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개발·금괴·보물선·독재자 비자금…등이 사기 대상’
국제적으로 판을 치는 사기범죄가 장난이 아닐 정도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웬만한 사람들이면 한 번씩 겪어본 간단한 이메일 사기에서 거액 투자까지 사기 치는 소위 “나이지리아 사기(Nigeria scams)”는 이제 고전이 되어 버렸다. 국제 사기극도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한때 “귀하에게 좋은 일을 하도록 거액 유산을 배분해 주겠다”는 이메일이 미국에서 횡행한적이 있었다. 이와 유사한 이메일 사기단이 한국까지 진출해 시기극을 벌이다 최근 체포됐다. 국제적 사기는 오래전부터 금광, 금괴, 보물선 등등을 미끼로 삼아왔다. 이외에도 전직 독재자들의 비자금 관리를 함께 하자는 등 각가지 좋은 투자 대상이 있다며 꼬드기는 경우도 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한국인들에 대한 국제적 사기 행각도 부쩍 많아져 한국 정부 당국까지 사기 방지 단속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미국 정부도 FBI, 인터폴, SEC 등 기관이 나서서 다른 나라 정부와 도 공조에 나서고 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이민생활을 어느 정도 한 동포들은 이메일을 통한 사기 행각을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절친한 친구가 여행 중에 지갑을 분실했는데 공항 호텔에 발이 묶여 있으니 소액의 돈을 보내라고 하는 것은 이제는 하도 많이 나돌아 여기에 속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는 ‘귀하는 우리가 시행하는 무작위 복권에 당첨됐다’고 알리며 다가오는 수법도 있었다. 그리고 완전범죄를 꿈꾸는 수법으로 거액 투자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사기의 원형을 통칭 “나이지리아 사기 (Nigeria scams)”라고 하는데, 계속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나돌고 있는 국제적 사기에는 ‘금광개발에 함께 나서자’, ‘영국 은행에 금괴가 있다’, ‘보물 선을 함께 인양하자’ 등등이 대표적 사례다.
캄보디아는 베트남과 태국에 둘러싸인 동남아 국가로 “킬링필드”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이 나라는 금을 포함한 미개발 자원의 보고로 점쳐지고 있는 나라이다. 한때 한국 정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캄보디아의 광물 분야가 경제성장을 이끄는 핵심 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에 금이 있다는 말은 사실 투자자들을 혼란시키는 말 중의 하나이다. 손으로 금을 채취 해오던 오랜 역사가 증거가 되기 때문에 금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나 얼마나 매장되어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가 없어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지게 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현재 캄보디아 북부에서 호주 기업들이 진출해 탐사 노력이 진행 중에 있다. 캄보디아의 금은 넓은 지역에 걸쳐 산재되어 매장해 있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는데 과거에는 프랑스가 수개의 금광을 개발한 역사가 있으나 확실한 데이터가 없다.
캄보디아는 여태껏 금광을 개발한 적도 없고 상업적인 광산개발의 역사 또한 없다.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는 투자 모델 또한, 개선점을 참고할만할 사례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캄보디아는 한국 등 외국 6개 기업에 금광개발 라이선스를 발급한 상태이다.
지난 2008년 당시 캄보디아 금광 개발 건과 관련해 배 모씨가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했으나 대법원에서 무죄 추정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금광이 없는데 있다고 했으면 사기가 분명하지만, 실제 금광 은 있으나 실적이 없어 사기로 고소를 당한 경우는 사기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는 다른 사건으로 지난 4월에는 LA에 본부 사무실을 차려 놓고 금광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사업 설명회까지 열어 거액의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한국에서 체포된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사기 등)로 정 모씨(51•여) 등 2명을 구속하고, 김 모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4월 27일 밝혔다. 이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지부 사무실을 개설해 “국제 금광 채굴사업에 1 계좌 260만 원(미화 약 2,500달러)을 투자하면 원금의 2배인 520만 원(미화 약 5,000달러)을 매주 10만 원(미화 약 100 달러)씩 1년간 지급하겠다”고 속여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이런 방식으로 J 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11월 사이 378명으로부터 932회에 걸쳐 투자금 70억 원(미화 약 700만 달러)을 받아 가로챘다고 경찰은 밝혔다.

▲ 여러가지 변형, 진화된 나이지리아 사기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개인 신용정보의 노출에 주의를 요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최대 31구좌(8,060만 원 상당-미화 약 8만 달러)를 투자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투자액이 많거나 신규 투자자를 많이 모집한 사람들을 데리고 지난해 7월 LA에서 투자자 10여 명을 초청해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들의 운영방식은 다단계였다. 이들은 추천, 후원 등으로 신규 투자자를 모집한 사람에게 8만~ 40만 원(미화 약 80-400 달러)을 지급했다. 새로 받은 투자금은 기존 투자자들의 배당금으로 지급됐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씨 등은 금광 채굴사업에 투자할 자금이 없어 투자원금을 보장하기는커녕 매주 배당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어 신규 투자금을 받아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돌려막기’로 투자자를 속였다.
경찰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고수익을 보장하며 투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는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LA서 ‘금광’ 투자설명 사기극
국제적으로 유명한 금광 사기 중에는 ‘필리핀 금광’이 있다. 국제사기단의 사기행각은 조직적이고 지능적일 뿐만 아니라 날로 다양화되고 있는데, 가짜 금이나 니켈, 골동품 등을 진짜로 헐값에 구입해주겠다고 제의해서 대금을 가로채는 사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정부 고위층의 협조를 받고 있어 감정서는 물론 거래 보증서, 반출승인서 등의 문제도 걱정하지 말라고 상대방을 안심시킨 뒤, 감정을 받아보라며 물건의 일부를 제공하면 서까지 선불을 요구해서 이를 가로채고 있다.
그중에서 필리핀 민다나오 금광 사기사건은 1990년대부터 시작되어 간헐적으로 튀어나오는 대표적 사기에 속한다. 지난 97년 9월 필리핀에서 금괴 30톤(시가 2억 5천만 불)을 시가의 약 60% 가격으로 은밀하게 처분한다는 말로 한국인 20여 명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인 사기단이 적발되었다.
실제로 이들은 국내 대기업인 L사, K사 등에까지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97년 9월 자칭 필리핀의 “민다나오 하이랜더 회사”의 사장으로 리마오라고 하는 자가 민다나오 섬에 2차 대전 당시 자신이 묻어둔 금괴(순도 22K) 3만 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내국인 L 씨를 판매대행으로 내세워 국내 모 금 제련업체에 국제시세의 반값으로 판매할 것을 제의했다.
이들은 제품 검사소의 금괴 견본 분석 결과서와 은행의 금괴 3만 톤 보유 확인서, 해외 반출 허가서 등 관련 서류의 사본을 제시하기도 하는 등 꽤나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 제품 검사소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금괴 견본 분석 결과서나 관련 서류를 발행한 적이 없는 단순 사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외 금광을 함께 개발하자고 제시한 후에 건설장비나 기계류를 교묘하게 가로채는 사례도 있고, 마닐라 앞바다에 침몰해 있는 보물선을 인양하자며 착수금을 가로채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금광 사기사건은 비단 필리핀뿐만이 아니라 지난 2003년 7월 11일에는 몽골에서도 금광을 미끼로한 대형 사기사건이 발생하였다
몽골의 폐광을 금광이라고 속여 투자자를 모집해 수십억 원을 챙긴 사기단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강력부(이경재 부장검사)는 11일 C사 대표 홍모 씨(55)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홍씨 등은 지난 2002년 9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생산량이 하루 8∼15kg(약 9000만∼1억 7000만 원)인 몽골 금광 2곳의 소유 및 개발 허가권을 갖고 있으며 현재 채굴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중앙일간지에 허위 광고를 내 투자자 300여 명으로부터 70억 원(미화 약 700만 달러)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문을 닫기 직전 1000만 평 규모의 금광에 대한 지질탐사권(금 매장 여부 조사 권)을 개발허가권이라고 속였으며 몽골에 사무소를 차리고 현지인을 고용해 투자자들의 방문에 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개발허가권을 얻은 일부 금광(약 12만 평)은 잔존 금 매장량이 3억 원(미화 약 30만 달러) 어치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중앙일간지에 한 달간 96회의 광고를 게재하고 바람잡이 40여 명을 거느리며 전국 순회 설명회를 여는 등 대담한 사기극을 벌였다”며 “현금 투자자와 피해 액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한국 검찰은 “이 같은 금광 개발을 미끼로 한 사기 행각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이나 유럽까지 사기단들이 진출하고 있어, 미국 정부 등과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 진출한 미국 모녀 사기단
최근 미국인 모녀 사기단이 한국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친척이 남긴 거액 유산을 받도록 해주겠다’는 등의 거짓 이메일을 보낸 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기 행각을 벌여 6억 원(미화 약 60만 달러) 가까운 돈을 챙긴 혐의로 미국인 모녀 사기단 O(여•67)씨와 딸 L(46)씨를 구속했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경찰은 또 국적 이 확인되지 않은 공범 3명을 추적하고 있다. 최근 국제적 신종 범죄로 떠오른 이메일 사기단이 국내에도 들어와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모녀 사기단은 지난 3월 1일 부산에 사는 러시아 교포 3세 김 모(32)씨의 개인 정보를 해킹해 “친척이 귀하에게 유산 120억 원을 남겼다”는 영문 이메일을 보낸 뒤 변호사 선임과 유산 공증비, 은행 수수료 등 명목으로 최근까지 16차례에 걸쳐 97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제 이메일 사기단 소속인 이들은 가짜 유산 상속 관련 서류와 미국 영사관 공증서, 아프리카 지역 은행 확인서 등을 보낸 뒤 김씨가 관심을 가지자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각종 명목으로 돈을 뜯어 냈다. 모녀는 미국의 한 은행 직원 행세를 하면서 이달 7일 국내에 입국해 김씨에게 비용 명목으로 920만 원(미화 약 9천 달러)을 받아 챙겼다.
그러나 모녀가 계속 돈을 요구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김씨가 미국 영사관에 공증서의 진위를 확인 하면서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모녀가 출국하기 3시간 30분 전인 10일 오전 10시쯤 부산 해운대의 한 특급 호텔에서 긴급 체포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했다.
경찰은 이 모녀가 지난해 미국 모 은행 임직원 행세를 하면서 서울 등지의 한국 기업인 3명에게 “나이지리아에서 오염된 기름을 제거하는 사업용으로 투자 계약금 190억 원을 가지고 있는데, 당신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허위 이메일을 보내 각종 비용 명목으로 4억 7000여만 원(미화 약 45만 달러)을 가로챘다는 자백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기단 가운데 한 명은 지난해 한국인에게 “미국 대사관을 통해 6,000달러를 기부하면 2,400만 달러를 투자받도록 해주겠다”고 속여 660만 원(미화 약 6천 달러)을 받은 뒤 몽골에 가서 비슷한 사기극을 벌이다 현지에서 붙잡혔다고 경찰은 말했다. 이런 사기는 서아프리카 지역에 기반을 둔 조직의 주요 수법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당의 다른 범행 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조 해 공범을 쫓고 있다.
국제적 사기가 한국에까지 진출해 기승을 부리자 한국의 금융감독원과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6월부터 공동으로 국내 기업들의 국제금융사기로 인한 피해예방을 위해 홍보 및 교육활동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6~7월 2개월을 국제금융사기 피해예방 집중 홍보기간으로 설정해 국내 기업의 국제 금융사기 주요 피해 유형 및 대처요령을 정리한 홍보 리플릿을 만들어 배포하고, 방송사 교양 시사 프로 등을 활용해 집중 전파했다. 또 UCC 등 피해예방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Youtube) 등 온라인을 통해 홍보하고, 양 기관 홈페이지에 국제금융사기 피해사례 및 예방법을 게재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또한 금감원과 금융권, 중기중앙회 등 경제 관련 단체가 기업을 대상으로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서도 개별기업에 대한 밀착형 피해예방 홍보를 실시하고, 중소기업중앙회 온라인 뉴스레터도 활용해 전파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국내 기업의 국제금융사기 주요 피해 유형 및 대처요령’을 잘 숙지 해 유사 피해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국제금융사기가 의심되면 물품 대금 송금 등 거래를 즉시 중단하고 경찰청(112)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해외 A업체에서 기계류를 수입하는 국내 B중소업체는 A업체 이메일 해킹을 통해 담당자 행세를 한 해커에게 속아 변경된 계좌로 물품대금 1억 여원가량을 송금했다.
또 다른 케이스는 조 모 씨는 나이지리아 중앙은행 직원이라는 사람으로부터 3000만 달러 비자금 이체 가능 은행 계좌를 알려주면 거액의 커미션을 주겠다는 이메일을 받고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송금했는데 돈만 빼간 채 연락이 두절됐다.
한편 중소기업인 최모씨는 스위스 주재 외교관을 사칭한 나이지리아인 ○○씨가 도난방지를 위해 검은색으로 염색한 달러 다발을 약품으로 검은색을 씻어내고 미 달러로 바꾸는 것을 보여주자 사업추진비로 1500만 원을 전달하고 피해를 당했다.
이렇듯 △국제무역사기 △국제 선불 사기 △염색 외화(블랙머니•화이트머니) 등 국내 기업 및 개인 들의 다양한 국제 사기 사례가 적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정부도 피해예방 활동 실시
미국이나 한국 등에서 해킹에 의해서 신용정보가 노출되어 가끔 큰 혼란이 일어난다.
이번 범죄로 회원가입 시에 요구하는 소셜(주민등록) 번호, 전화번호, 이 메일 번호, 주소, 비밀번호 등이 고스란히 노출된다. 즉각 크레딧 카드를 사용 중지시키면 타인의 사용은 막을 수 있지만, 유출된 개인정보가 범죄로 계속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이 메일 피싱, 보이스 피싱 등 사기 전화와 세일즈 메일 등 일방적 접근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간단하게는 절친한 친구가 여행 중에 지갑을 분실했는데 소액의 돈을 보내라고 하는 것부터 거액 투자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사기의 원형을 통칭 “나이지리아 사기(Nigeria scams)”라고 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고액의 보상금을 내세워 선불금을 요구하는 이 사기 방법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당해서 이미 국제적인 제제에 들어갔고, 미주 동포들도 이 유형의 범죄에 노출되어서 여러 사람이 피해를 당해 애써 모은 재산을 날리기도 했다.
“나는 국제적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검은돈을 국외로 빼내 주는 일을 한다. 돈을 빼돌리는 데 쓸 은행 계좌를 빌려주면 거액의 사례를 하겠다.”
이러한 이메일로 유출된 정보를 통해서 범죄자들이 이 메일이나 전화로 접근해 온다. 이러한 말에 금방 넘어갈 사람은 없다. 그런데 그 단위가 크다. 몇 천만 달러에 이른다. 궁금해서 질문을 해본다. 소속 금융기관 전화번호를 달라, 이름을 달라. 커미션은 얼마냐, 그러면 본인 전화번호를 보내오고, 전화를 하면 실제로 그 은행의 여직원이 국제전화로 유창하게 영어로 인사를 하고 예의 인물을 바꾸어준다. 그렇다면 신원은 확인한 셈이다.
드디어 행운의 여신이 내게 손짓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얼굴도 본 적 없는 그 사기꾼을 믿게 된다. 그러면 그다음 단계는 은행 직원을 매수하기 위해서 혹은 세금 등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액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망설이다가 거액의 수수료를 생각하고 투자를 결정한다. 자금을 보내는 방법은 모니 오더 등으로 우편으로 보내라는 것이다.
이렇게 일단 걸리면 계속 추가 비용을 요구한다. 앞에 송금한 금액은 국제전화로 은행계좌를 확인하고 비밀번호를 찍으면 정확히 입금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쪽에서 공식은행 문서로 보내 줄 것을 요구하면 세계적인 은행 레터헤드에 잔고 증명을 우편으로 보내온다.
그러면 다시 사기꾼을 믿게 되고 더 큰 금액을 송금하게 된다. 놀랍게도 이 모든 일은 나이지리아의 PC 방이나 러시아의 시골 창고에서 사기꾼들이 PC와 신원증명이 필요 없는 싸구려 휴대폰으로 만든 것이다.
뉴욕에서 수십 년 비즈니스를 한 사업가가 수차례에 걸쳐서 국제사기단에게 백만 달러를 송금한 후, 입금 서류를 받았으나 추가 송금을 요구받자 전문가에게 계약서류를 한번 봐달라고 부탁했다. 문제의 서류를 국제 은행의 맨하튼 지점을 방문해서 확인했더 니 그 은행이 사용하는 서식이 아니 었다. 즉각 그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보니 아름다운 목소리의 여자가 유창하게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몇 가지 질문을 하자 그대로 전화를 끊고 그다음부터는 단 한 번도 전화 연결할 수 없었다. 그런 경우 FBI 에 신고해야 하지만 이미 피해는 당한 것이다.
이렇게 고수익을 보장한 국제적 선불 사기, 수수료 사기, 돈세탁 사기 등이 1990년대에 “나이지리아 커넥션”이라는 범죄 조직에 의해서 미국과 한국에서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동일한 패턴으로 범죄가 재구성되어서 셰익스피어 연극보다 더 다양한 수법으로 나타난다.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를 상속한 합스브르크의 왕자의 법정대리인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구소련이 망하면서 최대 국영 석유회사의 비밀계좌를 관리하는 전직 고위 정보 관리자라며 접근하기도 한다. 한 여성 사회사업가는 십 년 동안 터키 공주에게 투자했다가 저택만 날렸다. 뉴욕의 어느 목사는 스위스에서 왔다는 노신사가 보내준다고 약속한 100년 전에 망한 유럽 왕가의 유산을 눈이 빠지게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나이지리아가 민주화된 후에 이런 범죄를 막기 위해서 만든 형법이 419 조항이다.
인터넷에서 “나이지리아 419 (419 Scams)”를 검색하면 소설보다 다양한 실제 범죄 피해사례를 볼 수 있고 범죄유형이 더 대담해지고 있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대량 사태를 당해서 미국이나 한국도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