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비자금 소스
‘퍼슨2’는 아버지 김삼석이였다
본보 취재결과 김형권씨의 아버지는 고 김삼석 삼풍캠브릿지멤버스 회장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스위스 비자금 소스가 바로 김회장인 것이다. 김씨에 대한 연방검찰 기소장에서 드러난 의혹을 하나 하나 풀어보면서 그 연결고리를 통해 김씨가 김회장의 외동아들임을 입증해 본다.
첫째 김씨는 2800만달러의 비자금을 스위스에 예치할 정도로 재력이 있었을까. 본보는 인터넷신원조회 사이트를 통해 김씨의 배우자가 최윤수씨이며, 이들이 보스턴인근 렉싱턴에 지역에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메사추세츠주 미들섹스카운티등기소의 부동산서류를 조사한 결과 김형권-최윤수부부가 지난 2000년 2월 7일 6 JOHNSON FARM RD의 2 D주택을 91만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메드포드세이빙스뱅크에서 30만달러 모기지를 얻어서 매입했다가, 2003년 모기지를 완납했으며, 2004년 7월 15일자로 152만5천달러에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스위스 비자금이전에는 주택1채 달랑
매도계약서등에는 김씨와 최씨가 부부관계라고 명시돼 있다. 김씨부부가 렉싱턴에 살았다는 사실은 1995년 이민 와서 2004년까지 매사추세츠주에 살았다는 연방검찰의 기소내용과 일치한다. 김씨는 2000년 이 주택을 매입하기 전에는 같은 렉싱턴지역에서 주택을 렌트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김 씨는 연방검찰이 ‘PERSON 2’로 기록한 친척이라는 사람이 1999년부터 홍콩에서 스위스계좌로 엄청난 돈을 송금해 줄때까지는 특별한 재산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 돈은 김씨 자신의 돈은 아니며, 다른 사람에게 받은 돈인 것이다.
둘째, 연방검찰이 김씨의 친척이라고 말한 자금줄 ‘PERSON2’는 누구인가. 본보는 김씨의 비자금 은닉에 에드가 팔쳐변호사가 관여했다는 기소내용을 근거로, 팔쳐변호사를 추적했고, 팔쳐변호사가 2013년 4월 16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기소됐음을 확인한뒤 당시의 재판기록을 찾았다. 팔쳐변호사에 대한 연방기소장에서 놀랍게도 김씨의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이 기소장에 7명의 비자금 은닉을 도운 혐의가 기록돼 있고 그중 ‘CLIENT3’의 사례가 김씨와 정확히 일치했다.
기소장에 7명의 비자금은닉자 이름은 물론 성도 기록돼 있지 않고 단지 고객1, 고객2씩으로 기재돼 있지만, 고객3의 사례가 바로 김씨의 비자금은닉사례로 확인됐다. 놀랍게도 바로 이 기소장에서 ‘PERSON2’의 정체가 확인됐다. 연방검찰은 팔쳐기소장에서 ‘고객3의 자금은 고객 3번의 아버지가 아시아지역의 어떤 곳에서 수백만달러씩을 1999년부터 2005년내지 2006년까지 송금해 줬다’고 명시했다.
즉 김씨 스위스비자금의 원천은 바로 김씨 아버지인 것이다. 또 아시아의 어떤 곳[SOMEWHERE]라고 표현된 지역은 김씨 기소장에 ‘PERSON2’가 홍콩에서 돈을 송금했다고 명시한 것을 감안하면 퍼즐이 맞춰진다. 김씨 아버지가 홍콩소재 은행을 통해 김씨의 스위스비자금계좌에 최소 6년이상 거액을 송금한 것이다. 그렇다면 김씨의 아버지를 찾아내는 것이 비자금 성격을 규명하는 급선무인 것이다.
팔쳐기소장에 김씨의 ‘예금인출지시’ 이메일도
팔쳐기소장에는 김씨가 보석구입을 통해 돈을 인출하라는 지시를 내린 이메일도 기재돼 있다. 김씨는 2008년 3월 팔쳐와 스위스뱅크4의 대리인에게 보낸 이메일이다. 스위스뱅크4는 김씨 범죄내용 확인결과 뱅크루이의 직원으로 드러났다. 이 이메일은 ‘디어팔쳐, 디어 대리인, 아래가 당신이 필요로 하는 정보입니다, 대리인, 수표3장을 553, 780, 870의 액수로 발행해 주십시요, 커네티컷의 반지판매상의 주소와 전화번호’ 라고 적여있다. 553은 55만3천달러를 의미한다. 이런 식으로 220만달러 인출지시가 내려졌고, 이 돈을 인출해 보석을 매입한 것이다. 김씨는 또 같은 날 팔쳐박사에게 별도로 이메일을 보냈다. ‘디어 팔쳐박사, 어떻게 지내시요, 나는 바른 방향을 잡은 것 같소, 내 편의를 좀 봐주시요, 스위스뱅크4의 대리인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소, 아래 지시사항을 대리인에게 알려주시요, 2.203을 커네티컷의 보석상에게 보내주시요, 내가 오늘 오후에 전화하겠소’였다.
김씨가 뱅크루이의 미신고계좌 폐쇄방침이 전해진뒤 뱅크아이로 자금을 옮기는 과정도 팔쳐기소장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자신의 동료변호사와 뱅크아이 임원이 친인척이어서 돈을 받아주게 됐다는 것은 김씨 기소장에는 기재돼 있지 않고 팔쳐기소장을 통해 밝혀진 것이다. 또 스위스 보석상과 뉴욕의 보석상이 형제라는 사실등도 팔쳐기소장에만 기재돼 있다. 즉 김씨에 대한 기소장과 팔쳐에 대한 기소장을 동시에 파악함으로써 전모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니치저택은 유명변호사통해 차명매입
세째, 김 씨가 구입한 커네티컷주 그리니치의 저택과 메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의 저택은 과연 어디이며, 언제 누구의 이름으로 구입됐을까 하는 점이다. 본보가 커네티컷주 그리니치타운의 부동산 재산세 부과내역을 검토한 결과 김씨가 구입한 그리니치저택은 ‘27 DUBLIN HILL DRIVE, GREENWICH CT’였다. 대지가 3,1에이커, 건평이 6214스퀘어피트로, 약 180평에 달하는 이 저택은 지난 1960년 지어진 집이었다. 김씨는 현재도 이 주택에 살고 있다. 김씨는 지난 2004년 1월 7일 322만5천달러를 지불하고 이 집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등기부상 주인은 김씨가 아니었다. 차명이었다. 김 씨는 놀랍게도 변호사가 관리하는 트러스트의 이름으로 이 저택을 사들였다. 변호사의 이름은 ‘다니엘 L 다니엘스’이며, 유명로펌인 위긴앤 다나법무법인의 부유층재산관리팀변호사이며, 이 로펌의 파트너변호사였다. 이 변호사의 이름을 따서 ‘다니엘 L 다니엘스 트러스트’가 소유주였으며, 올해도 이 트러스트에 재산세가 부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프코드저택 차명소유주는 BVI 유령법인
그렇다면 메사추세츠추 케이프코드의 저택은 언제 누구이름으로 매입됐을까? 본보가 메사추세츠주 반스테이블카운티 등기소 확인결과 이 주택의 주소는 ‘127 STAGE ISLAND ROAD, NORTH CHATHAM MA’였다. 케이프코드 스테이지하버의 해안과 맞닿은 저택이다, 이 집은 1986년 신축됐으며 대지가 0.91에이커에 건평이 4421스퀘어피트로, 약 130평에 달한다. 이 주택의 현소유주는 EDRAITH INVEST & FINANCE LTD’였다. 메사추세츠주 국무부확인결과 에드라스는 2005년 12월 16일 472만5천달러에 이 주택을 매입했다.
에드라스는 이에 앞서 2005년 11월 29일 메사추세츠주에 외국법인으로 등록했으며 이사는 스위스에 주소를 둔 에드가 팔쳐변호사, 역시 스위스 같은 로펌에 주소를 둔 바바라 바흐만 여자변호사, 리히텐슈타인에 주소를 둔 조지 키버등 3명이었으며, 등록에이전트는 차탐에서 개업 중인 앤 마리 리치필드변호사였다. 브리티시버진아일랜드확인결과 에드라스는2005년 7월 14일 브리티시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법인이며, 법인주소는 토르톨라의 로드타운이었고 설립목적은 ‘부동산 소유’로 드러났다. 김씨가 부동산 2채구입에 변호사비용등을 제외하고 모두 795만달러를 투입한 것이다.
자녀 대학입학 또는 재학시점 왜 50만달러 기부 ‘주목’
네째, 김씨는 지난 2005년 12월 어느 아이비리그대학에, 왜 50만달러를 기부했을까, 연방검찰이 아이비리그대학이 어디인지 밝히지 않았으므로 그 대학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다만 김씨는 1986년 9월생 딸과 아들 1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1살인 김씨의 딸은 콜럼비아대 버나드칼리지에 한때 적을 두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아들은 나이와 대학을 알 수 없지만 대학재학전후로 추정된다. 특히 12월은 매년 대학입학원서 제출마감시점이며, 이때부터 대학이 입학사정에 들어가는 시기라는 사실이 주목된다. 또 굳이 왜 50만달러를 한꺼번에 찾지 않고 23만달러, 23만달러, 4만달러등 나눠서 찾았는지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보석 – 저택매입 빼도 천만달러 ‘오리무중’
다섯째, 2815만달러에 달하던 김씨의 비자금은 어디로 갔을까. 김 씨가 저택 2채 구입에 투입한 돈은 매입 액면가로 795만달러, 여기에 변호사비등 제반비용을 더하면 약 850만 달러정도로 볼 수 있다. 또 광적인 보석구입 내지 보석환치기에 사용한 돈이 842만6천 달러, 이 두 가지를 더하면 약 1700만달러가 된다.
그렇다면 1100만 달러정도가 행방불명인 상태다. 실제 잔고를 살펴봐도 2005년 5백만달러짜리 집을 산것 외에도 2백만달러가 행방불명이며, 2006년에도 3백만달러의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고 있고 2008년에는 650만달러상당이 모자란다. 잔고기준 으로도 약 1150만달러가 모자란다. 비자금은닉전문가에게 수수료로 약 5%, 150만달러상당을 줬다손 치더라도 1000만달러가 모자란다. 김씨가 스위스은행에 계좌를 개설할때 자신외에도 다른 친척에게 계좌인출권을 부여했다고 검찰이 밝힌 것을 감안하면 아버지등 가족중 누군가 가1000만달러정도가 미국과 스위스가 아닌 제3국으로 다시 은닉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즉 저택구입, 보석환치기등에 사용된 비자금과 일부비용을 제외하고는 또 다른 곳에 숨겨진 것이다.
본보, ‘삼석재단’ 파악 뒤 비자금주인 찾아냈다
여섯째, 그렇다면 김씨 스위스 비자금의 돈줄인 김씨 아버지는 누구인가. 본보는 커네티컷주 국무부를 통해 김씨의 그리니치 저택을 주소로 비영리재단 1개가 설립돼 있음을 확인했다. 그 비영리재단의 이름은 ‘SAMSTONE 파운데이션’, 즉 한국말로 하자면 ‘삼석재단’이었다. 또 삼석재단을 추적하면서 김씨의 사무실이 맨해튼의 ‘1270 브로드웨이’임을 확인했다.
뉴욕주 국무부 확인결과 김씨는 바로 이 건물을 주소지로 ‘THREE HANDS HOLDINS LLC’라는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1270브로드웨이는 맨해튼 코리아타운 헤럴드스퀘어에 자리잡은 멋진 빌딩으로, 바로 한국 남성정장의 대명사 삼풍캠브릿지멤버스가 소유했던 건물이다. 삼풍은 지난 1992년 4월 10일 ’S.P캠브릿지인크’ 명의로 이 빌딩을 835만달러에 매입했고, 15년뒤인 지난 2007년 2월 20일 3050만달러에 매도했다. 약 15년만에 3배반, 2천2백만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아차’하며 김씨와 삼풍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삼풍 창업자가 바로 고 김삼석회장이었다. 김씨가 자신의 주소지에 설립한 ‘SAMSTONE 파운데이션’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삼석재단’이 된다. 김씨는 김삼석회장의 외동아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김씨가 자신의 주소지에 ‘삼석재단‘이라는 자선단체를 설립했던 것이다.
김삼석 삼풍회장이 스위스비자금 입금자
즉 연방검찰이 김씨의 스위스은행 미신고계좌에 거액을 송금한 당사자로 지목한 ‘퍼슨2’, ‘김씨의 아버지’가 바로 김삼석 삼풍캠브릿지회장이라는 사실이 명백히 확인된 것이다. 1926년생인 김전회장은 지난 2013년 3월 14일 87세를 일기로 미국에서 타계했다. 김전회장이 몸이 안좋아 지자, 외동아들인 김씨가 아버지를 미국으로 모셔서 3개월동안 치료를 받게 했으나 결국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연방검찰은 김전회장이 홍콩소재 은행을 통해 1999년부터 2005년내지 2006년까지 거액을 스위스계좌로 송금했다고 밝혔다. 이 돈은 과연 무슨 돈일까. 김전회장이 한국소재 은행을 통해서 스위스계좌로 송금했다면 합법적인 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콩소재 은행을 통해서 송금됐다는 것은 삼풍의 해외수입중 일부를 홍콩에 떨어뜨려 놓았을 가능성, 즉 한국정부가 모르는 불법자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아들 김씨가 리히텐슈타인과 파나마, 브리티시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명의로 개설한 스위스계좌에 아버지가 돈을 송금했다는 것은 불법비자금 의혹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김회장은 이미 고인이 됐지만, 그가 스위스은행 계좌에 입금한 돈이 미국에서 큰 문제가 되는 만큼 한국정부의 조사가 불가피하다.
한국정부, 실정법 위반 가능성 조사해야
특히 김씨는 미국정부에 스위스계좌는 신고하지 않으면서 한국에 1백만달러이상의 예금계좌가 있다고 신고했다. 또 김 씨가 한국국적자이므로 스위스에 3천만달러대의 비밀계좌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명확한 자금출처를 제시하지 않는 한 실정법위반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정부는 지체없이 김씨 일가의 비자금을 조사, 부정 축재한 돈은 아닌지, 불법으로 조성된 비자금은 아닌지, 이를 환수할 방법은 없는지, 명백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