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다’
지금으로서는 누가 뭐래도 문재인의 차기 대통령은 따 논 당상이나 마찬가지다.
가장 강력한 차기대권 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관련해 현재 가장 폭발력 있는 검증 사안은 바로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이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본국 상황에서 특혜 채용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문 후보는 도덕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 사실에 대해 허위인 것으로 발표했지만, 정치권의 검증 의혹은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없다. 심지어는 같은 당 후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마저 이 문제에 대해 문 후보의 해명을 적극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문 후보의 아들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에 채용된 바 있다. 당시 문 후보는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에 이어 비서실장으로 영전한 바 있다. 한 마디로 정권 최고 실세였던 셈이다. 이 문제는 지난 대선에서는 크게 논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최근 자주 등장하는 ‘가짜뉴스’처럼 본국의 가짜뉴스를 선별하겠다고 나서면서 오히려 다시 주목을 받고 있고, 문 후보의 경쟁자들이 집요하게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면서 이번 대선 최대의 뇌관이 되어버렸다. <선데이저널>은 지난 주 문 후보와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과의 관계를 검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아들 특혜 채용과 관련해 쏟아지는 의혹을 보다 과거 문 후보의 책과 관련자들의 증언을 자세하게 들춰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보수진영과 라이벌들이 주장하는 문재인 전 대표의 아들 준용 씨 특혜의혹은 다음과 같다.
준용 씨는 2006년 12월 한국고용정보원 5급 일반직에 채용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일단 △접수 마감 후 서류를 제출한 점 △2명을 뽑는 공공기관에 2명이 응시한 점 △12줄짜리 응시원서와 귀고리·점퍼 차림의 증명사진에도 합격했다는 점 등으로 요약된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당시 권재철 고영정보원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 전 대표 아래서 행정관을 지낸 점을 들어 사실상의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재인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네거티브 공격이라고 일축하며 강력한 법적대응책을 구사하고 있어 대선후보 결전을 앞두고 치열한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선관위의 가짜뉴스 단속으로 논란 재점화
준용 씨의 특혜취업 의혹은 이미 지난 2007년 문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을 당시 불거졌던 케케묵은 의혹들이다. 또한 지난 2012년 문 전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을 때 재 점화 된 내용들이다. 이에 당시 민주당은 “문 후보의 아들에 대한 채용은 어떠한 특혜도 없다는 것이 2007년 노동부 감사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충분히 다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당시에는 준용 씨가 대기업에서 주최한 광고 공모전에서 3회 수상경력을 보유하고 있고, 토플에서 250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빠르게 진화됐다. 토플(TOEFL)은 300점이 만점인 영어구사능력 평가 시험이다.
10년이 더 지나서 논란이 제기된 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가짜 뉴스(fake news)’ 단속 방침 때문이었다. 선관위는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지난 18일 문씨와 관련한 뉴스에 대한 단속 방침을 밝혔다. 게다가 문 후보가 유력한 대선후보가 되자 인터넷상에서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사람이 늘면서 선관위가 개입했다.
선관위는 문씨 관련 글을 게시하면서 ‘공무원’이나 ‘1명 지원 1명 합격’이란 표현을 쓰면 가짜 뉴스로 분류해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채널A는 ‘단독 채용’이라는 보도를 했다가 선관위로부터 지적을 받고 해당 기사를 내렸다. 선관위는 그 이유로 ▶고용정보원 직원은 공공기관 직원이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5급 공무원’이란 표현이 틀렸고 ▶고용정보원 외부에서 2명이 지원해 2명이 합격했기 때문에 ‘1명이 지원해 1명이 합격했다’는 표현은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문 후보 지지자 및 일부 인터넷 매체에서 선관위가 문씨와 관련한 모든 의혹 제기를 가짜 뉴스로 분류하고 있는 것처럼 글을 올렸다. 하지만 선관위가 모든 의혹 제기를 가짜 뉴스로 분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선관위는 이에 대해 “틀린 표현을 쓴 것에 대해 단속하겠다는 것이지 문씨와 관련한 의혹 제기 모두를 단속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선관위의 가짜 뉴스 단속 방침 이후 문씨와 관련한 논란은 오히려 커졌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이 문제를 걸고넘어지면서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이 친밀했던 것은 팩트
그렇다면 이 의혹과 관련해서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일단 문재인 후보와 권재철 전 고용정보원장 두 사람이 가깝다는 사실은 문 후보가 직접 밝힌 바 있다. 특히 문 후보과 권 전 원장과의 관계를 밝힌 곳은 다른 곳도 아닌 바로 권 전 원장이 쓴 책의 추천사에서다. 다음은 당시 문 후보의 글 일부분이다.
“참여정부 초기 대통령의 지시로 노동비서실이 민정수석실 소관으로 편재되면서 권재철 비서관과 함께 일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참 열심히 일한 사람입니다. 때로는 ‘보수로의 회귀’, ‘친 노동 정권’이라는 노사 양측의 비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마음고생을 크게 했을 것입니다. 그 시련의 과정을 대통령의 곁에서 함께 하며 숱한 밤을 새우기도 했을 것입니다. 권재철 비서관은 그 후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을 거쳐 최근에는 한국고용복지센터 이사장을 맡아 일자리를 통한 복지사회의 꿈을 실현하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권 전 원장 역시 문 후보와의 관계를 직접 밝힌 바 있다. 권 전 원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가 SBS 힐링캠프에 나온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이 글을 썼다.
“문재인 이사장님이 나오신 힐링캠프를 봤습니다. 저에게는 노무현재단 이사장님이라는 직함보다 수석님이라는 직함이 더 익숙합니다. 청와대 노동비서관 시절 문재인 수석님의 방이 바로 제 옆방이었습니다. 특히 노동문제를 가지고 햇수로 거의 3년을 문재인 수석님과 함께 했던 것 같습니다. 간혹 새벽에 귀가하기도 하고 갑자기 자다가 대책회의가 열려 나오기도 하고 참 삶의 질은 엉망이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이런 글로 미루어보면 두 사람이 참여정부 시절 아주 가까게 지냈던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이 문제와 관련한 노동부 감사 보고서에서도 채용과정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아래는 노동부 감사 보고서 종합 판단 부분이다.
– 모집 공고 내용 및 형식도 합리성을 갖추지 못함
– 경쟁 없이 채용
–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투명성과 합리성 결여
– 제도적 장치 미비
즉, 증거가 부족하고 법적으론 문제가 없어 특혜라 결론 내릴 수는 없지만, 상급 기관에서 보기에는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당내에서도 해명 필요 목소리
당장 이 문제는 예선 격인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부터 문제가 되고 있다. 문 후보의 예선 상대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특혜 의혹에 대해 “해명이 필요하다”며 압박하는 실정이다. 이 시장은 3월 22일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표 아들 취업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문 전 대표 자녀 취업 문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아니라고 한다”면서도 “절차적으로 지적해야 할 점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사에 필요한 서류가 면접 이후 발급됐다는 것은 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 지사 역시 같은 자리에서 “어떤 의문이라고 할지라도,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저 또한 (저에게 제기된 의문들에) 성실하게 답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검증 과정에서 국민과 언론 등 곳곳에서 제기되는 의문에 대해 다 네거티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에게도 자질, 도덕성, 리더십 등에 대해 많은 문제 제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측은 <선데이저널>이 의혹을 제기한 문재인과 유병언의 ‘물리고 물리는 의혹’들과 문후보의 부인 김정숙여사가 유병언의 장남 유대균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단골 고객 이였으며 두 사람이 두터운 친분관계였다는 소문과 풍문까지 사실여부를 캐고 있어 불꽃 튀는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미 당내 경선에서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이다 보니 본선에서 최대 이슈가 될 것은 불 보듯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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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제대로 된 좌파도 아니고
제대로 된 우파도 아니다’
문재인을 가르쳐 수구보수파들은 ‘좌파-종북’ 성향의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문재인을 좌파로 해석하는 식자들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좌파” “우파”라는 의미를 원론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즉 ‘좌파=진보’ 란 “기존의 질서와 가치로는 국민들이 갖는 목표를 추구할 수 없으므로 고치자” 라는 주장하는 사람(들). ‘우파=보수’ 란 지금의 질서와 가치가 인간(국민)이 가진 목표를 (비슷하게나마) 가져다주고 있으므로 이것들을 지켜 나가자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특이하게도 좌파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오히려 “헌법을 지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을 좌파 혹은 종북이라고 부르는 다른 한편의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1.해방직후에 보도연맹사건으로 수만~수십만을 학살하고 (인종청소)
2.총칼을 들고 정부를 전복시켜 정권을 잡았고
(반역)
3.정권유지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간첩으로 조작해 사형집행하거나 형무소에 장기간 감금
(사법살인 간첩조작)
4.재벌과 기업을 겁박하거나 회유하여 이권편취
(양아치적 수법) 등
이루 헤아리기조차 힘든 갖가지 방법으로 이익을 챙기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폭력과 권력을 휘둘러 왔던 사람들이였다.
참된 의미의 좌파와 우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는 ▷기존의 질서와 가치의 상징인 헌법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쪽이 우파일까 ▷ 아니면 헌법을 파괴하고 걸핏하면 탱크를 몰고 나와 쿠데타와 일인영구집권을 하려던 자들이 우파일까 하는 대목이다.
대한민국은 아직 제대로 된 좌파가 없다시피 하다 (어쩌면 이석기의 통진당이 어설프게 그런 시도를 한 것일까?)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주된 정파는 온건우파(민주당과 국민의당)와 극우강도파 밖에 없다고 보는 식자들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면 참된 의미의 좌파와 우파는 우리나라에 없다는 뜻일까?
소수의 진정한 보수주의자와 건강한 진보주의자들이 이 땅의 가치를 지키거나 변혁시키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사람들은 결코 타인을 종북으로 매도하거나 함부로 국가전복세력으로 감옥에 처넣지는 않는 사람들이다. 지금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서로 왼손 오른손으로 협력하고 때로는 교대하거나 경쟁하면서 이 사회의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나갈 것으로 확신된다.
착하지만 주관 없는 문재인
이 나라에 진짜 종북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있다면 정신적 장애자, 환상에 빠져 사는 손꼽을 수 있는 극소수를 제외하고 북에 가서 사는 걸 선택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맥락으로 볼 때 문재인 후보는 제대로 된 우파도, 제대로 된 좌파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중에 하나라도 자기주관을 갖고 그것을 추구하는 논리와 땀방울이라도 보인다면 동의는 못해도 존중이라도 할 텐데… 그조차도 없는 사람이란 데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문재인의 인간성을 논하는 주변사람들은 ‘그렇게 더 없이 맑고 순수하고 좋은 친구’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주관과 줏대, 리더쉽’ 이런 것들이 부족하다고 걱정을 하고 있어 ‘과연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품는다.
<연훈: 선데이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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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동지, 오늘 원수’…갈라서는 文 – 安
‘돌아올 수 없는 江을 건너다’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각각 지지율 1·2위를 기록 중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간 관계가 ‘네거티브 책임론’을 놓고 급속히 얼어붙었다. 친노(친 노무현)로서 뿌리가 같고 평소 누구보다 포용력과 예의를 강조해왔던 안 후보가 선전포고를 하면서 전선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게다가 친문 패권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당내 경선과 향후 전체 대선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안 후보는 3월 22일 새벽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문 전 대표 측의 네거티브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날 SNS에 ‘문재인 후보와 문 후보 진영의 비뚤어진 태도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문재인 후보와 그 진영은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냉정하다. 자신들의 발언은 정책 비판이고 타인의 비판은 네거티브인가”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이어 “이런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 사람들을 질리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해왔다”며 “그러나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운영도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경선과정에서의 ‘대연정’과 ‘선의’, ‘전두환 표창’ 논란 등을 나열하며 “문 후보는 끊임없이 나의 발언을 왜곡하거나 왜곡된 비난에 편승해서 결국 교묘히 공격했다. 심지어 나의 침묵까지 공격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오전에도 안 지사는 “상대의 의견을 야합과 무원칙한 정치 행위로 깎아내리는 행위는 중단해야 한다”고 불쾌감을 피력한 뒤 “지난 두 달간 경선과정에서 느꼈던 솔직한 소회”라고 말했다. 즉 이런 의견 표출이 즉흥적인 감정이 아니며, 인내의 임계점을 넘어섰음을 분명히 했다.
그가 이처럼 작심발언을 쏟아낸 것은 3월 21일 저녁 방송된 MBC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가 자신을 네거티브 프레임으로 가두려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토론회 말미에 문 전 대표는 “한 팀이니 네거티브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안 지사에게 “주변에 네거티브를 속삭이는 분이 있다면 멀리하라”고 충고했다. 평소 문 전 대표 진영의 왜곡과 교묘한 공격에도 꾹 참아왔다고 자부한 그로선 적반하장 격으로 ‘네거티브 책임론’을 추궁받자 결국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