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씨 집안에 울분 드러낸 이재용 그 이유와 까닭은 살펴봤더니…

▶ 연이은 홍 씨 일가 퇴진은 자의 아닌 이재용 분노 탓

▶ 박근혜, 이재용 독대 때 JTBC 등에 특별한 요구설

▶ 검찰소환 때 모친 홍라희 하와이 별장 구입에도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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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격한 분노에
홍 씨 일가 ‘급한 불 끄자’ 줄 사퇴

이씨 가문-홍씨 가문, 역성혁명 본격적으로 막 오르나?

이재용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지난 2월 17일 구속된 뒤 반성은 고사하고 계속 남 탓만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돌고 있다. 이 회장 구속 뒤 지난달 6일 어머니 홍라희 여사의 리움미술관 및 호암미술관 관장직 사퇴, 이틀 뒤 이모 홍라영의 부관장직 사퇴, 그리고 지난달 18일 밤 삼촌 홍석현의 중앙일보 회장직 사퇴 등 홍 씨 일가는 줄줄이 사퇴했다. 엄마는 아들 구속을 바라보며 ‘참담한 심정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고 말하고 외삼촌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라며 사퇴의 변을 밝혔지만, 홍 씨 일가의 사퇴는 ‘이재용의 숙청’이라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에 정통한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치소에서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고, 최근 삼촌이 중앙일보 회장에 물러나는 듯하면서도 대권행보를 보이는데 대해 더욱 열을 받았다고 전했다. 본보가 보도한 이 씨에서 홍 씨로의 역성혁명이 현실화되는 듯한 모습에 더욱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이 자기 잘못은 살펴보지 않고 남의 탓만 하고 있다면 이는 삼성은 물론 대한민국에도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이재용 부회장의 울분이 어디까지 비화될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삼촌 홍석현 회장에 대한 원망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李-洪 두 집안의 불협화음 내분 관계를 짚어 보았다.
박우진(취재부기자)

삼성과 중앙일보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익명을 전제로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지난 2015년 7월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은 10대 그룹을 중심으로 대기업 총수들을 면담하면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도 단독 면담을 했다. 이때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고 한다. 부탁이라기보다는 지시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중앙일보와 JTBC에 대한 요청이었다. 특히 JTBC에 대한 불만을 전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삼성 후계 승계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입장에 있던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요구는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대통령의 요구를 어떻게 관철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다 삼촌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에게 직접 전달하기보다 어머니인 홍 여사를 통해 대통령의 뜻을 전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거의 18살이나 많은 삼촌이 조금은 어려웠던 것이다.

무위로 돌아간 박근혜 요구 전달사항

이 부회장은 어머니인 홍 여사에게 대통령의 요구를 전하고 어머니에게 이를 관철시켜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중앙일보와 JTBC는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 박 정권에 대해 연일 악의적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수위를 높였다. 어머니 홍 여사가 박 전 대통령의 요구사항을 동생인 홍 회장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요구사항은 받아들여 지지 않은 셈이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 최순실 사태가 언론에 오르내리게 됐고 취재 경쟁이 불붙으면서 마침내 지난해 10월 24일 JTBC가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입수, 보도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은 이틀 만에 최순실의 국정개입일부를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은 JTBC로 인해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급기야 자신의 구속까지 초래했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줬다거나,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강요받아 부정한 돈을 건넸다는 혐의나 잘못을 반성하기는 고사하고 이를 모두 부정하고 오로지 구속의 책임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같은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자신의 구속 뒤 구치소 경영을 통해 홍 씨 일가에 대한 숙청에 나섰다는 것이 항간의 지배적인 추론이다. 어머니 홍 씨가 자신이 전한 박 전 대통령의 뜻을 동생인 홍 회장에게 관철시키지 못한데 대해 크게 분노했다.

또 홍 여사가 자신이 1차 검찰 조사를 받았던 바로 다음 날인 지난해 11월 14일 하와이에 9백만 달러 짜리 별장을 구입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8일 검찰이 삼성그룹 미래 전략실, 삼성전자 미래 전략단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당했고 11월 13일 자신이 검찰 조사까지 받는 등 삼성의 운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처했는데 바로 그 다음날 자신의 어머니가 하와이 별장을 매입했다는 <선데이 저널> 보도에 그룹의 위기를 즐기는 듯한 태도에 충격을 받았고, 구속 뒤 그 충격이 어머니의 사퇴가 아닌 사실상의 해임으로 이어졌다는 게 정통한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분노는 어머니 한 사람의 해임으로 사그라지지 않았고, 감옥에서의 분노는 홍 씨 일가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특히 ‘홍 여사가 아들 구속 뒤 홍 회장과 함께 삼성의 실권을 쥘 것’이라고 최순실이 말했다는 보도가 이 부회장의 ‘꼭지를 돌게 했다’는 것이다.

이 보도의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홍 회장은 지난달 19일 중앙 선데이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확인해 봤더니 최순실이 그런 얘기를 한 건 사실이더라’라고 말해 최순실의 ‘홍 씨 역성혁명’발언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최순실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홍씨일가

▲ 홍 씨 일가

최순실 역성혁명 뉘앙스 발언이 화근

홍 씨 일가는 매일매일 이 부회장을 면담하는 삼성 고위 경영진과 변호사들을 통해 분노의 수준이 상상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고, 이 부회장의 구속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스스로의 인식이 에스컬레이터 되면서 추가적인 사죄 의사를 가시적으로 보여줄 필요를 느꼈다는 것이다. 그래서 홍 여사의 사퇴 이틀 만에 막내 이모 홍라영 씨도 라움 미술과 부관장직을 사퇴하게 됐다는 것이다. 삼성에 있는 홍 씨 일가는 모두 물러나야 한다는 간접적 신호가 보내졌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삼촌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또한 좌불안석이 됐다. 삼성 측은 이 과정에서 삼성이 구독 중인 중앙일보를 끊으려 하기도 하고, 삼성 계열사의 중앙일보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을 철회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이 부회장이 조카지만 그는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단 하나뿐인 태양과 같은 존재였고 형식상 지난 1999년 삼성에서 분리된 중앙일보도 실질적으로는 지급보증 등 다양한 형태로 삼성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홍 회장 역시 삼성 황태자의 통제권 내에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 분노에 서둘러 홍 씨들 줄 사퇴

홍 씨 일가는 이부회장의 분노 기류를 접하고 적어도 이부회장이 감옥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홍 씨 일가는 삼성을 떠나고, 홍 회장 자신도 중앙일보 경영에서 손을 떼는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지난달 18일 밤 전격적으로 사퇴를 공식화했다는 것이다. 일단 조카를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 중앙일보 회장을 사퇴해 조카에게 ‘삼촌이 이 정도 했으니 너도 진정해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홍석현

▲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그러나 홍 회장의 사퇴의 변은 이부회장을 더욱 ‘열받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삼촌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라는 말에 다시 한 번 꼭지가 돈 것이다. 삼촌이 삼성의 미래는 생각지도 않고 철딱서니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한다. 정주영 현대 회장을 통해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인이 공익을 추구하는 대통령직에 출마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대통령 출마 염두 소문 하나만으로도 삼성에 대한 해사행위이며 이건희 회장이 건재하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정치적 욕심이 있었기에 자신을 마치 ‘대한민국이 낳은 불세출의 영웅’처럼 스스로 미화하며 정치 행보를 본격화했다.

외삼촌 홍석현에 대한 원망과 분노

김종인, 정운찬 등 ‘하자 덩어리’라는 평가를 받은 정치인들과 ‘통합정부’운운하며 나서는 동시에 안철수 국민의 당 후보와 극비리에 연대 관계를 모색하며 정권 창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소식에 이 부회장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는 전언이다.
그래봤자 홍석현의 행보가 20대 대선 정국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자기도취적 행보, 즉 자위에 불과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었다. 결국 이들이 합의를 하기도 전에 김종인 전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함으로써 우스운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김 전 대표는 홍 회장이 부글부글 끊겠지만 창피해서 억울함을 스스로 밝히지 못할 것이며, 언론을 통한 보복도 쉽지 않을 것임을 간파, 출마 선언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홍 회장의 갈지자 행보는 이부회장, 나아가 삼성과 이 씨 일가에 대한 홍 씨 일가의 반격으로도 비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부회장의 인식이다. 자신의 잘못은 인식하지 않고 오로지 ‘당신 탓이요’라는 인식이다. 비슷한 류의 소문들이 있어도 반신반의했지만,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듣고 나서야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됐다. 자신의 잘못은 모두 무시한 채, 정권의 잘못을 밝혀낸 언론에 모든 책임을 미루고 있다면 삼성의 앞길은 먹구름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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