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과 허리케인 ‘심각한 기후변화’…뜨거워지는 지구 ‘재해 속수무책’
‘북극빙하가 사라지고, 북극곰이 없어진다’
LA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이 8월말 100도를 훨씬 넘는 130여년만에 기록적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같은 이상기온은 이미 지난해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났다. 올해들어 이런 현상이 더 강해졌다는 현상이다. 지난해부터 온난화가 ‘강우 매커니즘’으로 바꿔놔, 이상고온 속출하고 미국과 유럽에 폭우 엘니뇨 후폭풍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는데 실제로 그런 현상이 이번 남가주의 기록적 폭염과 산불, 택사스 폭우 현상으로 나타났다. 택사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과학자들이 2017년에도 더 심한 폭우가 예상된다고 주의를 한바 있다. 그럼에도 대비를 안했기에 올해 물 폭탄과 뇌우우박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재해에 속속무책이었다. 한편 요즈음 앨라스카 크루즈를 탄본 사람이면 더 이상 볼 것이 없다고 한다. 수년전에 보았던 그 빙하의 낙하 현상은 사라지고 빙하도 조금밖에는 볼 수 없다고 한다. <성진 취재부 기자>
최근 앨라스카 6박7일의 크루즈를 갔다온 프란시스 정(67, 자영업)씨는 “빙하를 보러갔는데 북국 곰도 보기 힘들었다”면서 “6년전에 보았던 시원한 빙하 깨지는 모습은 이제 볼 수 없다고 한다”면서 “요즘 날씨를 보니 온난화 현상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8월 말까지 폭염은 9월에 들어서면서 노동절 휴일인 4일에 최고 기온이 90도에서 5일 화요일에는 85도로 뚝 떨어졌다. 이어 국립기상대 예보에 따르면 9월 중순인 14일에는 77도로 가을 날씨에 가까워지면서 9월 중에는 77도에서 79도를 웃도는 기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0월에 들어가면 대체로 79도 선에서 머물고 11월에는 최고 기온이 69도에 이르게 될 것으로 기상대는 예보했다. LA지역의 8월중 최고 기온 기록은 1983년 105도였고, 9월에는 1988년에 110도였고, 10월에는 1987년에는 108도 그리고 11월에는 1966년에 100도까지 올랐다.
한편 기후정책 평가·분석기구인 ‘기후행동 추적’(CAT)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각국이 표명한 탄소가스 배출 삭감 목표로는 기후변화에 관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회피하기에는 불충분하다며 2100년까지 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2.7도 상승 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세계 평균기온이 1~2도만 높아져도 세계는 ‘상당한’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그 피해로는 심각한 홍수와 가뭄이 증대하거나 해수면 상승에 따른 육지 침식, 전염병 만연과 식량난 등이 있으며 이들 모두 세계 정정불안을 증폭할 공산이 농후하다고 IPCC는 관측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은 인간이 만들어 낸 재앙이다.
지구 온난화 주범은 온실가스
유엔의 구체적인 목표는 이미 설정돼 있다.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인류가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과 해결에 대한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과연 ‘2도’의 의미는 무엇일까.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지난해 발표한 ‘IPCC 제5차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는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기온 대비 2도 이상 오르면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구 기온이 1도만 상승해도 생태계 파괴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폭염, 폭우, 연안 홍수 등 기상 재해가 늘어나고, 기후로 인한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 약간의 온도 변화가 생태계를 얼마나 위험하게 하는지는 최후의 빙하기였던 1만 8000년 전 지구의 기온이 지금보다 고작 6도밖에 낮지 않았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보고서는 “현재 지구 온난화는 인간에서 비롯됐으며,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온실가스는 지난 133년간(1880~2012년) 지구 평균기온을 0.85도 올렸고, 지구 평균 해수면은 지난 110년간(1901~2010년) 19㎝ 상승시켰다. 지구의 기온이 1.6도 상승하면 생물의 18%가 멸종 위기에 놓이고 2.2도 상승하면 24%, 2.9도 높아지면 35%의 생물종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바닷속 산호는 1도만 상승해도 멸종 가능성이 커지고 북극 생태계도 위험에 처한다.
지구 온도 상승2도로 억제
만약 2100년에 지구 평균기온이 3.5도 이상 높아지면 기온 상승에 가속도가 붙어 걷잡을 수 없게 돼 그린란드의
빙상이 거의 완전히 사라지고 결과적으로 전 지구의 해수면이 최대 7m 높아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2도 상승을 막는 것은 가능할까. IPCC 보고서와 전문가들은 전 세계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는 1.8도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저감 정책 없이 현재 추세로 배출할 경우 지구 평균온도는 3.7도 상승하게 된다. 목표인 2도 상승의 2배 가까이 되는 것이다. 느슨한 온실가스 저감정책을 시행할 경우에도 지구 평균온도 는 목표치인 2도를 넘어서 2.2도까지 오른다. 상승폭이 2도 미만이라고 해서 안전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2도는 지구 생태계가 온난화에 적응해 나갈 수 있는 기준 온도일 뿐이다. 만일 2도 이상 상승할 경우 많은 생물종이 적응할 시간 없이 빠르게 멸종해 사라질 수 있다.
텍사스주에서는 지난해 6월 1일부터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져 텍사스 주지사가 관내 31개 지역에 비상 재난 사태를 선포했었다. 그것이 올해 전조현상이었다. 지난해 유럽에서도 프랑스·독일·루마니아·벨기에 등지에서 지난주부터 이어진 폭우로 홍수 피해가 발생해 16명이 숨졌다.
지난해 4월 이후 이상 기후 현상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동남아와 인도 등은 ‘4월 폭염’에 시달렸고, 미국·유럽 등은 ‘5월 폭우’가 속출했다. 당시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구 온난화로 2016년에 지난해에 이어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세계 곳곳에서 물난리가 벌어지면서 지구 온난화가 강우 메커니즘을 바꿔놓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대학 연구진은 미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 데일리’ 인터뷰에서 “갑작스럽게 좁은 지역에 걸쳐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이 짧은 시간 동안 퍼붓는 ‘국지성 집중 호우’가 열대·온난대·아열대성 기후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캐나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지에서 발생한 폭우도 이런 패턴”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수십년간 지구촌이 홍수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환경 정책 전문가인 마이클 오펜하이머 프린스턴대 교수는 AP통신에 “우리는 이제 폭우와 홍수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이런 이상기후 현상이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구호단체 크리스천에이드는 “2030년이 되면 연간 홍수 피해에 노출되는 전 세계 인구가 8억2400만여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균온도 3배 빨라져 ‘예고된 인재’
빙하로 뒤덮여 있는 남극이 점차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순백색의 빙하와 눈이 펼쳐진 남극에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하얀 풍경은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결과이다. 최근 남극 서부 아문센 해의 빙하 6개가 사라지면서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지만 딱히 손쓸만한 대책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는 것은 남극의 눈 색이 점차 어두워지고 있음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눈의 색깔이 어두워지면 반사율이 떨어져 햇볕을 흡수하는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빙하가 빠르게 녹는다. 실제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서남극의 기온은 50년 동안 2.5도 가량 상승했으며, 이는 전 세계 평균온도보다 2~3배 빨라진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빙하가 녹으면 어떻게 될까?
만약 이 모든 빙하가 녹게 되면 지구 해수면은 1.2m 상승하고, 머지않은 미래에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 빙하가 녹는 이유는 산업 혁명부터 지금까지 태워 온 석탄, 석유, 이산화탄소 등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가 더워져 빙하가 녹아내리게 되었다.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해수면은 60m나 상승하고, 서울은 물론 도쿄, 베이징, 칭다오, 상하이도 해수에 완전히 잠기게 된다. 플로리다, 베트남, 방글라데시와 같은 저지대는 폐허로 변하고 많은 섬나라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 지구상의 모든 빙하가 녹는 데는 500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현재 해수면의 상승 속도를 보면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 인류는 지구를 떠나 과학영화처럼 다른 혹성을 찾아 나서야 할 때가 오는 것이다.
지구의 온도가 가장 많이 올라가는 양극 지방의 경우 1940년 이후 2.5도 이상 상승하였으며, 북극 빙하의 경우 그 두께가 40% 이상 얇아졌다고 한다. 현재로서 빙하가 녹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그렇다할 방법은 없지만 빙하가 더 이상 빠르게 녹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러그를 뽑는 일, 물 절약하기 등 일상생활에서 지킬 수 있는 에너지 절약과 생활 실천만으로도 바다에 잠길 대륙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지구, 위기를 맞이하다
그러나 환경은 그다지 녹녹치않다.
세계 각국이 파리 기후변화협정으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해도 북극해 빙하가 사라지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지난 3월 6일자 학술지 ‘자연기후변화’에 발표된 ‘(지구 평균 온도 상승) 1.5도, 얼음 없는 북극’이라는 보고서를 인용, 지구촌이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지 않으면 몇십년 안에 북극 빙하가 녹아 없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극해 빙하는 지난 수십년에 걸쳐 계속 줄어들었다. 북극해 빙하가 사라지면 인간과 동물 모두가 위협을 받게 된다. 태양 복사에너지를 우주로 반사하는 빙하와 눈이 사라지면 그 열이 바다로 흡수되면서 기후변화가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개체수가 2만6000여마리에 불과한 북극곰은 빙하 위에서 사냥하기 때문에 터전이 사라지면 생존에 치명적 위협을 받게 된다. 2015년 전 세계 200개 국가는 이런 기후변화 현상에 대응하고자 파리에 모여 협정을 맺었다.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보고서를 발간한 연구자는 “‘지구 평균 기온 2도 상승’이라는 목표치는 빙하 없는 북극을 막는 데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목표치를 1.5도 이하로 설정해야 북극해 빙하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구와 비슷한 혹성을 찾을 길 밖에 없는 날이 의외로 빨리 올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