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스캔들’과 ‘게이트’ 공화국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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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과 ‘게이트’ 공화국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엘에이-박근혜-시위최근 거의 매일처럼 본보 기자에 전화를 거는 한 동포가 있다. “오늘은 최순실 사건이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요?”라는 질문이 그녀의 아침 인사다. 비록 이 동포뿐 아니라 대부분 동포들이 ‘최순실 사건’에 거의 병적 상태인 ‘최순실 트라우마’ 현상이 미주동포사회의 한 단면이다.

지금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가 LA 등 동포 사회 대도시에서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뉴욕 동포들도 지난 4일 맨해튼에서 촛불을 들고 행진하면서 ‘박근혜 퇴진과 특검을 통한 대통령 조사와 처벌’을 외쳤다.

세월호의 저주로 시작된 분노의 외침

미국뿐만 아니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시국선언이 세계 각지로 번지면서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LA를 비롯해 뉴욕, 샌디에고, 필라델피아, 워싱턴 D.C, 독일 프랑크푸르트, 캐나다 토론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지역 동포들은 지난 11일부터 각지에서 촛불집회와 시국토론회, 박 대통령 하야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최근에는 미국 댈러스•북가주•시카고•애틀랜타, 독일 베를린•슈투트가르트•뮌헨, 영국 맨체스터, 캐나다 토론토•호주 시드니, 일본 오사카 동포 등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특히 호주 동포들은 이날 스트라스필드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들 집회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계기로 온•오프라인에서 자율적으로 만들어진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재외동포 행동’이 주도한다.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한인 진보네트워크 희망 21’이 오는 지난주 노스욕 멜라스트먼 광장에서 궐기대회를 열었다. 희망 21 측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가 최순실 게이트를 기점으로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도 재영 한인 유학생 등이 주축이 되어 “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구호 아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또 지난 7일 우수근 중국 상하이 둥화대 교수를 주축으로 한 중국 교민•유학생 30여 명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있는 상하이의 우리 교민은 조국이 요동치고 기우뚱거리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라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외국인의 집단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에서 교민들의 집단적인 시국선언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한국 언론과 주요 외신에 보도된 재외교민들의 시국선언 발표는 영국 맨체스터,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등 현재까지 50여 개국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LA 등 세계 50여 개국에서 들불 같은 시위

교계도 다르지 않다.
일부 교계는 지난주 ‘해외 한인 교역자 및 신학생 참회 기도’라는 제목으로 해외 한인 목회자와 신학생이 발표한 시국 선언문에는 현 시국과 관련한 교계의 회개와 다짐을 밝히고 있다.

시국 선언문에는 “최순실 국정 농단 게이트로 얼룩진 안타까운 조국의 현실을 보며 저희는 우리 조국의 죄과를 낱낱이 밝히시며 그 수치를 보게 하신 것은 주님의 정의로우신 섭리라고 믿는다” 라며 “해외 교역자와 신학생으로서 해외에 살고 있음을 핑계 대지 않고 거국적으로 회개와 반성을 할 때이다”라고 밝혔다.

선언문에 참여한 목회자와 신학생들은 “이번 혼란을 통해 불의와 우상숭배에 빠진 교계의 모습을 반성하고, 진정한 회개를 통해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뿌리로부터 새로워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아타운에 거주하는 70대의 피터 정씨(75)는 “TV만 틀면 ‘최순실’ 사건으로 짜증만 난다”면서 “사면초가에 몰리게 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과연 대한민국의 존재를 생각하고 있는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보수계 단체들도 입장을 밝히고 있다.
LA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미주 서독동우회(회장 김창수)도 최근 시국선언문을 준비했다. 동우회는 준비된 시국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지금 떠나온 조국을 바라보면서 60여 년 전 조국을 떠나 서독 광부로 떠나던 그때의 심정보다 더 마음이 쓰리고 아픔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면서 “금번 박 대통령이 행한 최순실 씨와의 관계는 분명 현직 대통령의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국정 운영상의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 문제가 내란을 획책했거나, 매국 행위를 했거나 또는 종북행위를 한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검찰은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과 그 주변 인물들의 부정부패, 국정개입 의혹을 포함해 이에 관련하여 모든 불법사항을 철저히 수사하여 엄중 의법 조치해야 합니다”면서 “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를 통해 ‘거국내각’이 아닌 ‘구국내각’을 구성해야만 합니다. 이 길만이 작금의 국가적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밝혔다.

샤머니즘 비리로 국민 분노 폭발

아메리카 한인 연합 재단의 이우호 회장은 <모국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모국이 처한 혼잡한 현 시국을 인지하고 있으며, 새로운 정권이 창출될 때마다, 김영삼 대통령 아들 김현철 게이트, 김대중 대통령 아들 김홍업 게이트, 노무현 대통령 아들 박연차 게이트, 노태우 대통령 딸 노소영 게이트, 전두환 대통령 시 장영자 게이트, 등에 이어 최순실 게이트에 이르기까지 부정부패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오레곤 주의 5선 의원을 지낸 임용근 씨는 “지금 모국은 ‘대통령 하야 하라’고 데모가 한창이며 무질서하게 법치국가의 질서가 깨지고 있다”면서 “지금 대통령직을 내려놓을 만큼 박 대통령이 범법행위를 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는 최순실 관련 사건을 철저히 수사할 필요가 있으며 길거리 나가서 선동적인 데모를 하는 것보다는 국회 내에 초당적으로 특별조사분과위원회를 신설하고 청문회를 통해 철저하게 전말을 조사해야 한다.”면서 “ 시민은 국민이 뽑은 국회를 믿고 침착하게 국회 특별조사분과 위원회에서 철저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내를 가져야 하며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인내심을 가지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라고 건의했다.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미 주류 언론들은 ‘샤머니즘 비리와 부정부패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여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고 말 것’이라고 낯 뜨거운 보도를 하고 있다.
<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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