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국기원 주최 LA팬암 한마당 대회 참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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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억원 투입한 대회에 참가선수가 고작 250명 정도

동네 태권도 도장 대회보다 못한 수준
국기원 이름이 부끄럽다

로고세계태권도의 본산인 국기원(원장 오현득)은 지난 12월 16-17일에 LA지역에서 최초로 ‘2017 팬아메리카 국기원 태권도 한마당대회’(이하 한마당대회)를 개최하였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주최측이 밝혔던 <이번대회는 태권도 품새와 격파 체조 등 6개종목 58개 부문으로 선수 1,500여명 참석과 대회기간 심판과 코치선수관계자 등 4,000여명이 LA를 방문할 것> 이라고 주장한 것과는 한참 거리가 먼 선수들이 250명 정도의 참가와 관중석도 썰렁한 분위기로 치뤄진 대회는 실패 작품이었다. 이같은 실패는 주최측인 국기원과 후원처인 문화관광체육부 등을 비롯한 연관 기관 단체들의 사전 홍보 부족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오현득 국기원장의 각종 의혹에 대한 국기원 집행부에 대한 개혁운동을 벌이는 미주지역 한인 사범들의 대회 보이콧이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태권도 종주국인 대한민국의 굴욕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별취재반)

국내외로 태권도 전문지로 잘 알려진 ‘무카스’ (Mookas)는 지난 12월 29일자에서<국기원, 미국서 굴욕…팬암한마당 고작 250명 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기원이 미국 LA에서 팬암한마당을 개최했으나 참가자가 고작 250명밖에 없어 썰렁한 대회를 치렀다. 세계태권도본부를 자임하는 국기원이 제2의 태권도 시장인 미국에서 굴욕을 맛봤다.”고 보도 했다.

또 이 매체는 “국고 2억7천, 국기원 9천총 3억 5천만원 예산투입과 시범단 파견에 7천만원까지 도합 총 4억 2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관중석은 절반 이상이 텅비어 이 대회를 주최한 국기원의 위상에 큰 금이 갔으며, 한국 다음으로 태권도가 가장 활발하게 보급이 된 미국에서 썰렁한 대회를 치르게 돼 현지 대회에 참석한 다수가 부끄러움에 낯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썰렁한 관중석 절반 이상 텅 비어

국기원은 이번 LA다운타운 컨벤션 센터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으로 개최한 대회는 ‘제1회 팬아메리카국기원 태권도한마당’ 이라는 명칭으로 개최했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남미 등을 포함한 팬암대륙이 모두 참가할 수 있는 대회다. 이처럼 참가 범위를 대폭 확대한 대회에 참가자가 250여명에 그쳤다.

▲ 관중들이 없는 썰렁한 한마당 대회

▲ 관중들이 없는 썰렁한 한마당 대회

한 마디로 개망신을 당한 것이다. 미국에서 태권도연합체에서 활동했던 한 사범은 “과거 내가 주최한 대회 토너먼트보다도 훨씬 못 미치는 참가자 숫자에 나도 놀랐다”라고 말하면서 “국기원 집행부는 이번 대회를 통해서 해외에서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 가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태권도의 본산인 국기원이 국가 지원금 등 약40만달러(한화 약4억2천만원상당)를 투입해 처음으로 LA에서 벌인 한마당대회가 고작 25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는 것은 태권도 종주국의 국기원의 이미지에 심한 먹칠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사범들이 없다. 그런 현실이 더 참담한 것이다.

지금 태권도계에서 소통되는 카톡방에는 이번 대회를 두고 갖가지 반응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 사범은<국기원, 미국서 굴욕…팬암한마당 고작 250명 참가> 라는 “신문기사를 보면서 국기원의 자화자찬식의 발언에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가 없고 세계를 지향한다는 국기원의 모습이 낯부끄럽다”고 글을 올렸다.
그리고 “국기원은 아직도 무엇이 제일 문제이고 그 문제의 원천이 누구인가를 알지를 못하는 어리석은 집단들의 모임인 것을 알게 된다”고 지적했다.

무카스지도 팬암태권도 한마당대회분위기를 전하면서, 현장에 참석했던 한 지도자는 “참담했다. 국기원에서 주최하는 영예로운 대회가 미국내 한인지도자와 미국인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은 큰 충격이다. 앞으로 종주국 태권도의 위상은 없다. 마치 미국내 태권도계가 분열돼 대회를 방해해 대회가 실패했다고 분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미국내 국기원의 위상 점검이 먼저 이뤄져야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참담한 대회…충격이다”

LA지역동포들도 국기원이 주최한 한마당대회가 졸속으로 치루어진 것에 안타까움과 질책을 토해 내었다.
코리아타운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J씨는 “한마당대회라면 대한민국의 국기이고 올림픽 종목인 태권도의 대표적인 행사인데, 해외 최대 한인사회에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보도에 따르면 참가선수들이 300명도 안되었다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라며 분한 감정을 토해 내었다.

J씨는 “앞으로 일본이 가라데를 내세우며, 우리 태권도를 올림픽에서 끌어 내리려 하고 있는데 국기원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태권도 5단을 지닌 젊은사범 S씨는 “한마당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가보니 참가선수들이 너무나 적은데 놀랐다”면서 “태권도 관계자들이 모두 반성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카톡방에 올라온 글 중에는 다음과 같은 글도 있다.
<팬아메리칸이란 이름으로 열린 시합은 참담한 결과만 초래했고 조직에 있는 관계자에게 국기원에서 뭔돈이 있어서 약 20만불의 돈을 허비하느냐고 하니까 문화부에서 온 돈이라고…. 국민들의 세금은 마음대로 허비해도 되는건지? 감사원은 감사를 해야 되는 돈이 아닌가요?
국기원 이름만 내걸면 무조건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국회도…시장들도…시의원들도 책임을 지고 물러날 판인데 어찌 국기원은 책임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발뺌만 하는지요? 2018년 새해에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오현득씨와 그 하수인들을 기대합니다.>

▲ LA 팬아메리카 한마당 대회는 참가선수들이 적어 실패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 LA 팬아메리카 한마당 대회는 참가선수들이 적어 실패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 입상자들에게도 승단연한 단축혜택(1위=60%/ 2위=40%/ 3위=20%)을 부여키로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LA의 이모 사범은 “명분도 없는 승단 연한 혜택제도로 국기원의 위상도 추락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다”고 밝혔다.
이번 한마당 LA대회를 앞두고 미주의 태권도계에 반대여론이 확산 되었다. 많은 사범들과 도장에서는 ‘국기원 집행부 비리 의혹 와중에 무슨 한마당 대회냐’는 볼멘소리가 많았다. 특히 LA지역 많은 태권도 도장과 사범들은 현재 국기원의 오현득 원장에 대한 반대 운동이 펼치고 있는 때 이같은 한마당대회는 시기적으로나 현재 환경상 적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대회는 한국정부기관인 문화관광체육부에서 나온 지원금 2억원(미화약 19만달러)을 올해 안에 소화 하려고 벌인 행사라는 것이다. 한마당대회를 개최하려면 적어도 6개월 전부터 착실한 준비를 진행시켰어야 하는데 불과 2개월 앞두고 허겁지겁 일을 벌여온 것도 수상했다는 것이다.

미주 태권도계의 반대운동

일부 사범들은 이번 한마당대회 조직국장인 박현섭 9단이 미국내 태권도계의 실정을 모르고 몇몇 국기원 간부들을 데리고 거창한 대회를 한다는 것조차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 이번 대회에 한인 참가자가 적을 것으로 예상한 국기원이 참가자를 끌어 들이려고 대회 이름을 Pan America로 하고 심판위원장도 남미계로 정했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태권도 전문지 무카스지는 나름 야심에 찬 계획으로 미국에서 개최한 팬암한마당 실패 원인은 뭘까. 현지사범과 국기원 측 내용을 종합해 보면 대략 아래와 같다고 분석했다.

– 연초에 대회 개최를 주관하는 대행사 선정의 잇따른 유찰로 인한 대회 준비부족
– 국기원단증으로 참가를 제한, 국기원 품단증 소지자 극소수로 참가 불가
– 국기원과 MOU를 체결했던 주요 단체가 연초 계약 파기에 따른 보이콧
– 특정단체와 대회 개최준비에 타 단체의 반감
– 현 국기원 오현득 원장의 반감에 따른 불만의 표시로 보이콧
– 태권도한마당의 경기규칙을 숙지하지 못해 참가 역부족

이에 대해 국기원 측은 “참가 숫자만 보면, 우리도 기대 했던 것보다 한참 부족해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역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질적으로 대회를 잘 치렀기에 대성공이라고 자부한다. 또 시범단이 수준 높은 시범을 선보이고, 참가자를 대상으로 그룹을 지어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받았다. 현지신문과 방송에서도 극찬하는 기사를 보도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는 대체로 단체별로 선수를 보내주고 받는 식의 비즈니스로 페스티벌 위주로 대회를 치르는데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국기원이 주최한 팬암한마당은 미국내 최초로 정확한 경기규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개최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국기원은 대회 준비 부족에 대해 대행사 선정 난항을 꼽았다. 원활한 대회를 위해 4월과 5월 대행사 선정입찰을 통해 국내 A방송사가 선정 됐지만, 협의과정에서 포기해 7~8월에 다시 재입찰 했으나 역시 유찰 됐다. 결국, 국기원이 자체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9월 실사 후 10월 파견돼 대회를 준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국기원 관계자는 “대행사 선정이 어렵게 돼 대회개최를 취소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견도 논의됐다. 그렇게되면 정부에서 지원해준 예산이 불용처리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그 예산을 연속사업으로 인정받을 수 없어 어렵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사실 준비단계만 하더라도 미국내 여러단체에서 팬암한마당에 매우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막상대회가 임박하니 조직적으로 대회를 방해하는 단체로 돌변했다. 한때 국기원과 MOU를 맺은 단체들이 대부분이어서 더욱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현지 지도자들은 위와 같은 국기원 측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 태권도 지도자는 “미국내 태권도대회가 규정도 없이 페스티벌 같이 진행한다는 것은 미국태권도를 모욕하는 것” 이라면서 “한국보다 더 보수적이면서 체계적으로 하면 하지, 덜하지 않다. 도장 단위로 여는 대회도 못해도 6백명이상 참가 한다”고 덧붙였다.

국기원측은 올해 내년에도 팬암한마당을 계속 이어 갈 뜻을 밝혔다. 이번 대회를 통해 미국내 국기원 인식 개선과 태권도 저변확대, 국기원단증 가치 확립, 태권도 공인기술 재확립 등을 이유로 더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관계자는 “이번 대회를 통해 국기원은 반면교사로 삼을 것이다. 미국에서 국기원에 무엇을 원하는지를 통감했다. 한마당 개최 뿐 만아니라 제대로 된 태권도 기술보급을 위한 정기적인 세미나를 비롯한 대미국 국제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지물정 외면 국기원의 엇박자 행정

국기원은 세계태권도한마당을 명품 태권도대회로 발전시키기 위해 2017년부터 대륙별 대회를 개최해 앞으로 이 대회 입상자를 세계태권도한마당 본선에 초청하는 방식으로 올해 첫 시행했다.
미주 한인사범들은 국기원측이 밝힌 6가지 항목에 대해서 반박했다.

국기원은 연초에 대회를 계획했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연초에 세운 시합계획이 국기원이라는 엄청난 단체가 홍보 한번하지 않고, 몇몇 사범들을 모아서 우리가 이렇게 시합을 하려고 하니 도와 달라고…그리고 후에 도와 주면은 $5,000불을 지원하겠다는 소리가 나오는지…? 그리고 그렇게 많은 돈을 드린 시합에 누가 회장이고 누가 임원인지를 하나도 밝힌 곳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국기원단증으로 참가를 제한해, 국기원 품단증 소지자는 극소수로 참가가 불가피 했다고 말하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다. 로칼 시합도 Black Belt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들의 검정띠는 다 가짜란 말인가?
-국기원과 MOU를 체결했던 주요 단체가 연초 계약 파기에 따른 보이콧과 특정단체와 대회 개최 준비에 타 단체의 반감이라고 했는데, 이 두 문제를 보더라도 국기원의 생각이 어떠한지 알 수가 있는 대목이다.

이 두 문제 가운데 국기원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지 못하고 미국에 있는 사범들과 단체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이다. 현 국기원 오현득 원장의 반감에 따른 불만의 표시로 보이콧이 사실 가장 문제점으로 등장한 것이다. 국기원은 이것을 모르고 있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본보는 지난 31일 국기원에 한마당대회와 관련해 질의서를 보냈으나 3일 마감까지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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