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투데이- 블룸버그 통신-AFP 통신 외신들이 본 19대 한국 대선 결과 첫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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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투데이- 블룸버그 통신-AFP 통신
외신들이 본 19대 한국 대선 결과 첫 반응

‘한미관계가 위험수위로 다가오고 있다’

pp_248930_1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이어 치러진 9일 한국 대선에 전 세계 언론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컸다. 프랑스 대선에 이어 치러진 한국 대선에 미국 언론들은 진보파 문재인 후보의 당선으로 한미 관계가 위험수위로 다가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 전국 일간지인 USA Today지는 9일 “DJ의 ‘햇볕정책’ 이 되살아 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사드 배치 재론을 거론했고, 일본 언론들은 위안부 문제가 다시 한일 간 이슈로 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와 블룸버그 통신, AFP 통신 등은 이날 출구조사 발표 직후 문 후보가 큰 차이로 1위를 했다고 전했다.
<정리-성진 기자>

이들 외신은 문 후보와 올해 부패 혐의 등으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북 노선 차이점을 집중 서술했다. USA투데이는 ‘한국이 새 대통령에 표를 던졌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후보가 박 전 대통령과 달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반대하는 등 대북 문제에 있어 미국과 결을 달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문 후보가 한국의 신임 대통령에게 사드 설치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줘야 한다고 발언한 점에도 주목했다. 이어 문 후보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의 주도권을 다시 찾으려 한다고 보도했다.

보수정권 10년 집권 대 변혁 예고

블룸버그 통신은 문 후보의 대북 노선이 선제 타격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모습과는 상반된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문 후보 당선 시, 보수 정당이 집권했던 지난 10년과 달리 북한과 미국에 대한 한국의 접근법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부정부패와 낮은 경제성장률, 실업, 중국에서 비롯되는 대기 오염 문제가 북한보다 더 큰 문젯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임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로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분열된 민심 수습과 일자리, 경제 문제를 꼽았다.

이날 CNN 방송은 출구조사가 끝나자마자 “공주(박근혜 전 대통령을 칭함)를 갈아치우다(Replacing the ‘people’s princess’)”라는 온라인 판 머리기사를 올리는 등 한국 대선을 주요하게 다뤘다.
CNN은 “문재인은 노무현 정부에서 햇볕정책의 강력한 지지자였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취하고자 하는 동료였다. 하지만 문재인은 이를 흔들 수 있는 후보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 국내 문제가 이번 선거를 지배하고 있지만, 트럼프가 남북한에 취하고 있는 입장에 크게 기인해 지금은 평소보다 외교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한 의제”라며 “문재인은 사드 배치를 다시 검토하고 개성공단을 포함해 북한과 경제 협력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짚었다.

영국 가디언은 “한국 유권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와 권력 남용 스캔들에 대한 분노에 자극받았고 저성장과 일자리 문제가 촉매 작용을 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중국 언론들은 ‘누가 한국의 새 시대를 열 것인가’ 등의 제목으로 이날 하루 종일 한국 선거 소식을 전했다.

중국, 사드 배치 결정 철회 속내

특히 관영 CCTV 뉴스채널과 봉황 텔레비전 등은 이날 매 시각 한국 대선 소식을 머리기사로 다루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 소식을 다루더라도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보통선거 투표 과정은 보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때는 관련 당국이 모든 매체와 뉴스 포털사이트에 미국 대선 투표 관련 생중계를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문재인이 같은 관영매체들의 관심의 배경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한국 배치 결정의 철회를 바라는 중국 당국의 속내가 녹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에 주재하는 한 외신기자는 “국내 정치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일반 중국인들이, 실제로 한국 정치에 그리 큰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한국의 이번 대선을 사드 체계 한국 배치 문제와 연관 지어보는 중국 당국의 태도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라고 풀이했다.

‘위안부 합의 잘못’ 문 발언에 촉각

중국 전문가들은 한국 차기 정부가 사드 문제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뤼차오 랴오닝 사회 과학원 조선반도 연구센터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한국은 대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며 “사드가 핵심 협상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별도로 실린 논평에서,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이 한국 관광을 ‘자발적’으로 중단했고, 이 때문에 한국이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면서, “새 정부는 중-한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돌려놓도록 이끌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 대선에서 주요 후보들의 대북한 정책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태도를 주로 관심을 집중해서 보도하고 있다. NHK는 문 후보가 “한일 위안부 합의가 잘못됐다”라고 발언한 사실을 주요하게 보도하며, 문 후보가 지난해 독도를 방문한 사실도 함께 소개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대선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라며 “(위안부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높게 평가된 합의로 일한 양국이 책임을 지고 실행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일본 신문들의 보도도 한국 대선 후보들의 대북 정책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입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9일 아침 신문에서 “9년 만의 정권교체 초점”, 요미우리신문은 “문(재인) 씨 여유 있는 호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문(재인) 씨 압도적 정권교체를”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대선 기사를 실었다.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은 모두 문 후보가 8일 광화문 광장 유세에서 “위안부 합의는 잘못됐다. 북한은 핵이냐 남북 협력이냐 선택하라. 당당하게 할 말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발언한 사실을 주요하게 전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문 후보에 대해 “일본을 모르는 반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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