 뉴욕시의회 의사당에서 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우리정부 국경일 행사의 기본취지를 감안, 외국기관이 아니라 총영사관과 한인동포들이 주관하는 경축행사가 바람직하며, 광복회, 민주평통 등 주요한인단체와 논의한 뒤 그 결과와 정부보조금신청을 다시 통보해달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광복절 기념행사 식순까지 공문에 첨부했다. 뉴욕총영사관이 문제삼는 ‘광복절 기념행사’는 뉴욕한인회관에서 열리는 광복절 기념식이 아니라, ‘광복절 기념 리셉션’이다. 총영사관이 광복절 기념행사’라고 말함으로써 마치 광복절 기념식으로 착각하게 되지만, 기념식이 아니라 리셉션이다. 뉴욕총영사관은 광복절 리셉션이 외국기관에서 열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즉 하지 말라는 견해를 밝힌 것이며 그 이유를 국경일 행사의 기본취지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저지이유는 궁색하기 그지없다.
국경일 기본취지 조차도 이해 부족 논란
뉴욕총영사관이 말하는 국경일 행사의 기본취지란 무엇인가.
국경일이란 ‘국가경축일’ 정도의 뜻임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기본취지는 무엇인가, 경축일을 제정한 것은 아마도 국가적으로 큰 경사가 있었던 날을 기념, 매년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 나아가 그 의미를 되새기고 더욱 분발하자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광복절이란 국경일의 취지는 광복의 기쁨, 건국의 기쁨을 다함께 나누자는 것이다.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로 시작되는 독립선언서.
이 독립선언서는 조선이 독립국임을 세계만방에 알리려고 작성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광복절도 한국이 해방되고 건국됐음을 경축하고 세계만방에 알리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그런 취지의 국경일이라면, 그 개최장소가 어디인지 문제될 것이 없다.
특히 총영사관이 언급하는 외국기관, 즉 뉴욕시의회가 우리의 광복절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축하리셉션을 뉴욕시의회 의사당에서 열겠다는 제안은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할 만한 일이다. 오히려 우리가 국경일을 널리 알려야 할 판에 뉴욕시의회가 이 같은 제안을 한데 대해 감사하고 고마워하지는 못할지언정, 한국공관이 이를 저지한다는 소식을 뉴욕시의회가 듣는다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물론 외교부가 10월 3일 개천절을 더 큰 국경일로 인식, ‘NATIONAL DAY’로 지정하고 각계인사를 초청해 공관에서 리셉션까지 개최하며 거창하게 치르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무부에 우리의 내셔널데이를 10월 3일 개천절로 통보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광복절을 소홀하게 취급해서는 안 되며 외국기관에서 열리는 리셉션을 막아서는 더더욱 안된다. 거꾸로 말하면 뉴욕총영사관은 대한민국국경일 광복절을 외국인이 알면 안 되는 부끄러운 날로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외국기관에서 리셉션을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은 그 같은 시각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과연 광복절은 우리에게 창피한 날인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외국기관에서의 광복절 리셉션개최가 국경일 기본취지에 위배된다는 총영사의 주장은 공직자의 기본자질을 의심케 하는 것이다.
총영사의 독단적 행동에 영사들도 어리둥절
13일 한밤의 공문전달이 이튿날인 14일 한 언론에 보도되자 뉴욕한인사회가 벌집을 쑤셔놓은 듯 웅성거렸다. ‘총영사가 이걸 반대하다니…’ 하며 서로의 눈을 의심하며 격앙하기 시작했다. 한인언론들이 취재에 나섰지만 동포담당영사나 공문을 첨부한 보도자료를 보낸 공보관과는 일체 통화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기자들의 증언이다. 한 기자는 김기환총영사에게 연락했더니, 김총영사는 ‘동포담당영사와 통화하세요’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 기자는 동포담당영사와 공보관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일체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이게 바로 부하영사들도 이 같은 공문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며 ‘공문을 보낸 것은 총영사의 독단적 행동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기자는 담당영사와 가까스로 통화가 됐지만 ‘김기환 총영사에게 직접 물어보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또한 총영사의 독단적 행동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 다른 영사는 ‘깊은 이야기는 다음에 합시다’하며 전화를 끊었다. 말 못할 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김총영사는 동포담당영사 등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미루고, 담당영사는 사실상 총영사의 독단적 행동이라고 밝힌 것이다.
뉴욕총영사관 일부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담당영사들이 총영사가 이 같은 취지와 공문은 물론 보도자료를 보내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실무자들은 국경일 기본취지 운운하며 뉴욕시의회 행사를 저지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으며 자칫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총영사를 말렸고, 추후 총영사가 정녕 그런 의지가 있다면 공문을 보내는 형식을 취하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게 좋다는 건의를 했지만 묵살됐다고 밝혔다. 총영사가 공문을 보내라고 강력히 지시하고 담당영사들의 고민이 이어졌고 그러다보니 공문발송이 13일 한밤중에야 이뤄졌다는 것이다. 각 단체와 언론이 이 공문을 받은 시각은 밤 10시께, 그래서 이 공문발송사실을 그 다음날 신문에 보도한 언론사는 그날 밤 편집기자들을 긴급소집, 밤 12시가 넘어서야 기사작성과 편집을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 관계자가 전한 14일의 뉴욕총영사관 풍경이다. 김총영사는 공문발송으로 촉발된 사태를 자신이 아닌 남의 탓으로 돌리며 화를 내고 담당자들에게 대책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총영사가 일부 기자에게 ‘동포담당영사에게 물어보세요’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김총영사는 일이 터지자 엉뚱한 사람에게 책임을 미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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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청 광복절 행사 문제로 교민단체들과 갈등 공방전
‘어떻게 이런 者가 외교관이라고 할 수 있나?’
논란 불거지자 ‘총영사-담당영사’ 책임전가 급급
이 정도면 김기환 뉴욕총영사의 단독작품이 분명하다.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사례는 언급하기조차 창피하다. 김총영사가 한 행사에서 자신의 축사순서가 한인회장 뒤라고 화를 내면서 강력히 항의, 결국 자기가 먼저 축사를 하고 행사가 끝난 뒤 ‘국경일에 대한 개념이 없다’며 한인단체장들을 질책했고 그 뒤로 이런 사단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언론의 보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 언론은 14일 ‘지난 6월 25일 개최된 6.25전쟁 66주년 기념식에서 김총영사와 김민선뉴욕한인회장의 축사순서가 문제되면서 뉴욕총영사관과 뉴욕한인회의 불협화음이 심화됐다’고 보도했다. 당초 순서지에 뉴욕한인회장이 축사를 한 뒤 김총영사가 축사를 하기로 기재돼 있었으나 총영사관에서 한국정부가 지정한 공식행사인 만큼 한국정부를 대표해 김총영사가 먼저 기념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 김총영사가 축사를 먼저 하게 됐다는 것이다. 총영사관의 주장이 일견 타당한 면도 있다.
그래서 총영사가 먼저 축사를 하게 바로 잡은 것이다. 그러나 뒤끝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 뒤 김총영사는 한인사회 일부단체장에게 ‘김민선회장이 나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고 다니느냐’고 물었다는 것이 다수 인사들의 증언이다. 즉 김총영사가 축사순서에서 감정이 상하면서 뉴욕한인회가 뉴욕시의회 의사당에서 추진하는 광복절 기념리셉션을 저지하고, 이에 대한 보조금지급까지 막았다는 것이다. ‘개그콘서트’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뉴욕총영사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언론의 분석이 맞는다면 총영사는 개인적 감정풀이를 위해 ‘국경일의 기본취지’까지 왜곡하고 광복절 기념행사를 훼손하고 국제적 망신까지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사태전말을 가까이서 지켜본 많은 단체장들이 이 같은 분석에 동의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김총영사의 이 같은 행동은 재외공관장 근무지침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사실이다. 재외공관장의 주요임무는 관할지역에서 한국의 이익을 수호하고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는 동시에 주재국 정부와 주재국 국민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임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특히 우리정부는 바로 이 같은 재외공관장의 임무를 ‘재외공관장 근무지침’이라는 외교부 장관 훈령으로 제정, 준수케 하고 있다. 2009년 5월 21일 제정됐고 지난해 일부 개정됐다. 이 훈령은 제정취지, 기본지침, 활동지침, 공관운영 및 공관원에 대한 지휘감독지침으로 나눠져 있다. 기본지침은 국익수호와 주재국 법령준수, 주재국 및 제3국에 대한 비판금지, 주재국 사정통달노력, 국내정책 숙지 및 정책수립기여, 품위유지와 솔선수범 등이다.
총영사, 심각한 상황 전개되자 직원들에게 전가
이에 따른 구체적 지침이 바로 활동지침이며 활동지침의 첫 번째가 ‘주재국과의 관계증진’이다. 공관장은 주재국 정부는 물론 각계인사와 광범위하게 접촉, 긴밀한 유대를 가져야 하며 주재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를 통해 양국민간의 이해와 우의를 증진시키고 국민대 국민교류를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공관장은 주재국 정부 및 주재국 국민과의 유대강화는 물론 우리 국민과 미국국민들간의 교류와 우의증진을 지원하여야 한다. 김총영사는 뉴욕시의회 의사당에서 열리는 광복절 기념 리셉션을 저지하려 함으로써 재외공관장 근무지침을 정면으로 위배했다. 더 나아가 광복절을 널리 알리는 기회를 잃게 만들려 함으로써 한국의 국익과 자국민보호 지원임무도 어긴 것이다. 본인 스스로 본인의 의무를 망각하는데 그치지 않고 복무규정까지 위배했기 때문에 김총영사는 더이상 공관장 자격이 없다는 분석도 가능해 진다.
뉴욕한인단체들도 14일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김총영사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뉴욕한인회는 뉴욕총영사관의 뉴욕시의회의사당 기념리셉션 저지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민선 한인회장은 ‘이미 지난 6월 재향군인단체 행사에서 올해 광복절 기념리셉션를 시청에서 연다는 것을 총영사관등에 알렸고 김기환총영사가 참석하는 통보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광복절 기념식은 당일 오전에 한인회관에서 개최되고 시청에서는 리셉션형태로 위안부관련 자료전시회등 이벤트를 여는 것인데, 이제 와서 이를 저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하용화 전 뉴욕한인회장도 ‘국경일기념리셉션을 뉴욕시의회에서 개최한다면 좋은 일 아닌가, 총영사관이 이래라 저래라 하고, 식순까지 보내서 이대로 진행하라고 한 적은 없다’며 ‘총영사관의 명백한 잘못하고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김총영사는 15일 즉각 꼬리를 내리고 마치 언제 그런 공문을 보낸 사실이 없다는 듯 뉴욕시의회 의사당에서 열리는 기념리셉션행사까지 국가보훈처에 보조금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물론 김총영사가 직접 밝힌 것은 아니다. 이런 때는 항상 부하직원을 시킨다. 국경일 제정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외국기관에서의 행사는 안된다는 입장을 전면취소하고 수용입장을 밝힌 것이다.
광복절 보조금 지원 명분삼아 월권행위
김총영사는 또 뉴욕한인회관을 찾아가서 김민선회장을 직접 만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불과 하루내지 이틀사이에 국경일 제정취지가 바뀐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본말이 전도되는 행동을 보인 것이다. 특히 총영사관측은 ‘뉴욕한인회가 의사당에서 리셉션형식으로 광복절 행사를 열겠다는데 반대할 명분도, 이유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국경일 제정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명분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또 다른 이유를 내세웠다. 그동안 반대한 것은 ‘국가행사에 총영사가 타국기관의 초청을 받아 참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을 바꿨다.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공관장 근무지침을 정면으로 위배한 김총영사의 독단적 행동으로 부하직원들만 큰 곤욕을 치른 것이다. 이날 총영사관의 입장선회는 바로 이날 밤 한인단체장들이 한꺼번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 이상 논란이 확산되면 총영사의 입지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김총영사 성토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15일 밤 뉴욕한인사회 일부단체장들이 이 사태와 관련한 모임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청와대와 외교부에 공식 항의해야 한다. 김총영사 사퇴촉구성명을 발표하자는 주장까지 불거져 나왔다. 이 자리에는 뉴욕한인회와 각지역한인회,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등이 참석했으며 ‘총영사관이 행사개최를 방해하고 순서까지 정하는 것은 명백한 간섭이자 월권행위’라고 입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문용철 롱아일랜드한인회장은 ‘광복절 행사 정부보조금 지원을 빌미로 시청에서 행사를 열지 말라고 압박하는 것은 동포사회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시청에서 광복절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1.5세와 2세, 타민족에게 광복의 의미를 알리는 것인데 총영사가 이를 저지하는 것은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총영사 개인비리 조사로 숨 막히는 총영사관 분위기
김영진 뉴욕한인건설협회장은 ‘총영사관의 이번 행위는 한국정부의 관료주의적 사고방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며 오랜 진통 끝에 정상궤도에 오른 한인회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평소 한인사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세목 전 뉴욕한인회장도 참석, 총영사의 독단적이며 잘못된 행동을 성토했다. 이전회장은 ‘한인회 역사 72년 만에 이런 모임이 열린 것은 처음’이라며 ‘김기환 총영사는 갑질 논란으로 본국에서 내사를 받고 있어 자중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또 다시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도 광복회 뉴욕지회장은 ‘동포사회 가장 큰 경축기념일인 광복절 행사가 지난해에도 뉴욕한인회 분열로 몇 곳으로 나뉘어져 진행됐는데, 올해는 총영사관과의 갈등 때문에 또 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며 ‘총영사관은 동포사회를 지원하고 보조하는 곳이지, 동포사회에 군림하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김총영사 사퇴촉구성명과 한국정부에 투서를 보내자는 의견도 개진됐다. 당초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보도된 민주평통 뉴욕협의회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평통측은 ‘우리도 뉴욕한인회와 광복절 기념행사 공동주최자이지만 한인회가 우리와는 일체 상의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평통측은 또 ‘뉴욕한인회가 광복절 행사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 우리를 부르지 않았다’며 분통을 떠트린 반면, 뉴욕총영사가 뉴욕시의회 의사당 광복절 리셉션을 저지하려는 데 대해서는 특별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특히 광복절 기념 리셉션은 국가보훈처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한인회는 사전에 국가보훈처에 이에 대해 질의를 했고 문제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뉴욕총영사는 국경일 제정취지 운운하며 이를 막은 것이다. 총영사는 광복절을 부끄러운 날로 생각해서 외국인이 알면 창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자신의 축사순서가 뉴욕한인회장 뒤로 밀리자 이 같은 갈등이 초래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진단임을 감안하면, 총영사는 자신의 화풀이에 광복절이라는 국경일마저 이용한 셈이다. 또 재외공관장 근무수칙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점에서 ‘김총영사는 더 이상 총영사로 인정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김총영사의 지휘체계는 지난해 11월 직원들에게 부당한 ‘갑질’을 시작하면서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다. 총영사가 못마땅하다고 점찍은 영사나 직원들과는 말 한마디 못 나눌 정도로 숨 막히는 분위기라는 것이 현지 직원들은 물론 본국에서 온 외교관의 전언이다.
거꾸로 이 같은 상황 속에서는 필연적으로 총영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지난 3월에는 개인비리등도 밝혀지면서 또 한 차례 파문이 일었고 본국에서 일부 조사를 받고 귀임한 뒤 제보자 색출에 나섬으로써 뉴욕총영사관은 ‘적과의 동침’을 방불케 하는 상태다. 이제는 사견임을 전제로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말이 외교관들의 입에서 서슴없이 나온다. 외교역량 제로상태다. 한국정부는 정녕 뉴욕공관을 포기한 것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