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인 이현순씨, 1997년 작고 이만성회장 유언장 법원제출
■ 이만성 회장, 1993년 유언장 작성했다 1997년 유언장수정
■ 1차는 자녀 2명에게 상속…2차 유언장은 이현순으로 수정
■ 이만성 1차 유언장에서는 독신남성, 2차에선 이 씨는 친구
■ 첫 부인과 낳은 아들에게는 유산 페니 한장도 안줘 의구심
이만성회장의 엄청난 유산 ‘다 어디로…’
‘죽 쒀서 개줄 판’ 자구책 시급
본지가 고(故)이만성 가주마켓회장의 유언장을 입수 확인결과 이현순 현 회장은 부인이 아닌 친구로 기록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이만성 회장의 사망과 사인을 둘러싸고 한인사회에는 많은 의구심이 있었다. 고 이만성회장은 1993년 유언장을 작성하고, 사망 3일전 다시 유언장을 수정했으며, 1차 유언장과 달리 적지 않은 부분이 수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장은 이현순씨에게 유리한 쪽으로 유언장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현순회장은 이만성회장 사망 뒤 2000년대 초반 이미 유산인 대형쇼핑몰 등 3채의 부동산을 매각, 거액을 현금화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인타운 노른자위인 가주마켓은 그동안 중국계 이민투자회사로부터 건축비 2600만 달러를 비롯해 심장내과 김일열박사 1,000만 달러 그리고 겔러리아 그룹의 김영준 사장과 그 관련인들로 부터 차용한 9백만 달러를 포함 약 5천만 달러에 달하는 채무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단순한 자금난이 아니라 경영권분쟁으로까지 비화돼 과연 가주마켓이 향방에 비상한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주마켓 창업자 고 이만성 회장의 유언장에는 어떤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사후 전개되고 있는 문제와 의혹들을 지난주에 이어 짚어 보았다.
(특별취재팀)
지난 1997년 6월 15일 작고한 고 이만성 가주마켓회장, 이 회장은 배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59년 미국에 유학, UCLA를 수료하고 1969년부터 LA다운타운에서 ‘캘리포니아패션매뉴팩쳐’를 설립, 의류업에 뛰어들어 큰돈을 번 뒤 1986년 LA한인타운 웨스턴과 5가에 오늘의 가주마켓을 개장한 뒤 한때 남가주 최대의 한인마켓을 소유했던 입지전적 인물이다.
본보가 가주마켓 채무를 둘러싼 이현순회장측과 김일영 심장내과 전문의측의 소송서류를 확인한 결과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3일 작고한 이만성회장의 유언장을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지방법원에 제출했으며, 이 유언장은 큰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작고한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3월 30일 유언장을 작성했고, 사망 3일전인 1997년 6월 12일 이 유언장을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차 유언장 작성까지 싱글남으로 기재
1993년 1차 유언장에서 작고한 이 회장은 자신은 ‘결혼하지 않는 남자’라고 밝힌 것으로 드러나 이현순씨는 당시 이회장의 부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1997년 사망 전 작성된 2차 유언장에는 이현순씨는 ‘친구’라고 명시돼 있었다.
이때도 이현순씨는 작고한 이회장의 서류상 부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2차 유언장 작성이후, 즉 1997년 6월 12일부터 사망시점인 6월 15일까지 3일간 이들이 결혼을 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작고한 이 회장은 1차 유언장에서 자신은 캐롤라인 올커스와 결혼해 에릭 리라는 자녀를 두었으며, 오현순씨와의 사이에 1986년 1월 9일 태어난 아들 데이빗 리, 1990년 10월 21일 태어난 딸 스테파니 리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1차 유언장에서 유언장 집행자는 아들 데이빗 리가 21세가 되기 전까지는 오현순이 맡으며, 이들 두 사람이 모두 유언장을 집행할 수 없을 때는 채순정과 이세환이 맡으며, 이들이 불가능하면 임시형변호사 – 제임스 안씨 순으로 권리가 이어진다고 밝혔다.
1차 유언장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의류는 물론, 보석과 가구, 차등, 자신이 죽기 전까지 거주 했던 집, 그리고 나머지 재산을 데이빗 리와 스테파니 리등 두 자녀에게 재산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모든 재산을 두 자녀에게 남긴 셈이다. 반면 전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에릭 리에 대해서는 ‘생전에 충분히 [재산을] 제공했으므로 유산으로 줄 게 없다. 그리고 에릭에게 재산을 주지 않는 것은 그를 싫어해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큰 아들인 에릭 리에게는 한 푼의 유산도 남기지 않았다.
작고한 이 회장은 또 재산이 2천만 달러를 넘을 경우, 자신의 조카인 이세환씨와 채순정씨에게 각각 50만 달러씩을 현금으로 지불하고, 이순자씨와 이숙형 등 자신의 여자형제 2명에게 이들의 사망 때까지 평생 매달 2천 달러씩을 지불하라고 유언을 남겼다. 이 유언장의 증인은 제임스 안, 데니스 장, 임시영변호사등 3명으로 확인됐다.
2차 유언장 이현순씨 권리 대폭 강화 수정
그러나 이만성회장은 사망 3일전인 1997년 6월 12일 유언보충서[CODICIL]을 통해 1993년 1차 유언장을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2차 유언장에서 이 회장은 유언장 집행자로 이현순씨를 지명했고, 이현순씨 유고시, 이라 라이너, 레이몬드 릴리 순으로 권리가 이어진다고 밝혔다.
1차 유언장에서 유언장 집행자로 지명된 사람은 데이빗 리였으나 21세가 될 때까지 오현순씨가 대신하는 것으로 돼 있다. 1차 유언장대로 라면 이만성회장 사망시점의 유언장 집행자는 만21세를 넘은 데이빗 리가 되지만, 2차 유언장에서 데이빗 리가 아닌 이현순을 지명함으로써, 이현순씨가 유언장 집행자가 된 것이다. 또 1차 때 이현순 유고시 유언장집행 대리자로 지명된 이회장의 조카 채순정, 이세환은 아예 배제됐으며 또한 임시영변호사, 제임스 안씨도 배제됐다.
이 회장은 2차 유언장에서도 전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에릭 리에 대해서는 생전에 이미 충분히 [재산을] 제공했으므로 더 이상 재산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1차 유언장에 따라 50만 달러씩을 받게 돼 있던 조카 채순정, 이세환씨에 대한 상속부분 역시 완전히 삭제됐다. 즉 조카 2명에게는 단 한 푼도 안주는 것이다.
또 이회장의 여자형제인 이순자, 이숙형씨도 1차 유언장에서는 사망 때까지 평생 매달 2천 달러씩을 받기로 돼 있었지만, 2차 유언장에서는 월 1천 달러로 주는 것으로 수정됐다. 즉 절반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1차 때 데이빗 리와 스테파니 리. 두 자녀에게 주기로 했던 의류, 가구, 차량, 보석 등 모든 개인재산은 이현순씨에게 상속됐고 나머지 재산 모두를 트러스트를 만들어 이현순씨가 관리하도록 했다. 반면 트러스트의 지분은 이등분해서 두 자녀에게 각각 절반씩 주도록 했다. 또 트러스트의 순수익 절반은 이현순씨에게 지불하고, 나머지 순익은 여자형제에게 지불하는 2천 달러를 제외하고, 모두 원금에 적립한다고 밝혔다.
작고 3일전 이회장이 작성한 2차 유언장은 이현순씨의 권리를 대폭 강화한 셈이다. 이 유언장의 증인은 1차 때와는 달리 이라 라이너, 레이몬드 릴리, 마이런 김[MYRON KIM]등 3명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 작고 후 초대형 부동산 4채 매각
작고한 이회장이 사망 3일전 유언장을 수정했다고 해서 이상한 일은 아니다. 유언장은 어디까지나 작성자의 마음이며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사망 3일전 생사의 갈림길에서 이회장이 이를 수정한 겨를이 있었을까 하는 점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회장의 1차와 2차 유언장의 서명이 다소 달리 보이기도 하지만, 서명이 언제나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증인 3명이 자신들의 눈앞에서 이회장이 유언장에 서명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본지 취재결과 이현순회장은 이만성회장의 재산을 상속한 뒤 지난해까지 최소 4채 이상의 부동산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 9136 SEPULVEDA BLVD의 쇼핑몰은 대지가 21만8천스퀘어 피트, 건평이 18만8700스퀘어피트에 달하는 대형쇼핑센터로, 이 회장은 지난 2002년 6월 12일 이 부동산을 850만 달러에 매도했다. 노스힐의 이 대형쇼핑몰은 올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가 평가한 가격이 1082만 달러에 달하며, 지난해 9월 현재 주인이 1950만 달러상당을 빌린 것으로 밝혀져, 실제 시세가 최소 2200만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회장은 또 ▲ 3950 W 6TH ST의 1층짜리 상가건물을 지난 2003년 5월 9일 240만 달러에 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상가도 건평이 3만2천스퀘어피트에 달했다, 또 웨스트레이크의 주택 1채도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 709 MAGNOLIA AVE 주택은 대지가 7751스퀘어 피트에 건평이 5870스퀘어피트에 달하는 대형주택이다. 이 회장은 이 주택을 2001년 1월 18일 31만 달러에 매도했지만, 현 시가는 250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이 회장은 2천 년대 초반 부동산 3채를 매각, 1120만 달러라는 거액을 만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후리몬트의 저택을 1125만 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지난해 부동산매각대금은 모두 채권자들에게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2천년대초반의 1120만 달러는 어떻게 사용됐을까, 16-7년이 지난 현재가치로 따지자면 최소 1500만 달러를 넘는 돈이다.
이익상충 논란 임시영변호사 전격사임
이만성회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재산(약 1억 달러 추산)을 남겼지만, 작고 20년이 지난 지금, 그가 평생 일궜던 가주마켓은 바람 앞에 등불신세다, 과연 이현순회장이 호시탐탐 경영권과 건물 탈취를 노리는 재력가들을 상대로 가주마켓을 지켜낼 수 있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임시영변호사는 이만성회장의 1차 유언장 증인으로 확인되는 등 이현순씨측이 이해관계가 상충된다고 지적함에 따라, 지난달 13일 어드마이어캐피탈측 변호사에서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