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재외공관 중
최초로 발급에 LA동포가 기여
“한인서류미비자 운전면허증 취득에 획기적 조치”
LA 총영사관(총영사 이기철)은 한인들이 캘리포니아주 운전면허증을 신속하게 발급받는데 필요한 새로운 영사관 신분증(ID) 발급 준비가 완료돼 오는 10월 4일부터 발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새 영사관 ID가 발급되면 한인 서류 미비자 5만 여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기철 LA총영사는 20일 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하여 LA 총영사관이 기존의 영사관 신분증을 보완해 바코드와 홀로그램 등 보안요소가 포함된 새로운 영사관 ID 발급 장치를 도입해 운용한다고 밝혔다.
기존 ‘영사관 ID’는 개인 신상정보를 담은 바코드나 QR 코드, 무단복제가 어려운 홀로그램 등 보안요소가 없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 주정부로부터 운전면허증 발급을 위한 신분증으로 인정받지 못해 특히 서류 미비자들이 운전면허증 신청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날 이 총영사는 새로운 영사관 ID가 주정부 차량국(DMV)이 불체자 운전면허증 발급을 위해 요구하고 있는 ‘우선적 신원확인 서류’(primary document)로 인정되도록 DMV 측과 합의했다고 밝히고, 주정부가 AB60 법의 시행 규칙 개정을 통해 오는 11월께부터는 영사관 ID가 운전면허증 신청 과정에서 신원확인 서류로 인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가주 한인에게 해당
그동안 한인 불체자 운전면허 신청자들은 신원확인 서류 요건이 충족되지 못해 DMV의 2차 심사와 인터뷰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면서 발급 절차가 3개월가량 걸리고 일부는 무한정 기다려야 하는 등 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대하여 이 총영사는 새로운 영사관 ID로 DMV에 운전면허 신청 시 여권과 영사관 ID 제출을 통해 2차 심사 없이 운전면허증 취득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돼 그 기간이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영사관 측 보도자료에 따르면 새로운 영사관 ID는 유효기간 5년으로, 계속해서 갱신할 수 있으며, 신청자들이 필요한 서류를 완비할 경우 신청 당일 발급도 가능하게 된다.
새로운 영사관 ID 발급을 위해 구비해야 할 서류는 ▲LA총영사관 신분증 발급신청서 ▲유효한 여권 원본 및 사본 ▲전기, 개스, 인터넷 등 유틸리티 고지서 등 거주지 증명서류 ▲개인정보제공 동의서 ▲재외국민 등록 신청서 ▲발급 수수료 20달러다.
하지만 총영사관 측은 국외 도피사범, 여권 발급이 거부되는 국민 등 영사관 새 신분증 발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재외국민에 대해서는 제도의 기본적 취지, 범죄 예방, 미 정부로부터의 신뢰성 유지 등을 고려해 신분증을 발급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영사는 “새 총영사관 ID는 전 세계 재외공관 중 최초로 발급하는 것으로 그동안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한국 외교부 본부와 조폐공사 및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온 결과” 라며 “이를 통해 한인 들게 실질적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LA총 영사관 ID 발급은 가주 DMV의 서류 미비자 대상 운전면허증 발급(AB60) 시행 이후 민원으로 수차례 제기되어 왔으나, 지난 4월 이 총영사 부임하면서 우선순위로 작업을 실시해 5개월 만에 성사됐다.
“ID발급 1등 공신 전기석씨”
이날 이 총영사는 총영사관의 새 ID 발급에 크나큰 도움을 준 한인서류미비자인권위원회 전기석 위원장을 특별히 기자회견 자리에 배석시켜 소개했다.
전 위원장은 지난 수년 동안 LA총영사관 ID가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이 서류 미비자 대상 운전 면허증 발급제도(AB60) 시행령에 부합하도록 건의해왔다. 총영사관의 전임 김현명 총영사 재임 시절에도 영사관 ID를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이 요구하는 보안 시스템 기준에 맞게 발급해야 한다고 수차례 건의했다. 그러나 김 전 총영사가 조기 귀국했다.
전 위원장은 올해 4월에 부임한 이 총영사를 타운에서 만난 자리에서 ‘LA총영사관 ID의 문제점을 세세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 총영사를 만난 자리에서 LA 총영사관 내 AB60 전담부서 설치, DMV 기준에 맞는 바코드를 갖춘 영사관 ID 발급, 총영사관 아포스티유 발급 등을 포함한 관련 사항들을 건의했다.
이 총영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임하기 전 ‘전기석 씨’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는데, 부임해 와서 타운에서 나를 알아보고 길에서 30분 이상이나 설명해 이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더 이해하게 됐다”면서 “전 위원장은 우리 공관의 작업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호산나 운전학교를 운영하는 전기석 위원장은 한때 영사관 ID새발급과 서류 미비자들의 인권문제에 단식 투쟁도 해왔는데 “일부 중남미 국가들 총영사관에서는 DMV가 인정하는 ID를 발급하고 있어 실제로 그들 영사관에 가서 시스템을 확인하기도 했다”면서 “이번에 LA총영사관이 새 ID를 제작한 것은 장족의 발전이며 매우 획기적인 일이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그는 “이번 ID 발급으로 그동안 워싱턴 주나 타주로 가서 운전면허를 취득하였던 어려운 고충들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뻐했다.
하지만 아직도 새로운 총영사관 ID 활용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첫째 영사관 ID 발급을 위해선 국내법상 주민등록 열람 및 범죄 여부 등의 조회가 필요하다. 현행법상 주민등록 등의 열람을 규정하고 있는 법령에 총영사관 ID 발급을 위한 열람권이 규정되어 있지 않아 관련 규정은 대통령으로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LA총영사관 ID가 효력을 발휘하여 운전면허증 발급에 도움이 되기 위해선 캘리포니아 관련 법령에 관련 내용이 규정되어 있어야 하나 오는 10월 까지 관련 내용이 주정부에서 LA총영사관 ID 인정 관련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DMV가 오는 10월에 LA총영사관과 협의에서 빠르게 추진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어, 현재 총영사관이 주의회 등과도 접촉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