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을 만찬 북대표단과 함께 자리에 앉히려했던
‘청와대’의 꼼수를 아시나요?
김정은은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보이기 위해 가능한 묘수를 다 쓰고 있다. 평창 올림픽이 끝나면 있을지도 모르는 트럼프의 ‘코피작전’ 선제공격을 피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한다고 친서를 보냈다. 시간을 또 벌자는 묘수다. 원래 김정은의 친서는 외형상 북한 올림픽 축하 대표단 단장인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전해야 하는데 이를 제치고 자신의 여 동생인 김여정(당 제1부부장)을 통해 친서를 보내고 구두로도 김여정이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이는 북한은 김정은 남매가 통치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모양새다. 한편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개막식과 리셉션에서 북한 김영남과 어떤 접촉도 하지 않은 것으로 두고 한국의 진보 언론들은 “미국 부통령의 무례”라고 지적하고 나섰으나, 백악관측은 오히려 청와대의 ‘외교 미숙’ 을 탓하고 나섰다. 억지로 미측과 북측을 만나게 하려고 청와대가 꼼수를 부린 것을 지적한 것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 미국대표단장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편앉은 사람)이 남북단일팀 입장에 앉아서 맞이하고 있다.
김정은의 누이동생 여정은 이번 평창올림픽을 참관하고 서울에 와서 ‘워커힐’에 숙소를 정했다. 누가 이 숙소를 정해주었을까? 6.25 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 인천상륙작전의 발판을 마련해 한국을 죽음의 나락에서 건져 올린 당시 주한 미8군 사령관 워커(Harris Walton Walker. 1889-1950)장군은 1950년 12월23일. 성탄절을 이틀 앞둔 그날, 중국군의 공세를 막아내는데 수훈을 세운 자신의 외아들 워커대위에게 이승만대통령이 수여하는 은성무공훈장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 중 의정부 북방 축석령 부근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향년 61세의 삶을 마쳤다. 이후 주한미군 휴양시설이 들어섰던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언덕을 워커힐(Walker Hill)’로 이름 지어 그를 기렸다. 그 자리에 ‘워커힐’호텔도 들어섰다. 이런 ‘워커 힐’호텔에 6.25 전범의 후손이 와서 잠을 자게 한 것이 과연 한미동맹 당사국의 외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하필 워커힐을 숙소로 정했는지…
북한 공연단을 이끌고 온 현송월이 노래를 부른 서울의 국립극장 무대는 김일성의 사주를 받은 문세광이 육영수 여사를 저격한 바로 그 극장 무대이다. 그뿐 아니다. 국립극장은 해오름극장이 북한 인권 문제를 고발한 장소이기도 했다.
김여정이 찾은 지난 11일은 북한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뮤지컬이 이곳에서 공연된 지 꼭 8년만이다. 공연장에선 2010년 2월 9~28일 북한 인권의 참상을 고발하는 ‘요덕 스토리’의 막이 올랐었다. 이처럼 현송월 공연장은 8년 전에 북
한 인권 고발 장소인데 바로 그 인권범죄자들이 보낸 동생과 공연자들을 자신들의 체제 선전장으로 제공한 문재인 정부도 문제다. 가관인 것은 이 공연을 본 문 정권의 통일부 조명균 장관은 “앙코르”를 세 번이나 크게 소리쳤다고 한다. 이번 김여정 방남에서 남한의 장관들이나 고위직들이 서로 만나려고 경쟁(?)까지 벌였다는 추태 소식도 나왔다.
한편 9일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펜스 부통령 내외는 북한의 김영남과 김여정과 앞뒤로 비교적 가깝게 앉았지만 악수와 인사 등 아무런 접촉도 하지 않았다고 백악관 관리가 밝혔다. 그리고 사전 리셉션도 북측과 함께 자리를 마련하지 말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자리 배정을 하는 무례를 범했다고 한다. 펜스 부통령은 개막식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마련한 만찬장에서도 의도적으로 김영남과의 조우를 피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AP통신에 이같이 말하면서 “펜스 부통령 내외는 개막식에서 미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만 일어나 환영했고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입장할 때는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백악관 측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북한 대표단과 인사를 나누지 않은 것에 대해 서로가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냉랭한 분위기 속 북미대표단은 미소

▲ 평창 올림픽 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외국 정상급 대표단들이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9일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펜스 부통령과 북측 대표단이 무관심했던 것은 상호적인 것이라며 양쪽이 서로의 만남을 주선하려던 청와대 측 노력을 따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보도에서 우리는 동맹들이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북한 인사가 펜스 부통령, 아베 일본 총리, 문 대통령이 그들 앞에 나란히 앉아있는 것을 보길 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통령은 언제든 자리를 떠나거나 다른 곳에 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북한 인사들이 펜스 부통령에게 정답게 다가왔다면 부통령 역시 화답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펜스 미국 부통령 부부는 문 대통령 부부와 나란히 앉았고, 북한의 김영남과 김여정은 문 대통령 부부 뒤쪽에 앉았다.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 부부, 옆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자주 대화를 하며 개막식을 지켜봤지만, 북한 대표단과는 아무 말도 주고받지 않았다.
이에 반해 김영남과 김여정은 다른 귀빈들과 대화를 삼간 채 개막식을 조용히 지켜봤다.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은 개막식에 앞서 열린 리셉션 행사장에 참석했지만, 역시 서로 인사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특히 리셉션장에 5분 정도 머문 뒤 일찍 자리를 떠났다. 이를 두고 일부 한국 언론들은 펜스 부통령이 의도적으로 북한 대표단을 냉대하고 만남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백악관 관리들은 개막식 뒤 미국 취재진에 이런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영남이 먼저 악수 청했다면…”
“펜스 부통령이 리셉션에 약간 늦게 도착했을 뿐 고의로 북한 대표단을 일부러 냉대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또 펜스 부통령이 김영남과 인사하지 않은 것은 부통령을 환대하는 사람들을 만나느라 자리를 옮겨 다녔기 때문이지 김영남을 일부러 건너뛴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영남 역시 펜스 부통령에게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측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주선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시도는 불발됐다.
또 백악관 관리들은 올림픽 개막식장에서도 펜스 부통령이 고의적으로 북측 대표단을 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이 펜스 부통령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면 펜스 부통령도 그에 맞춰 인사했을 것”이란 것이다.
그보다도 미국은 펜스 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총리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통해 3각 동맹의 강력함을 보여주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펜스 부통령은 개막식 내내 자리를 지키며 다른 두 정상과 함께 있었다.
백악관 관리들은 또 펜스 부통령이 미국 대표단이 입장할 때만 일어나 응원을 하고 남북 단일팀 입장 때는 앉아있는 등 무례하게 행동했다는 일부 한국 언론들이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애초 펜스 부통령은 미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평창에 왔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욕심에 부응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펜스 부통령은 이번 한국 순방 중에 계속해서 북한 정권이 올림픽을 체제 선전장으로 활동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계속 북한 정권의 잔혹성과 기만행위를 강조하며 북한이 최종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일 때까지 최대의 압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펜스 부통령이 부인 카렌 여사와 평택 2함대 사령부에 있는 서해수호관을 방문하고 북한에 의해 폭침된 천안함 잔해를 둘어봤다. 특히 이곳에 있는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과 관련된 전시물들을 관람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런 행보는 북한 정권의 도발과 실체를 알리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된 신호라고 백악관 관리는 ‘VOA’에 말했다. 또 펜스 부통령은 이어 탈북민들을 만나 환담을 했다. 이 자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연설에 초청돼 주목을 받았던 지성호 씨, 북한 18호 북창 관리소 출신 김혜숙 씨 등 탈북민 4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씨도 참석했다. 웜비어 씨는 워싱턴에서 만났던 지성호 씨를 한참 동안 포옹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北, 평창올림픽 극대화 선전효과 노려
펜스 부통령은 면담에서 북한의 북한은 감옥 국가로 자국민을 가두고 고문하고 굶주리게 하는 독재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의 폭정 피해자들인 탈북자들과 만나 영광이라며 자유를 위한 싸움에 미국이 마음을 같이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웜비어 씨는 앞서 아들이 북한 방문 때 착용했던 넥타이를 지성호 씨에게 선물했으며 지 씨는 북한 인

▲ 북한 응원단이 펼치는 동작도 이상하게 비추어 졌다.
권 캠페인에 이 넥타이를 착용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평창올림픽에 대규모 인원을 파견해 정치 쇼를 벌이고 있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에게는 이를 잘 알리지 않아 북한 주민들은 한국의 평창올림픽에 관심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보도했다.
이는 북한당국이 평창올림픽에 대해 크게 선전하지 않는데다 2월 초부터 시작된 각종 ‘군민 연환 행사’들로 하여 주민들이 올림픽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9일에 개막된 평창올림픽에 북한 당국이 대규모의 예술단과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을 파견하고 남북단일팀까지 합의했지만 정작 북한의 주민들은 이러한 사실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소식통 들은 밝혔다. 6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한국에서 열리는 겨울철올림픽에 우리(북한) 선수들과 응원단이 간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나같이 특별히 지켜보는 사람들이나 알지 대부분 주민들은 별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 위한 대북압박 방침 변함없어
한편 미국 의회는 평창동계올림픽 축하 사절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북 압박을 강화할 방침을 분명히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코리 가드너(공화ㆍ콜로라도)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은 8일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계속 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드너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인터넷 사회연결망)에 글을 올려 펜스 부통령의 ‘자유를 사랑하는 전세계 모든 이들이 북한의 호전성과 잔혹함이 평화와 번영으로 대체되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는 연설을 리트윗(전달)하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느 곳에 존재하든 북한과 사업을 계속하는 경우 제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며 중국 기업 등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3자 제재 도입을 주장했다. 또 이 같은 대북 압박 강화를 통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상원에 발의돼 계류중인 대북 추가 경제 제재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주문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ㆍ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펜스 부통령이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친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초청한 데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웜비어 부친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이 김정은이 진정 어떤 인물인지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과 전세계에 알리는 강력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반면 에드워드 마키(민주ㆍ메사추세츠) 상원의원은 대북 군사작전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했다. 마키 의원은 북한과 충돌은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 정도에 머물지 않고 ‘유혈이 낭자한 악몽(bloody nightmare)’으로 이어질 거라고 경고했다. 대북 제한적 군사공격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평창 동계올림픽 축하 고위 사절단에 포함됐던 에드 로이스(공화ㆍ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은 예산법안 처리를 위해 워싱턴에 남아 영상 축하로 대신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트위터 동영상을 통해 개최국인 한국민과 참가 미국 선수단에 한국어를 섞어가며 축하와 성원을 보냈다. 에드 로이스의원은 이날 “친구인 한국인들에게 인사드립니다, (한국어로)안녕하세요. 훌륭한 올림픽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미국 선수들에게도 축하와 함께 좋은 결과를 기원합니다. 꼭 금메달을 가져 오세요. (한국어로)감사합니다. 가자 미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