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이유로 병보석으로 나온 사람이 하는 짓거리가…
‘살인적인 슈퍼갑질 횡포에
전 직원들이 공포와 전율’
본보가 지난해 말 상습횡령범 최등규 대보그룹회장이 병보석에도 불구하고 멀쩡하게 공사현장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는 보도 이래 최회장의 황제병보석을 입증하는 제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7년 전에 심장병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병보석된 뒤 1,2심 유죄선고에도 불구하고 최회장은 실제로는 아프지 않고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는 제보다. 대보임직원이라고만 밝힌 익명의 제보자들은 최회장이 공사 현장만 누빈 것이 아니라 매일 회사에 출근했음을 증명하는 내부문서들을 황제병보석의 증거로 제시했다. 특히 이 증거에 따르면 최회장은 회사에 출근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원들에게 사규를 위반했다며 밤새도록 계단 오르기를 시키는 등 직원들의 인권을 유린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해당사원의 가족들은 가장의 이같은 수모를 뒤늦게 알고 피눈물을 흘렸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김황식 전국무총리 등 거물급 변호사를 고용해 황제병보석을 누리는 최회장의 이 같은 슈퍼갑질은 정부가 방조한 인권유린이라는 지적이다.
안치용(시크릿 오브코리아 편집인)
최회장의 황제병보석의혹을 보도한 기사가 나가자마자 대보임직원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벌써 구속돼 교도소에 있어야 할 사람이 멀쩡히 활보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정의가 있는 것인가. 반드시 구속돼 수감됐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리고 그같은 격려와 함께 대보임직원들의 추가 제보가 이어졌다. 그 제보는 최회장이 병보석을 받고도 아파서 요양을 하기는 커녕 멀쩡하게 회사에 출근하고 있음을 입증하고도 남는 내용이었다. 특히 임직원들에게 린치에 가까울 정도의 가혹한 인권유린을 가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 임직원에 대한 인권유린은 사실상 엉터리병보석을 단행한 정부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직원들, 본지에 ‘엉터리 병보석’ 제보
임직원들이 제보한 것은 최회장의 엉터리병보석과 임직원에 대한 슈퍼 갑질이며, 그 증거는 두장의 회사서류였다. 제목은 ‘경영진 지적지시사항’ 으로 최고경영진, 즉 최등규회장의 지적사항과 그 조치내용을 적고 조치내용을 입증하는 사진이 첨부된 서류였다. 이 서류는 대보그룹 임직원이 이용하는 전산망 내 사내게시판에 게재된 것이었으며, 복수의 임직원 확인결과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경영진 지적지시사항이라는 서류는 지난해 8월 31일 수요일 낮 12시경 최고경영진, 즉 최등규회장의 지시사항이었다. ‘지적내용’ 부분에는 8월 31일 수요일 낮 12시경, 대보통신 IT사업부 채 모 부장이 본사로 이동할 때 점심시간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다 최회장에게 적발됐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영진 지시사항’부분에는 인사총무팀 김모부장 동행하에 지하4층에서 지상 10층까지 40회 왕복하라는 것이었다.
‘조치내용’부분에는 8월 31일 오후 6시부터 밤11시30분까지 5시간 반동안 인사총무팀 김모부장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다 최회장에게 적발됐던 채모부장이 지하 4층부터 지상10층까지 40회를 왕복했다고 기재돼 있었다. 또 지적사항을 사내게시판에 게재하고 본사이동시 엘리베이터 이용금지 전파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적혀있다. 바로 조치내용에 적혀있듯 사내게시판에 게재했던 서류가 바로 이 서류인 것이다. 특히 이 서류에는 2장의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계단오르내리기를 하는 김부장과 채부장의 사진이다. 두 사람은 남방을 바지에서 빼낸 채 땀을 뻘뻘 흘리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최회장은 서울 강남구 광평로 280번지 로즈데일빌딩, 즉 대보그룹 본사빌딩에서 임원 외에는 그 어느 누구도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이를 어길 때에는 일과 후에 적발된 사람과 직상급자가 밤새도록 계단을 오르내리도록 하는 벌칙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승강기 이용에 살인적 체벌가해
두 번째 서류도 동일한 내용의 지적사항과 조치내용이다. ‘경영진지적지시사항’이라는 제목의 이 서류는 지난해 11월 10일 목요일 오전 11시50분쯤 대보통신 인사총무팀 박모주임과 최모사원 등 2명의 여사원이 본사이동 때 지하2층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다 최회장에게 적발됐다고 적고 있다.
‘최고경영진께 지적’이라고 적시해, 최회장이 이를 적발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회장은 이를 적발한 뒤 지하4층에서 지상10층까지 30회를 왕복하라는 벌칙을 내렸다. 남자부장 2명에게는 같은 구간을 40회 왕복하라고 지시했지만 여직원이라서 30회로 줄여준 것으로 추정된다. ‘조치내용’에는 적발다음날인 11월 11일 금요일 오후 6시 20분부터 밤 11시10분까지 약 5시간동안 인사총무팀 김모차장과 박모주임, 최모사원이 지하4층에서 지상10층까지 왕복했으며, 지적사항을 사내게시판에 개재하고 본사이동 때 승강기 이용금지 전파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역시 이 서류에도 사진 2장이 첨부돼 있었다.
적발된 두 사원의 직상급자인 김모차장은 아예 반팔티셔츠에 반바지차림이었고 여직원 2명은 반팔티셔츠에 아예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었다.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해 목에 수건까지 걸쳤고, 김모차장은 머리에 땀이 났는지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지하 4층에서 지상 10층까지 계단은 과연 얼마나 될까, 로즈데일빌딩은 층고가 높기로 유명한 빌딩이라는 것이 임직원의 주장이다. 보통 1층에 계단이 16개정도지만 이 건물은 그보다 더 많다고 한다. 하지만 한 개 층간 계단이 16개라고 쳐도 13개 층의 계단 수는 208개에 달한다. 이를 40회 왕복한다면 올라가는 계단 수만 쳐도 8320개 계단에 달한다. 520개 층을 올라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중 하나인 뉴욕 맨해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계단수가 약 1600개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무려 5.2번이나 오른 것과 마찬가지다. 또 40회 왕복한다면 390개 층을 오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4번 오른 것이다.
아프다는 사람이 야간행군하면서 사열까지
말이 쉬워서 520개 층, 390개 층이지, 이 정도의 계단을 오르면 건장한 남성도 실신할 정도의 피로를 느낀다. 사실상 체벌에 가까운 살인적 처벌인 것이다. 이처럼 최회장은 임원 외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적발되면 살인적 처벌을 하는 슈퍼갑질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직원들의 인권은 오간데 없는 것이다. 구내식당은 지하 2층에 있고 대보는 지상 6층이상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직원들의 건강도 좋지만 이 회사에 근무하기 위해서는 파김치가 되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최회장이 8월 31일과 11월 10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직원을 적발했다는 사실은 최회장이 병보석중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버젓이 회사에 출근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최회장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1년 6개월 이상 병보석중이지만 아프기는 고사하고 멀쩡하게 회사에 출근하고 있음이 자신의 회사 내부서류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최회장이 종횡무진 공사현장을 누비며 직원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고, 퇴직을 강요한 혐의로 노동부에 고소됐지만 공사 현장뿐 아니라 거의 매일 회사에 출근했음을 밝혀진 것이다. 그래서 최회장의 병보석이 엉터리 황제병보석이라는 것이다.
최회장의 황제병보석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제보는 지난해 10월말 산행대제당시의 행적이다. 대보그룹은 지난 2015년 전 직원 지리산 야간산행을 감행했다 40대 초반의 꽃다운 직원이 피로를 이기지 못해 목숨을 잃은 일이 있다. 이 지리산 야간산행 또한 최회장이 지시한 것이다. 최회장은 지난해 10월 28일 임직원 전원에게 동해안 둘레길 야간행군을 지시했다. 동해안 둘레길을 야간 행군하는 것으로, 임직원들은 10월 28일 저녁 7시 버스를 대절해 동해안으로 향한뒤 야간에 산길을 걸었다. 산행대제라고 이름 붙여진 이 행사에 병보석중인 최회장도 참석했다.
밤 12시에 행군을 시작해, 새벽 5시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행사였으며, 최회장은 목적지에서 산행을 마치고 돌아온 임직원을 일렬로 세워두고 일일이 사열을 했다는 것이다. 사열결과 얼굴에 상처가 난 직원들이 발견되자 즉각 불호령이 떨어졌다. 정신상태가 해이해져서 졸면서 걸어가다 나뭇가지에 얼굴을 긁혔다는 것이다. 즉각 사진을 찍은 뒤 적발된 직원과 해당직원이 근무하는 현장사무소의 소장이 시말서를 제출했고, 사진과 시말서, 각서 등이 또 다시 사내전산망 게시판에 게재됐다. 아파서 병보석 중이라는 최회장이 산행대제에 참가하는 가하면 직원들에게도 슈퍼갑질을 한 것이다.
김황식 전총리 수임으로 병보석 후 활개
이 정도면 최회장은 병보석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김황식 전 국무총리등 거물급 변호사를 통해 병보석이 취소되지 않도록 하면서 자유를 만끽하고, 한발 더 나아가 직원들에게 슈퍼갑질을 하고 있음이 더욱 명확해 진다. 더욱이 임직원들은 최회장에게 면박을 당하고 사내게시판에 그 같은 사실이 공지되면서 모든 직원이 알게 되고, 일부는 가족들까지 알게 되면서 가장의 수모에 처자식들이 울분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적지 않다고 호소했다. 내 남편이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큰 충격을 받는 다는 것이다. 최회장이 공사현장을 점검하면서도 일반 직원은 물론 전무, 상무등 임원급 인사들에게도 ‘무능하다. 바보다’ 비하하는 등의 말을 일삼았고 실명까지 게재해 이를 사내게시판에 올린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최회장이 폭언과 욕설을 밥 먹듯 일삼고 있는 것이다.
최회장의 이 같은 슈퍼갑질이 계속되는 것은 본인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상습횡령범에게 엉터리 병보석을 허용한 사법부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최회장은 1심 재판과정에서 2009년 심장병 수술을 이유로 병보석이 허용됐고, 1심과 2심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하고도 최회장이 요양하고 치료를 하고 있다며 병보석을 취소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회장은 아프기는커녕 날마다 본사에 출근하고 공사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직원들에게 차마 못할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법부가 최회장에게 임직원 인권유린을 허가했다는 비판까지 낳고 있다. 사법부가 멀쩡한 최회장에게 병보석을 허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이 같은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이 시간까지 최회장의 병보석에 대해 검찰이 병보석취소청구를 했다거나 대법원이 직권으로 병보석을 취소했다는 소식을 들리지 않고 있다. 최회장의 엉터리 병보석이 노동부 고소장, 노동부 근로감독관의 조사, 대보그룹 내부서류등을 통해 낱낱이 드러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정의는 바로 서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은 유전무죄의 세상이 되고 만 것이다.
사법부 대표적 ‘유전무죄’케이스
최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 2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그러자 최회장은 지난해 7월 1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제3부이다. 당초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거물급 변호사인 이강국변호사를 선임했지만 이변호사는 지난해 8월 5일 사임하고 같은날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지낸 거물급 변호사인 김황식변호사를 선임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같은 날 상고이유서를 제출한데 이어 지난해 10월 28일 상고이유 보충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사건은 아직 단 한 번의 심리도 열리지 않았고, 심리일자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최회장의 황제병보석도 유지되고 있다. 대법원 제3부의 전화번호는 3480-1356이다. 대법원 제3부에 최회장의 황제병보석을 알려야 한다.
우리 모두 대법원 제3부에 전화를 걸어야 하는 것이다. 이 재판은 대한민국에 사법정의가 존재하는 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돈이 이기느냐, 아니면 법이 이기느냐 를 단적으로 보여주게 될 재판인 것이다. 지난 9일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사건과 관련한 국회의 제7차 청문회가 열렸다. 밤 12시가 가까운 시간 참고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에게 마지막 진술기회가 주어졌다. 노부장은 절규했다. 그의 마지막 한마디는 ‘대한민국에 국민이 가장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였다. 그렇다. 이제 사법부에 국민이 가장 무섭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