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한 다저스의 정신력이
LA시민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2017년 월드시리즈는 막을 내렸으나 아직도 화제는 끝나지 않고 이야기 거리로 계속 나오고 있다.
‘7차전 암표 최고가격이 10만 달러에 육박했다’ ‘25불짜리 표가 900달러에 팔렸다’라는 소문도 화제지만,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최종전 선발이 “악수 중의 악수”라는 비난도 거세게 몰아쳤다.
올해 월드 시리즈 다저스 패인은 마지막 7차전 선발에 나선 다르빗슈가 로버츠 감독이 멍석을 깔아 주었지만 기대에 부응을 하지 못했다. 그의 말대로 ‘오랫동안 고통에서 못 벗어 날 것’처럼 다저스 팬들도 오랫동안 슬럼프에서 못 벗어 날 것이다.
월드 시리즈 게임이 끝나는 날, 타운의 한 택시 기사는 ‘나 같은 야구의 문외한도 다르빗슈를 1회전 끝내고 강판시켜야 한다로 생각했는데, 이를 그대로 방관한 로버츠 감독이 이상했다’라며 흥분을 가누지 못했다. 그 로버츠 감독의 ‘일본 사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데 아마도 월드 시리즈 이야기만 나오면 ‘안주깜’으로 계속 구설수로 남게 될 것이다.
희망을 주기보다는 절망을
올해 LA다저스와 휴스턴 에스트로스가 맞붙은 경기를 시청한 사람들은 아마도 월드 시리즈 사상 가장 다이내믹하고 흥미진진한 멋진 경기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경기를 직접 관전한 팬들은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맛 보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팬들은 창단 이래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챔피언 컵을 들고 휴스턴 다운 타운에서 개선 퍼레이드에서 벌인 애스트로스를 보면서 허리케인 고통에서 벗어나는 기쁨을 맛보았을 것이다.
한편 올해 월드 시리즈 1차전이 다저스 구장에서 벌어졌던 지난달인 24일에 시작된 첫 게임에서 다저스가 3 대 1로 먼저 1승을 거머쥐었을 때만해도 “아하… 올해는 기어코 월드 시리즈 챔피언이 되는구나…”로 여겼던 많은 다저스 팬들은 지난 1일 7차전에서 허무하게 무너지는 다저스를 보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최단신 휴스턴의 2루수 호세 알투베가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홈런(7개)을 기록한 애스트로스에 믿기지 않는 역전패를 당하며 막판에 몰렸을 때만도 다저스 팬들은 한가닥 희망을 놓지않았다. 하지만 29년만에 통산 7번째 정상탈환을 노리고 있었던 다저스는 지난달29일 텍사스주의 미닛메이드 파크서 벌어진 제113회 월드 시리즈(WS ․ 7전 4선승제) 5차전 원정경기에서 4-0, 7-4, 8-7 등 여러 차례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채 12-13으로 연장 10회서 분패하고 말았다. 그 5차전 경기는 월드시리즈 경기 역사에서도 기록에 남는 명품 경기로 남을 것이다.
다저스는 그때부터 정신적으로 애스트로스에게 뒤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날 이후 2승 3패가 된 다저스는 지난달 31일과 1일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6ㆍ7차전 홈경기를 모두 이겨야 우승하는 큰 부담을 갖게 됐었다. 6차전 홈그라운드에서 다저스가 승리해 팬들은 마지막 7차전에서도 이길 줄 알았다. 하지만 이미 정신력에서 휴스턴에게 밀린 다저스는 마지막 경기에서 시체말로 “죽쒔다”는 말이 적당할 정도로 패하고 말았다. 7차전 마지막 경기에서 2회전에 이미 휴스턴은 5점을 득점해 우승감을 느끼고 있었다. 거기에다 투지도 만만했다. 자신감도 넘쳤다. 이에 비하여 다저스는 모든 선수들이 투지면에서 전의가 거의 없었다. 어서 경기가 끝나기만 바라는 눈치까지 보였다. 이런 정신 상태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정신력에서 밀린 선수들의 무기력증
올해 다저스가 월드 시리즈에 오르면서 우리 한인들에게 가장 안타까운 감정은 류현진의 존재였다. 한때는 그가 마운드에 올라서면 다저스 구장의 팬들의 판도가 달라지고, 다저스 구장 매출도 상승하는 등 그야말로 ‘대박 상품’의 존재였다. 그러나 올해 월드 시리즈에서 그의 존재는 ‘덕아웃에서 박수나 치는’ 존재였다. 메이저리그의 프로 선수가 아무나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아마도 그는 뼈저리게 느꼈으리라 본다. 프로 선수에게는 몸관리가 생명인데 그는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선발 등판만 고집했던 류현진은 디비전 시리즈 로스터에서 제외된 후 계속 대기상태인 ‘택시 스쿼드’ 로 연습해왔지만 월드시리즈 등판은 불가능으로 판결나는 바람에 한인 팬들의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월드 시리즈 반지도 껴보지 못하는 신세라는 소문도 나왔다. 타운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나도는 소문은 술을 좋아하는 류현진이 술 때문에 모처럼 다가왔던 월드 시리즈 무대에도 서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술을 좋아하다 보면 그 다음은 몸 망치는 유혹에 빠져들기 마련이다. 코리아타운 한 구석에 그가 잘 드나드는 곳이 있다고 한다.
올해 다저스는 일찌감치 월드 시리즈 진출이 되면서 만약 뉴욕 양키스가 올라온다면, 36년 만에 빅매치가 성사된다며 다저스-양키스 세기의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는데 휴스턴이 양키스를 꺽으며 메이저 리그의 새로운 장을 펼첬다. 휴스턴은 ‘우리는 강하다’(Strong)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끝내 정상을 차지했다. 스포츠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음을 잘 보여 준 것이 올해 월드 시리즈였다.
‘우리는 강하다’라는 꿈을 지니고 창단 50여년만에 최초로 월드 시리즈 챔피언이 된 휴스턴 에스트로스를 보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강한 용기가 있어야 함을 배웠다. 2018년 내년 월드시리즈는 다저스에게 30년 한에 도전하는 해가 될 것이다. 부디 30년만에 7회 월드 시리즈 왕관을 써보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